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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의무공시제도… 민간 · 정부 중 누가 주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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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시세조종·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등을 금지하는 규제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발행인의 의무공시제도 또한 입법화될지 주목된다.

  

김갑래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주제로 개최한 민·당·정 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의 발행인은 거래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거래자보다 정보우위에 있다"며 "(발행인에게) 거래자를 위한 일정한 의무를 부여하고,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발행인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15일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감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감사보고서에 가상자산 발행·보유 등에 대한 주석 공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가상자산 사업자의 공시의무가 제도화되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 코인 발행인도 공시 의무화되나 = 국내에서도 EU의 가상자산기본법인 MiCA(Market in Crypto Assets)를 참고한 가상자산 발행인의 공시의무제도가 논의되고 있다.


14일 민·당·정 간담회에서는 가상자산 발행인이 '디지털자산계획서'를 감독당국에 제출하고, 시장참여자에게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디지털자산계획서에 조달된 자금 사용계획, 투자위험 등 현재 공개되는 '백서'보다 더욱 구체적인 조항을 담도록 입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가상자산 발행인에게 공시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을 비롯해 발행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MiCA 법안에서도 발행인이 특정되지 않는 가상자산은 공시의무에서 제외된다.


정재욱(36·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비트코인처럼 발행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를 고려해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며 "관련 제도를 정비할 때 공시의무 대상을 발행인과 거래소 중 누구로 할지 등은 가상자산의 특성과 거래 구조를 신중히 살펴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U MiCA,
발행인 특정되지 않는 가상자산은 공시의무 제외

민간 디지털자산평가사로는
쟁글, 코레이팅, 토큰인사이트 등


◇ 통합공시체계, 민간·정부 중 누가 맡나 = 공시정보를 취합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정부와 민간 중 누가 맡을지도 미지수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같이 정부가 운영하는 통합공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단기간 내에는 금융당국 내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미 민간에 가상자산 사업자의 공시와 신용등급을 매기는 평가사들이 있고, 국내 거래소 5개로 운영되는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가 자율규제안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있는 만큼, 통합공시체계는 자율규제 측면에서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재욱 변호사는 "통합공시를 국가기관이 맡을지, 민간이 맡을지는 양자택일 보다는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자율규제에서 점차 법 제도화를 도모하는 단계적 접근방법을 취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백(61·사법연수원 18기) 태평양 변호사는 "증권거래소는 오래 쌓아온 상장 절차와 요건이 있는데, 이를 가상자산에 곧바로 적용한다면 규제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자율규제 측면에서 시장에서 공신력을 얻고 있는 플랫폼에 (공시를) 위탁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상자산 사업자의 정보를 공시하고 신용등급을 매기는 민간 디지털자산평가사들은 쟁글, 코레이팅, 토큰인사이트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기술, 위험도, 거래 활동 등의 기준으로 가상자산을 평가하고 결과를 공시한다. 지금까지 쟁글은 약 400건, 코레이팅은 16건, 토큰인사이트는 1600여건의 평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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