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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기초법학 … 25개 로스쿨 기초법학 교수는 4.9%

로스쿨 전체 전임교수 833명 중 기초법 전임교수는 총 4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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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5개 로스쿨의 전임 교수 833명 가운데 기초법 전임 교수는 총 41명으로 4.9%에 그치면서, 로스쿨에서의 기초법학 교육과 연구 인프라가 갈수록 부실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철학, 법사학, 법사회학, 로마법 등 법 자체의 근본을 따지는 학문이 기초법학으로 분류된다.

 
한국법철학회 기초법학 진흥특별위원회가 4월 발간한 '기초법학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의 기초법 전임교수는 총 41명이다. 13일 기준 25개 로스쿨의 전체 전임교수는 833명으로 기초법 전임 교수 41명이 차지하는 비율은 4.9%로 미미하다. 25개 로스쿨 가운데 기초법학 전공 전임교수가 한 명도 없는 학교도 3개에 이른다.


이에 최근 로스쿨에서 기초법 전임 교수 충원이 사실상 중단되고, 기초법학 강의가 수강 인원 미달로 연이어 폐강되는 상황에 놓이는 등 기초법학이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기초법 전임 교수가 8명으로 가장 많은 서울대 로스쿨에서도 로마법 전임 교수인 최병조 교수가 2018년까지 재임하고 명예교수직으로 남은 이후, 현재까지 후임 교수가 충원되지 않고 있다.


한 국립대 로스쿨 원장은 "기초법 강의는 매 학기 1~2과목이 열릴까 말까 한다"며 "한 학기에 수강 신청을 받는 기초법 과목은 3~4과목 정도인데, 수강 인원이 2명도 채 안 돼 폐강되는 경우가 많다. 기초법 전임 교수들은 수업 시수를 맞추기 위해 비로스쿨 강의를 하는 등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이 우선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기초법학에 쏟을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석찬 부산대 로스쿨 원장은 "대다수 로스쿨에서 기초법학 강의가 폐강되고 있다"며 "변호사시험 합격률로 서열이 매겨지는 상황에서 로스쿨로서는 시험 과목이 아닌 기초법학에 투자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립대 로스쿨 원장은 "로스쿨 입장에선 실무 전공 교수를 한 명이라도 더 채용하는 게 낫다"며 "변호사 시험이 실무과목 위주인 한 로스쿨에서 기초법학이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명도 없는 학교도 3곳

수강인원 미달로 ‘폐강’ 상황까지


변호사시험 합격이 우선인 상황

기초법학에 쏟을 여력 없어


학계에서는 실정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기초법학이 바탕이 되는 만큼, 기초법학 교육과 실무 교육과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윤철 건국대 로스쿨 원장은 "기초법학은 법학의 기초체력으로, 학문으로서의 기초법학이 바탕이 돼야 법을 제정·적용할 때 법적 정신이 반영될 수 있다"며 "기초법학이 무너지면, 법률이 시민을 정당하게 대우하느냐는 법적 정당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법적 합의가 흔들려 장기적으로 사회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에 로펌이 기초법학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강석훈)과 사단법인 온율(이사장 윤세리)은 서울대 법학연구소 법이론연구센터(센터장 김도균)가 지난해 '율촌 기초법학 논문상'을 제정하고, 지난 5월 학술지 《기초법학연구》를 창간하는 데 후원하는 등 기초법학 연구와 후속 세대 양성을 지원고 있다.

 

학계에서는 기초법학을 로스쿨 교육과정의 필수과목이나 변호사시험의 선택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대안이 나온다. 기초법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 양천수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기초법학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법과대학 학생은 법철학이나 법사학 중 한 과목을 필수 수강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기초법학을 변호사 시험과목에 포함하는 것이고, 기초법학 과목 일부를 (로스쿨 교육과정의) 필수과목으로 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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