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0일, 아직 냉방이 들어오지 않아 후텁지근한 집무실에서 '마지막 독수리' 전수안 대법관을 만났다. 마른 체형에 꼿꼿한 자세, 단정한 옷차림. 흐트러짐 없는 인상 앞에서 긴장을 한 것도 잠시, "끝나고 나서 사진 찍는줄 모르고 괜히 미리 화장했다"며 가벼운 목소리로 웃는 전 대법관 덕에 유쾌하게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보이는 동그란 안경과 그 뒤로 보이는 눈웃음…. 법관으로 생활하는 동안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평가에 걸맞게 전 대법관은 인터뷰 내내 에두르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시종 따뜻함과 웃음을 잃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