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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42기 사법연수원생 "우리는 로스쿨생과 다르다"

법원조직법 제42조2항 헌법소원 추진 배경

사법연수생들이 법조경력자 중에서만 법관을 임용하도록 한 법원조직법 제42조2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연수생들은 이 조항이 법관 즉시 임용에 대한 연수생들의 신뢰와 기존 연수원 수료생들과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한다. 법 개정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절차를 거치지 않아 적법절차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내세운다.

사법연수원 42기 자치회는 다음 달 중순께 이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12일 밝혔다. 자치회는 헌법소원 대리인으로 헌법재판관 출신 거물급 변호사를 섭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생들이 문제 삼고 있는 법원조직법 제42조2항은 국회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논의를 반영해 지난 6월 30일 개정한 조항으로, 법조일원화 차원에서 법조경력 10년 이상인 자들만 법관에 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부칙 2조 경과 조치에서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법조경력 3년,5년,7년 이상인 자들을 법관으로 임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42기 연수생은 수료후 곧바로 법관에 임용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42기 연수생들이 법 개정 이전에 사법연수원에 입소했다는 데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이같은 경력법관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입소한 만큼 법관 즉시 임용에 대한 정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국가의 의사에 따라 개인의 결정이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되는 시험제도나 교육제도는 개인의 신뢰를 더욱 존중해야 한다"며 "사법시험제도를 통해 법조인을 양성해오던 국가정책을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시험제도를 통과한 제42기 사법연수생들의 신뢰는 더욱 보호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판·검사의 임용 전 실무교육'이 목적인 사법연수원은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 목적인 로스쿨제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임에도 연수생과 로스쿨생을 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사법연수생과 로스쿨생은 선발 과정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42기 자치회는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은 제도의 취지 및 목적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자와 변호사시험을 통과한 자를 법관 임용에 있어서 동일하게 대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한 것으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연수생들은 법원조직법 개정에서도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여상규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당초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법조경력자 중에서만 법관으로 임용하도록 하면서도 사법시험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자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라 판사로 즉시 임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법안은 이후 지난 4월 5일에 열린 국회 사개특위 법원소위 회의에서 2010년 12월 31일 이전에 사법시험을 합격한 자에 한해서 종전 규정에 따라 법관에 임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경과규정을 두는 것으로 수정됐다. 하지만 두 달 후에 열린 법원소위 회의에서 법안은 경과규정 조항을 삭제하는 것으로 수정되고 말았다.

연수생들은 이처럼 법안이 수정된 데는 로스쿨생의 집단반발을 우려한 법원이 국회에 적극적으로 경과 규정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대법원의 사법개혁자문위원회는 법조일원화를 위해 경력법조인 중에서만 법관을 임용하면서도 입법 이전에 입소한 연수생에 대해서는 경과규정을 둬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같은 해 3월 이용훈 대법원장은 경과규정 없이 법조일원화를 전면적으로 실시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42기 연수생들의 헌법소원에는 선배인 40기, 41기 연수생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사법연수생의 법관 즉시 임용 금지조치는 42기 연수생뿐만 아니라 연수원 입소를 늦춘 유예생들과 군 입대와 출산, 육아 등으로 휴학을 한 40기, 41기 연수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들 연수생들은 같은 시기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동기들이 법관으로 즉시 임용됐다는 점에서 법관즉시임용에 대한 신뢰가 42기 연수생들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