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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비즈니스(slow business)에서 답을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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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 중에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그러나 이 개념은 ‘사람’이나 ‘분배’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감이 있다. 하지만 많은 선진국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에 ‘슬로우 비즈니스’를 접목해 그 어울림을 꾀하고 있다. 


전통적인 슬로우 비즈니스 시장은 위스키와 와인 시장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위스키 회사에 30살에 취직하여서 30년산 위스키를 제조한다면, 자신이 만든 와인을 60살이 되어서야 한 번 맛보고 퇴직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비즈니스가 어떻게 가능할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다른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 이유는 시장의 고정성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위스키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수요층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가격에 따른 구매층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슬로우 비즈니스가 가능한 시장이라는 이유이다.


약간 억지스러운 감이 없지는 않지만 앞에서 언급한 모든 주제들을 법률시장의 특정분야로 끌고 와 보려 한다. 


대법원이 등기를 전산화하는 이유는 궁극에는 등기에 공신력을 부여하여서 자동교합으로 가려는 이유일 것이다. 이것은 ‘4차 산업혁명’과도 궤를 같이 한다. 등기와 관련하여 추진되는 모든 정책의 방향도 비슷한 흐름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 무엇인가 빠져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람’과 ‘분배’ 이다. 등기시장은 분명 위스키 시장과 닮은 측면이 있다. 주택보급률이나 부동산투기 과열 정도 등에 따라서 약간의 변동은 있겠지만 매년 등기사건의 수가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일감이 없어서 걱정하는 청년변호사의 창업지원 등에 신경 쓸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면서 슬로우 비즈니스를 장착하기 좋은 등기시장에 방향만 잘 잡는다고 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에 역행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살리고 분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본직(법무사, 변호사) 중심의 등기시장으로 제도를 재편하는 것이다. 본직들이 직접 등기 당사자를 대면해서 등기의사와 본인을 확인하게 강제함으로써 등기의 공신력 부여를 꾀하는 한편, 이를 전산화와 접목하여서 자동교합으로 갈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방법이 법률시장의 안정화와 모두가 조금씩 나눠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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