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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파산 시 장례비용의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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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 파산사건과 관련하여 장례비용을 재단채권으로 인정할 것인지와 관련하여 견해가 대립하는 바, 부정하는 견해는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함.) 제473조 제3호의 파산재단의 관리 등에 관한 비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재단채권에 관한 규정은 열거적인 점, 민법 제998조의2를 근거로 상속채권자보다 언제나 우선하여 지급받는다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긍정하는 견해는 한정승인에서 장례비 인정과의 균형, 상속재산파산의 활성화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실무의 입장은 통상 피상속인의 장례식에서 부의금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부의금은 1차적으로 장례비용에 충당되는 것이므로, 부의금이 실제 상속인이 지출한 장례비용의 충당에는 부족하나 합리적인 금액 범위 내의 장례비용에는 충당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상속인이 부의금을 초과한 장례비용을 일부 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실무상 상속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상속인이 부의금을 초과한 장례비용을 상속비용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례비가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의 사회적 지위와 그 지역의 풍속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금액 범위 내이고, 그 범위에 미달하는 부의금이 접수되어 상속인이 고유재산으로 장례비용을 지출하였음을 모두 소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개인파산 및 회생실무, 서울회생법원 재판실무연구회, 박영사, 제5판, 271면). 관재인들도 부의금 내역이 제출되지 않을 경우 재단채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위 실무 가이드와 같이 처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이론 및 실무 현황을 토대로 위와 같은 실무 처리의 문제점, 보다 세밀한 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각 지적하고자 한다.


1. 부의금의 귀속주체

한정승인심판서들을 보면 굳이 부의금을 논하지 않으며, 적극재산, 소극재산, 장례비로만 나누어 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부의금이 애초에 상속재산이 아니며, (상속인 간의 구체적인 귀속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상속인(상주)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는 판단을 전제로 한 것이다. 부의금이 상속인들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면 부의금에서 지출한 장례비를 상속재산에서 상환해 주어도 민법에 따른 처리로서 법률상 근거가 있고, 상속인들은 당연한 비용을 보전받은 것이라 하겠다. 이에 대하여 상속인들은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했을 뿐이므로, 장례비는 재단채권과 파산채권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것이라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


2. 민사법률관계의 존중

도산법이 알지 못하는 것은 민사법리에 의함이 당연하고, 민법은 상속재산에서 장례비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파산절차에 특칙이 없는 이상 민법의 원칙은 파산절차에서도 관철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민법은 장례비의 상한을 규정하고 있지 않고, 이를 정한 특별법령 등도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확정의 상한액과 비교하는 것은 입법이 없는 이상 해석론으로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부의금은 상속인에게 귀속되는 점,
장례비는 상속재산에서 지급한다는 민법 규정에 비추어
합리적인 장례비용은 재단채권으로 인정하되,
그 구체적인 기준과 금액을 정립하여야 한다.


3. 실무적용의 어려움
가.
장례비용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의 지위, 지역의 풍속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장례비가 얼마인지에 관하여 실무에 적용할 지침은 없다. 실무의 논리를 적용하려면, 합리적인 장례비용이 얼마인지를 확정하여야 하는데, 개별 항목 내지 금액이 합리적인 범위 내인지를 판단하는 문제와 특정인의 합리적인 장례비용이 얼마인지 정하는 것은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이다. 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3996 판결은 묘지구입비는 장례비용의 일부라고 볼 것이며, 상속재산의 관리·보존을 위한 소송비용도 상속에 관한 비용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는 전제 하에, 장례비용 금 500만 원, 묘지구입비 금 412만 원, 상속재산인 부동산에 관한 응소비용 1170만 원에 관하여 금액의 합리성, 목적의 적합성 등을 심리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은 보험해약환급금 879만3540원을 수령하여 망인의 장례비용에 충당한 것은 합리적인 범위 내의 금액으로서 정당하여, 해약환급금이 장례비용으로 소진되어 상속재산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기입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장례비용의 규모, 그 동안의 물가상승률, 장례문화에 관한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 등을 종합하면 현재 상속재산 파산사건에서 신청인들이 제시하는 장례비용의 수준이 그리 과다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위 판시들의 취지, 망인의 재산규모,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수준을 넘지 않는 상속비용이라면(합리적인 금액을 정할 것이 아니라) 이를 재단채권으로 인정함이 타당하다. 구체적으로는 ①한정승인과 상속재산 파산 과정에서 인지대 및 송달료, 예납금, 변호사비용, ②장례식장 사용료, 장례물품, ③식음료, ④상조비용, ⑤공원묘지와 선산 등 관련 비용 등에 관하여, 어느 부분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 것인지는 민법의 법리와 판례이론을 기초로 그 기준을 정립하여 나가야 할 것이다. 위 항목 중 ①의 경우 법 제299조 제2항은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등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음을 발견한 경우 상속인에게 파산신청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바, 한정승인과 상속재산 파산 과정에서 인지대 및 송달료, 예납금, 변호사비용은 상속재산의 유지 및 보전을 위한 비용으로서 상속비용으로 볼 여지도 있다. 다만, 변호사보수는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산입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나.
상속인들이 자력이 없는 경우라면 망인의 계좌 등 상속재산에서 장례비를 지급하고, 상속재산파산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비교대상인 부의금 내역이 제출되지 않았다 -재단채권으로 인정할 수 없다- 파산재단으로 반환하라’는 구성은 민법의 명문규정 외에도 법 제390조 제1항은 상속인이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한 후 상속재산에 대하여 파산선고가 있는 때에는 상속인이 반대급부에 관하여 가지는 권리는 파산재단에 속한다고 규정하나, 장례비용을 지출함으로써 장례와 관련된 채권채무관계는 종결된 점, 법 제400조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하여 한 행위를 부인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바, 민법에 따른 처리는 상당한 행위로서 부인대상이 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그 근거 구성이 용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
전술한 실무와 같이 처리하자면,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 부의금에 대하여 상속인들에게 그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여야 할 것이나, 이를 강제할 근거 및 불이행 시의 제재방법도 없다. 가령, 법 제321조 제1항 4호는 상속인 등의 설명의무를 규정하고, 제658조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으나, 부의금 내역은 상속재산에 관한 사항은 아니므로, 위 설명의무의 대상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라.
장례의 현실을 살펴보아도 피상속인 사망 시 사망 당일 장례식장과 영안실 섭외, 다음 날 조문객 방문, 3일차 발인으로 이루어지고, 위 일련의 절차와 비용들은 거의 규격화되어 있고, 그 비용들도 대체로 예측가능한 범위에 있다. 이 비용들은 부의금으로 충당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에서 실제 수령한 부의금과 불확정개념인 합리적인 장례비를 비교한다는 구성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4. 장례비용의 파산절차상 취급

상속인들이 장례비용을 파산관재인에게 청구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장례비용이 파산채권이라면 채권신고 및 조사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나, 민법 규정은 파산채권 보다는 우월적 지위를 보장하는 것으로 읽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민사법원은 사람이 사망할 경우 장례비가 발생함은 당연한 것이고, 그 비용은 상속재산에서 지급해야 하는 것이라는 민법 규정을 기초로 3호의 관리에 관한 비용이라는 문언을 확장하여 (부의금과의 차액이 아니라) 장례비용 전액을 재단채권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재단채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 제441조는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대하여 일반의 우선권이 있는 파산채권은 다른 채권에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상속인이 출연한 상속비용을 파산채권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민법은 위 비용을 상속재산에서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점, 위 비용은 특정의 물건에 대한 담보권과는 달리 상속재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채무자의 일반재산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의 우선권 있는 파산채권과 그 성격상 유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일반의 우선권 있는 파산채권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5. 결어

장례비용에 대하여 박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결국 채권자들에 대한 배당재원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나, 배당가능액은 우선적 지위를 갖는 채권들과 필요비용을 공제한 후에 산출되는 것이고, 민법의 명문규정을 고려하면 장례비용을 재단채권(또는 일반의 우선권 있는 파산채권)으로 인정한다고 하여 파산채권자들에게 불측의 손해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해관계인들에게 예측가능한 기준을 수립할 필요성은 다언을 요하지 않을 것이다.


윤덕주 변호사(법무법인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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