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검찰

자율주행차, 자율주행 수준따라 사고책임 기준 마련해야

이승준 충북대 로스쿨 교수, '형사법 신동향'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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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차량과 보행자가 오가는 환경에서 자율주행 버스 및 자동차가 달리는 자율주행 실증단지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판교에 들어서는 등 자율주행차 시대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현행 도로교통법상 운전자 개념부터 새롭게 정립해 자율주행 수준에 따라 사고에 대한 책임 기준을 마련하는 등 법적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준 충북대 로스쿨 교수는 최근 대검찰청이 발간한 '형사법의 신동향'에 게재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관련 법상 운전자 개념 수정과 책임에 관한 시론'에서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자율주행 수준에 따른 운전자의 형사책임 여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종래의 비자율주행자동차의 개념을 전제로 한다면 사람, 즉 운전자가 오감을 통해 교통상황을 인식하고 두뇌를 통해 판단을 내린 다음 자동차를 조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상식으로, 지금까지는 모든 교통관련 법규들이 이러한 관념을 전제로 제정됐다"며 "사고발생시 운전을 한 사람이 각종 처벌규정의 행위주체가 되는 것인데, 자율주행자동차에 탑승한 파일럿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지는 검토돼야 하기 때문에 전통적 운전자 개념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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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15년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자율주행자동차로 규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자율주행중 사고에 있어 형사책임을 져야 할 주체로서 '운전자'를 확정하는 것은 자율주행자동차의 분류체계의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며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자율주행자동차를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로만 정의하고 그 본질인 자율주행기술의 기준은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레벨 0~5까지 총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 0은 운전자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완전수동(No-Automation) 시스템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주행 방식이다. 이에 반해 레벨 5는 조향, 가감속 등 제어와 운전환경감시, 비상상황에서도 차량이 모든 것을 제어하는 완전 자율주행(Full Automation)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자동차업계에서 최종 목표로 하는 상용화는 이 5단계를 말한다.

 

이 교수는 법적인 모호성이 생기는 지점은 레벨 3과 4라고 분석했다. 레벨 3은 운전자가 주변 상황을 계속 주시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비상상황에 대비해 항상 운전대를 잡을 준비를 해야 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다. 레벨 4는 '고도의 자율주행' 단계로 고속도로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상황에서는 레벨 5처럼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 교수는 "자율주행기술의 분류체계와 형사책임의 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자율주행 레벨 운전자의 상시감시와 비상상황 개입 필요에 따라 판단함이 타당하다"며 "이원적 접근으로 레벨 3과 운전자주행모드상태의 레벨 4까지는 도로교통법의 개정으로 형사책임의 주체로서 제어 책임을 지는 자연인인 운전자를 명시하고, 동시에 자율주행모드상태의 레벨 4와 레벨 5 단계에서는 도로교통법의 개정 내지 자율주행자동차 (제조물)책임법 제정을 통해 제조업자의 안전운행 책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기술 선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은 주(州)별로 다양한 관련 법적·제도적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2017년 6월을 기준으로 캘리포니아, 네바다, 미시간 등 19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자율주행자동차 관련법이 이미 제정됐다. 관련 법안이 제출된 주까지 포함하면 대다수의 주가 자율주행자동차 운행에 대비하고 있다. 2011년 네바다 주가 자율주행자동차 운행을 처음으로 승인한 데 이어, 현재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레벨 4처럼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한 자율주행의 안전 책임을 제조업자에게 묻고, 자율주행차 운전자에게는 별도의 면허를 취득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교수는 "최근 자율주행 시험주행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캘리포니아 주가 자율주행기능의 단계에 따라 오히려 제조업자의 안전운행 책임을 인정하려는 시도는 규범침해와 규범확신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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