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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최승재 변호사의 변호사뎐(傳)] 사내변호사의 두 날개

사내변호사의 법이라는 날개

사내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변호사다. 사내변호사가 법률을 잘 모르면 그 출발점에서 제대로 사내변호사로 성장할 수 없다. 사내변호사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이전에는 외부변호사(outside counsel)와 회사를 연결하는 정도의 기능이면 충분하였던 것이 이제는 스스로 다양한 법적 판단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최근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laxoSmithKline)의 사내변호사가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을 하였다는 이유로 조사방해 혐의(obstructing a government agency's inquiry)로 기소되었다가 무죄로 풀려났다. 그녀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U. 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조사과정에서 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사내변호사로서 한 진술이 허위로 드러났기 때문에 형사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기소하였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미국의 사내변호사들이 점차 법적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미국에서 정부와 수사당국은 기업범죄가 문제가 될 경우 주요한 목표물로 사내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사내변호사가 작성한 문건들이 수사에 불리한 증거로 사용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내변호사들의 업무 수행을 위한 법과 매뉴얼의 정비, 특히 사내변호사의 윤리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내변호사들이 법률적인 사항에 대한 지식을 높이고, 이를 외부변호사와의 관계를 긴밀하게 설정하여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사내변호사의 경영이라는 날개

사내변호사는 단순한 변호사가 아니다. 경영에 대한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내변호사들 중에는 자신이 법무팀이 아닌 인사나 영업과 같은 다른 부서에 배치되어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종종 이렇게 하다가 변호사로서의 입지도 없어지고, 그렇다고 경영이라는 면에서도 다른 동료들보다 우위에 설 자신이 없어 도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토로한다.
다시 강조하여야 할 점은 사내변호사는 변호사라는 것이다. 변호사회의 구성원으로 변호사로서 일을 하는 것이지 단순히 법을 다른 직원 보다 조금 더 아는 근로자로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변호사회에 회원으로서 등록하고 회비를 납부하지도 않으면서 법률사무를 취급하지 않기로 한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있다면 이런 경우는 논외로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이기 때문에 법률적인 능력과 지식이 없어진다는 것은 변호사로서의 본질이 훼손되는 것이니 심각하게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경영이라는 날개의 의미는 변호사가 당해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차별화 된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사내변호사는 본질적으로 Business Lawyer이다. 그러므로 어떤 조언도 특정한 산업의 속성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와 동떨어진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로펌의 변호사들이 사내변호사를 바라본 바로 그 시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기업에서는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에서 배출되는 경영학석사(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가 득세하는 한편 로펌변호사와 사내변호사간의 실력 차가 벌어지면서 사내변호사는 정부(情婦; kept woman)라는 거북한 이름으로 불리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를 거쳐 1980년 사내변호사의 중흥(中興)기를 맞았고 현재도 사내변호사는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두 개의 날개로 나는 사내변호사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화하고, 국내적으로도 다양한 법률문제들을 해결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어 사내변호사의 증가가 예견된다. 기존에 관계적으로 해결하던 문제들이 법률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예일 로스쿨은 2011년 2월부터 'Lawyers as Leader: Challenges of a General Counsel'이라는 사내변호사가 되려고 하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스탠포드 로스쿨, 뉴욕 주립대 로스쿨 등도 전·현직 사내변호사들을 초빙하여 강의를 하도록 함으로써 졸업생들이 사내변호사로서 업무를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미국 로스쿨들은 사내변호사의 증가와 역할 확대라는 시대적인 상황에 맞추어 이에 부합하는 인재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능한 사내변호사는 학교에서 바로 양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교는 사내변호사로서의 길을 제시하고, 경력에 대한 길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향후 유능한 사내변호사의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훌륭한 사내변호사는 법과 경영이라는 두 개의 날개를 모두 가지고 있는 변호사이다. 이런 변호사를 양성하려면 법적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기업과 기업 밖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종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산업전사로서 사내변호사 양성에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 지점이 국가경제의 발전과 변호사제도의 발전이 만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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