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변호사들 “판결문 공개 확대” 목소리 높다

법원 "비실명화 작업 등이 걸림돌"… 공개 확대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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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재판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판결문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대법원이 지난달 20~21일 개최한 2017년 전국 형사법관 포럼에서도 전국 형사법관들이 현재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판결문 공개 제도가 국민들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하면서 이런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송 관계인의 사생활 및 개인정보 침해 등을 이유로 한 판결문 비실명화 작업의 난항 등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법원공무원의 실수로 비실명화되어야 하는 판결문상 개인정보가 노출된 사건에서 국가의 위자료 지급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오면서 법원은 판결문 공개 확대에 더욱 조심스러운 눈치다.


6년간 '종합법률'에 

2만4855건 공개… 전체 0.27%불과 


대법원은 2003년부터 종합법률정보(http://glaw.scourt.go.kr) 시스템을 통해 1996년 이후 대법원판례 전문을 공개하고 법원도서관의 '판결정보 특별열람' 서비스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판결문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하급심 판결의 경우 대법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정보공개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접근이 어려운 실정이다. 법원도서관이 발행하는 하급심판결집 또는 각급 법원이 홈페이지 등에 올리는 판결요지 외에는 하급심 판결에 대한 정보 접근이 불가능한 셈이다.

 

실제로 법조인들은 1·2심 판결문을 통해 법리 등을 파악하기는커녕 열람조차 어렵다고 난색을 표한다. 법상 누구든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지만 극히 일부 판결문만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태섭(50·사법연수원 24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처리된 930만3559건의 본안사건 중 대법원 종합법률 시스템에 공개된 건수는 0.27%에 불과한 2만4855건에 그쳤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조기관 2015회계연도 결산내역 심사'에서도 "법원이 판결문 공개 전 비실명화 작업을 위해 42억원을 사용했는데,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대기업이나 공인까지 비실명화하는 것은 과도하고 불필요한 예산 투입"이라며 "대법원은 99%의 사건에서 판결문을 공개한다고 하지만, 형사판결문은 선고 법원과 사건번호, 당사자 이름을 입력해야만 열람할 수 있고, 민사판결문은 1000원의 수수료가 필요해 접근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법원도서관서 볼 수 있는 

하급심 판결도 지극히 제한적


법원은 또 서초동 대법원청사 내에 있는 법원도서관에서 판결문 원문을 검색·열람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변호사업계에서는 이것 또한 극히 제한적인 조치일뿐이라고 비판한다. 법원도서관을 방문하면 비실명화 처리가 되지 않은 판결문을 볼 수 있지만, 전국에 단 1곳 뿐이며 현장에서는 열람만 할 수 있고 사진을 찍는 행위 등을 하면 바로 직원에게 제지를 받기 때문에 통상 사건 번호를 적어낸 다음 판결문을 제공받고 있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전국에서 단 1곳 뿐이기 때문에 신청자가 밀려 있어 변호사라고 해도 매번 한참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며 "게다가 검색한 판결문을 바로 출력할 수도 없어 사건번호 확인 후 다시 판결문 제공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법원도서관이 출시한 법고을 프로그램을 통해 하급심 판결문을 읽어보는데, 여기에 담긴 판결문도 전체 사건이 아니라 일부 사건에 대해서만 공개되는 것이라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판결서에 기재된 문자열 또는 숫자열이 검색어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임의어를 통해 판결문을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판 법고을 LX에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주요 대법원 판례와 각급 법원 판결, 1989년 이후 헌법재판소 결정례, 대법원 규칙·예규·선례 등과 함께 법원도서관 소장 도서목록과 저작물 사용 동의된 법률 논문의 원문 자료가 담겨 있다. 법원도서관 관계자는 "2017년판 법고을 LX에 수록된 판결문은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포함해 7만9324건이며, 수록 기준은 '의미 있는 판시사항이 포함돼 있어 외부에 공개될 만한 것'으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사법불신 해소

측면에서 필수적"

 

하지만 수많은 재판 인력과 비용이 투입돼 생성된 판결문이라는 소중한 자료가 법률정보로 이용되지 못한 채 상당수 사장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판결문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사법불신 해소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법률정보 산업 성장에도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사건을 맡게 되면 비슷한 법리의 이전 판결을 찾아보기 마련이고 이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며 "국민 누구나 소송당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예산을 들여 비실명화 처리를 하더라도 모든 판결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연·이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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