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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지려천박', '결궤' 도대체 무슨 뜻?… 형법 바꾼다

법제처, '형법 알기 쉽게 새로 쓰기' 착수

미국변호사
'미성년자의 지려천박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준사기죄를 규정한 형법 제348조의 내용이다. 생소한 한자어 지려천박(知慮淺薄)은 무슨 의미인지 쉽게 알기 힘들다. '심신장애'라는 말도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장애를 함께 일컫는 말로 오인될 수 있다.

'지적능력 부족' '무너뜨리다' 의 의미
'供述한'은 '진술한'으로 바꿔 쓰기로
기본법 외 행정소송법 정비안도 마련

법제처는 오는 4월 '형법 알기 쉽게 새로 쓰기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형법 정비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법제처는 형법 제348조의 '지려천박'은 '지적능력 부족'이나 '판단능력 부족'으로 풀어쓰고, '몸과 마음의 장애'로 오인될 수 있는 '심신장애'는 '정신장애'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는 정비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59조의 '개전(改悛)의 정상이 현저한 때에는'에서 '개전'은 '뉘우치는'으로, 제184조의 '결궤(決潰)하거나'는 '무너뜨리거나'로 바꾸고, 제153조의 '공술(供述)한' 역시 '진술한'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제처는 지난해부터 '알기쉬운 법령만들기' 사업을 기본법까지 확대해 추진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민법 정비시안을 마련한 뒤 민법학자와 국어학자,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 등 1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같은해 11월 법무부에 정비안을 전달했다. 법무부는 법제처와 협의를 거쳐 정비안을 검토한 뒤 최종 정비안과 입법 추진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법제처는 기본법 외에 행정소송법을 알기 쉽게 개정하는 정비안도 마련해 법무부에 전달했다.

법제처는 지난해 민법 정비안을 법무부에 전달한 만큼 올해 내에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법무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법무부는 올해 피상속자 사망시 생존 배우자에게 선취분을 50% 인정하는 내용의 상속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등 민법 개정안을 수차례에 걸쳐 정부입법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민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에 알기쉬운 법령 정비와 관련한 민법 개정을 추진한다면 기본법 개정작업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가령 민법상 '인(人)'은 법인을 포함하는 개념이고, 형법상 인은 자연인만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오랫동안 해석해 왔는데 이것을 갑자기 '사람'으로 바꿨을 때 어떤 혼선이 생길 지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며 "민법이나 형법은 다른 법을 해석할 때 기초가 되기도 하므로, 법제처 정비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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