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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홍의 영화이야기

[고석홍의 영화이야기] 서스펜스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제1편

고석홍 부장검사

초등학교 시절 영화 '사이코(Psycho, 1960)'를 보고 느낀 공포와 충격은 너무 대단해서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느낌이 남아있다. 특히, 목소리만 들리던 범인의 어머니가 미이라였다는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1960년 미국 개봉 당시 졸도한 관객이 줄을 이었고 기막힌 반전을 보고자 많은 군중이 영화관 밖에 군집하여 하루 종일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이 영화의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은 50~60년대 자신의 전성기 시절 각종 매체를 통해 전 세계 대중을 사로잡은 아이콘이 되었다.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는 범죄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 어린 내가 접한 첫 번째 걸작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 들어서부터는 '레베카(Rebecca, 1940)', '스펠바운드(Spellbound, 1945)', '이창(Rear Window, 1954)', '나는 결백하다(To Catch a Thief, 1955)', '새(The Birds, 1963)', '마니(Marnie, 1964)', '프렌지(Frenzy, 1972)' 등의 영화를 접하고, 걸작 추리소설을 읽었을 때와 같은 예술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청소년기가 지나서 '협박(Blackmail, 1929)',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The Man Who Knew Too Much, 1934와 1956), '39계단(The 39 Steps, 1935)', '사보타지(Sabotage, 1936)', '비밀첩보원(Secret Agent, 1936)', '숙녀 사라지다(The Lady Vanishes, 1938)', '해외특파원(The Foreign Correspondent, 1940)', '서스피션(Suspicion 1941)', '파괴공작원(Saboteur, 1942)', '의혹의 그림자(Shadow of a Doubt, 1943)', '구명보트(Lifeboat, 1944)', '오명(Notorious, 1946)', '로프(Rope, 1948)', '열차안의 낯선 자들(Strangers on the Train, 1951)', '나는 고백한다(I Confess, 1953)', '다이얼 M을 돌려라(Dial M for Murder, 1954)', '오인(The Wrong Man, 1956)', '현기증(Vertigo, 1958)', '북북서로 돌려라(North by Northwest, 1959)' 등 감독의 주요 작품들을 경탄의 눈으로 보았다.

그는 범죄와 관련된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제작에 매진하였는데, 흥미로운 것은 평범한 추리소설 또는 펄프 픽션 수준의 내용을 가지고서도 천재적 재주로 마치 "영화는 문학과 전혀 다른 독자적 예술이야!"라고 외치며 영상의 신세계를 펼친다는 점이다. 내 견해로는 지금까지도 독창성, 속도감, 긴장감, 완벽성 등에서 히치콕 감독을 능가하는 감독은 없으며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한 많은 후대 감독들이 그 천재가 창조한 틀과 메커니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히치콕처럼 영화사에서 걸작이 많은 감독도 드물다. 영화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걸작으로 '현기증'이 있다. 그 뒤를 이어 '이창', '열차안의 낯선 자들', '39계단', '오명', '해외특파원', '북북서로 돌려라', '레베카', '숙녀 사라지다', '오인' 등이 걸작 반열에 놓여 있다. 앞으로 불세출 거장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각각의 작품이 갖는 영화사적인 의미를 영화평과 더불어 분석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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