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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awketer다

[나는 lawketer다] 의뢰인에 다가가면 그곳에 답이 있다

조우성 변호사(법무법인 한중)

"음, 그동안 A 법무법인과 거래했는데, 이번에 좀 바꿔보려고 합니다. 계약서 검토 좀 부탁드릴게요."
1년 전.
해당 업계에서는 2위권에 있는 Y사의 법무팀장이 내게 전화를 걸어 왔다. 기존 거래 법무법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꾸려는 것을 보니 그 법무법인과 뭔가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이리라.
검토를 의뢰한 것은 시스템구축계약서였다. 나는 세 시간에 걸쳐 계약서를 검토한 후 문제가 될 만한 규정을 추출해서 이에 대한 코멘트를 적은 뒤 법무팀장에게 발송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변호사들도 하는 일.
하지만 그 다음부터가 진정한 마케팅이 시작되는 포인트다.
"팀장님. 계약서 검토 의견서는 보내드렸습니다. 그런데 계약서를 보니 꽤 중요한 내용이 많던데, 제가 한번 건너가서 관련자들을 모아 놓고 이 계약 내용을 한번 설명해 드릴까요. 계약을 진행하면서 주의할 사항들도 알려 드리구요."
"음... 그러시면 저희야 좋지만, 비용이 더 올라갈 것 같아서..."
팀장은 다소 조심스런 눈치였다. 나는 쿨하게 대답했다. "제가 출장가는 비용은 받지 않겠습니다. 계약서 내용을 관련직원들이 모두 정확히 알아야 뒤탈이 없을 것 같아서요."
이틀 뒤 나는 Y사를 방문했다.
현업 직원 7명이 대회의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계약서 내용을 빔 프로젝트로 벽면에 비춘 뒤 설명을 시작했다.
"자, 여러분, 이번에 좋은 계약을 수주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이 계약서에 따르면 언제까지 납품을 완료해야 할까요? 그리고 만약 그 때까지 납품을 완료하지 못하면 우리는 어떤 손해배상책임을 질까요? 또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사항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계약과 관련된 질문을 하나씩 던지니 현업 직원들은 어떤 질문에는 확실하게 답을 하면서도 다른 질문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약 1시간 정도 계약의 세세한 내용과 아울러 주의해야 할 점, 특히 큰 책임을 질 수도 있는 부분을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현업 담당자들은 계약을 수주한 것에서 더 나아가 계약을 잘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는 눈치였다.
내가 설명을 하는 동안 Y사의 인사총무팀장과 법무팀장은 그 자리를 지켰다. 설명이 끝나고 현업 담당자들을 돌려 보낸 뒤 법무팀장이 내게 말했다.
"솔직히 A법무법인과 지난 3년간 거래했는데, 변호사들이 단 한 번도 우리 회사를 방문한 적이 없었습니다. 매번 우리가 갔었죠. 그런데 이렇게 찾아와서 설명을 해주시니... 참으로 감동입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인사총무팀장 역시 "변호사님이 이렇게 직접 와주시니 정말 도움이 되는 걸요. 저도 오늘 같이 들으면서 이번에 체결한 계약에서 주의할 사항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구요."
그 후 나는 Y회사와 고문계약을 체결하게 됐고, 아직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서 의뢰인에게 다가가 보시라. 그 곳에 답이 있고, 고객감동이 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경쟁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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