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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토론

[찬반토론] 상고법원 설치

미국변호사


대법원이 상고심 적체 해소방안으로 지난해 6월 내놓은 상고법원 설치에 관한 논의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연말 국회의원 168명의 발의로 상고법원 설치안이 국회에 제출 될 때까지만 해도 조기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국회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그만큼 법조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해관계에 따라 각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변호사들도 견해가 갈리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상고법원 설치를 반대 하고 있는 반면, 서울, 인천, 제주 등의 지방변호사회는 찬성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상고법원 반대론자들은 현행 상고심제도의 문제점은 대법관 증원으로 해결하여야한다고 주장한다. 상고법원 설치안은 이번에 또 해를 넘긴다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폐기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의 막바지 심의를 앞두고 찬·반 의견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쟁점을 짚어보도록 한다.<편집자 주>     

贊) 이 충 상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1. 상고법원안 찬성 이유
  가급적 이제까지 다른 분들이 들지 않은 이유를 언급한다.
  (1) 상고법원 설치의 비용·효과 분석
  사법부의 총예산이 기초자치단체인 성남시 등의 예산보다 적다. 상고법원은 대법원의 공동재판연구관과 소법정을 대법원과 함께 활용하므로 예산이 많이 들지 않는다. 선진국의 상고허가제를 따르면 상고불허(실질적 2심제)로 끝날 연간 3만 수천 건을 상고법원이 많지 않은 예산으로 충실히 재판하게 되므로 비용·효과 분석상으로도 상고법원을 설치함이 타당하다. 하급심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

(2) 상고법원은 합헌임('대법원 상고부'의 추가 검토)
  헌법재판소의 결정들, 한국공법학회의 연구보고서, 독일과 일본에서 고등법원이 상고심을 분담하는 것 등 어느 모로 보나 상고법원은 합헌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들도 합헌으로 본다. 나아가 '상고법원'보다 '대법원 상고부'(헌법 제102조 제2항 단서)로 하는 것이 장점이 더 많을 것이다.

  (3) 상고법원 설치 시 4심제로 될 우려 없음
  왜냐하면 ①상고법원판결에 대한 특별상고이유는 판례위반 등으로 매우 제한되고 그 판례위반이란 소액사건의 상고이유인 판례위반처럼 극히 좁으며, ②상고법원이 판례위반 등을 할 경우도 거의 없을 것이고, ③대법원이 상고법원판결이 판례위반 등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도 거의 없을 것이며, ④특별상고를 해도 상고법원판결은 확정되고 집행되는 점에서 특별상고는 상고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항소심판결이 대법원에서 연간 천수백 건 바뀜에 비하여 상고법원판결은 대법원에서 연간 십 수 건 이하만 바뀔 것으로 나는 예상한다.
 
(4) 상고법원판사 임명과 관련하여
  상고법원판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하여 상고법원판사 임명에 행정부·입법부가 참여할 수 있고, 상고법원판사 임용자격을 대법관과 같이 법조경력 20년 이상으로 하여 상고법원에 대한 신뢰를 더 높일 수 있다.
 
법조경력 20년 이상 법관으로 구성… '4심제' 해당 안돼
대법관 16명 넘으면 전원합의체 운영·구성에 문제 많아
 
2. 대법관 증원 반대 이유
  (1) 주요 7개국(G7국가) 모두 최고법원의 법관이 16명 이하임
  그 이유는 최고법원은 그 법관 전원이 하나의 합의체(one-bench)를 구성하여 토론함이 바람직하고, 16명을 넘으면 깊이 토론할 수 없는 것 등이다. 독일의 '대법관'이 100명 이상이라고 볼 수 없다. 독일의 최고법원은 판결에 대한 소원을 맡는 연방헌법재판소이고 헌법재판관은 16명이다. 독일의 5개 연방상고법원의 판사는 320명으로서 직급이 R10부터 R6까지인 부장판사, 배석판사 등이며 연방상고법원에서 3년 이상 근무를 해야 연방헌법재판관 피선 자격이 생기므로 그런 판사들을 '대법관'이라고 볼 수 없다.
 
(2) 대법관 대폭 증원안은 전원합의체 구성·운영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
  대법관을 36명으로 증원하면 전원합의체판결을 3열횡대로 앉아서 선고하는 참상이 벌어진다. 그래서 전원합의체를 대법관 중 선임자 12명과 대법원장으로 구성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대법관들의 직급과 임명절차가 동일한데도 그 중 누구는 전원합의체 구성원이고 누구는 전원합의체 구성원이 아닌 것은 큰 문제다. 예컨대, 한명숙 전 총리의 유무죄, 판례변경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 전원합의체에서의 표결권이 없는 24명은 실질은 대법관이 아닌데도 명칭만 대법관인 것이다(일본변호사연합회가 최고재판소 재판관을 30명으로 증원하자고 했다가 이 문제 때문에 상고법원 설치 찬성으로 전환한 바 있다). 그리고 전원합의체 구성원의 절반인 6명이 매년 바뀌므로 제대로 토론할 수 없다.
  이에 대법관을 24명으로 하고 대민사부와 대형사부와 대연합부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나왔으나, ①연간 4만 건을 재판하기에 24명은 너무 적고(심리불속행 폐지도 고려해야 함), ②명령·규칙의 위헌·위법 인정은 전원합의체에서만 하게 되어 있는 법원조직법을 타당하게 개정할 수 없으며, ③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민사사건과 형사사건과 행정사건(파업으로 인한 해고무효확인 민사사건과 업무방해 형사사건 등)에서 의견 불일치의 경우 전원합의체판결을 2열횡대로 앉아서 선고하는 참상이 벌어진다. 이를 피하려고 소수의견 측이 자신의 의견을 포기하는 일이 생길 수 있고, 이는 소수자를 위한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취지에 배치된다.


反) 장주영 변호사(변협 상고심 제도 개선 TF)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상고법원은 상고제도를 큰 폭으로 고쳐야 하고 헌법상 국민의 권리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은 제도이다. 헌법재판소는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된다"는 헌법 조항을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고 그 아래에 심급을 달리 하여 각급 법원을 두도록 하고 있다"고 해석하였다. 대법원과 같은 심급인 상고법원은 "각급 법원"에 포함될 수 없다.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과 달리 최종심으로 기능하는 상고법원 판사의 임명에 대통령과 국회가 전혀 관여할 수 없어서 이 점에서도 위헌성이 제기되고 있다. 
 
상고법원을 설치해도 대법원에 특별상고를 허용하므로 특별상고를 통해 분쟁이 해결된다고 가정했을 때, 당사자는 <1심> → <항소심> → <상고법원> → <대법원>의 판결(결정)을 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4심제가 된다. 재판당사자는 상고법원을 추가로 거치는 만큼의 인지액과 변호사선임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패소 시에는 소송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분쟁 해결 시간이 지체되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
 
하급심강화 방향에도 역행한다. 상고법원의 심리를 충실히 하여 권리구제기능을 제대로 수행할수록 오히려 하급심 판결에 대한 불신이 늘어나게 된다. 상고법원의 판사와 재판연구원으로 배치될 유능한 인력은 하급심 법관 중에서 임명될 것인데, 한정된 사법예산과 인력이 상고법원에 쏠리게 되면 하급심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상고법원을 도입하더라도 대법원이 소수의 사건에 집중하여 충분한 심리와 충실한 이유를 제공하려는 취지를 살릴 만큼 특별상고사건이 줄어들지 의문이다. 상고를 남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특별상고도 남용할 가능성이 높다. 고등법원이나 상고법원이나 고등법원부장급 판사들이 임명되기 때문에 상고법원 판결이 항소심 판결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퇴직한 상고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의 전관예우 폐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별상고 통해 분쟁해결 가정하면 결과적으로 '4심제'
대법관 12명 증원하면 1인당 사건 절반으로 줄어들어
 
현재의 상고제도를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는 손쉬운 해결방안은 대법관 증원이다. 대법관을 12명 증원하면 대법관 1인당 사건수가 평균 1500건으로 현재보다 절반으로 줄어든다. 미국연방대법관도 상고허가신청사건을 포함하여 1년에 1인당 1000건 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일본은 법원에 접수되는 사건이 2009년 이후 줄어들고 있어서 우리도 사건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적인 전원합의체 심판이 필요한 사건이 미국연방대법원처럼 1년에 100건 이하라면 대민사부나 대형사부, 또는 대연합부를 구성하여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독일의 5개 연방최고법원의 대법관이 300여명, 프랑스 대법관은 100여명이다. 연방국가인 미국도 연방대법원외에 주사건의 최종심인 주대법원 소속 대법관은 300명이 넘는다.
 
대법원의 정책법원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치관을 대변할 수 있는 대법관 임명이 선결조건이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임명된 대법관의 82%가 서열과 기수에 따라 고위법관출신이 승진임명되었다. 보통 사람들의 가치관을 반영한 다른 견해가 교차되어야 논쟁이 일어날 수 있고 그 결과물이 다수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유리하다. 정책법원 기능은 대법원의 사건수를 줄여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토론다운 토론이 이루어지기 위한 대법원 구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상고법원을 신설하면 법관 자리는 늘어나지만 국민들에게는 부담만 늘어난다. 상고법원 신설에 들어갈 예산과 인력을 하급심강화에 투입한다면 재판당사자의 만족도와 승복률을 높일 수 있다. 지난 2011년에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6인 소위는 대법관을 6명 증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변협이 회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51%가 대법관증원에 찬성하였다. 법원을 제외하면 대법관 증원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 국민에게 불리한 상고법원 도입을 고집하고 오히려 유익한 대법관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법원의 존재 의의와 올바른 역할은 대법관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주권자들 속에 얼마나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신뢰를 얻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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