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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첨예한 직역 갈등 속 변호사법·행정사법 해석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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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전문자격사 간 직역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변호사법과 행정사법 등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법제처가 '행정사가 토지보상법에 따른 이의신청서 작성과 서류 제출 대행을 할 수 있다'는 법령해석(정부유권해석)을 내놓은 가운데, 이같은 해석이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행정심판 청구 및 이의 신청 등을 수행하는 것을 금지한 변호사법 규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제처(처장 이완규)는 지난달 30일 행정사법 제2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1항 제4호에 대한 민원인의 질의에 "행정사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 제83조에 따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 또는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에 이의를 신청하려는 자의 위임을 받아 이의신청서 작성과 그 작성된 서류의 제출 대행 업무를 할 수 있다"는 법령해석을 공개했다.

법제처는 "행정사법은 변호사법과 별도로 행정사가 다른 사람의 위임을 받아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제출 '대행'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고, 토지수용위원회에 제출하는 이의신청서는 행정사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행정사가 다른 사람의 위임을 받아 작성할 수 있는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에 해당하므로, 토지보상법 시행령 제45조제1항에 따른 이의신청서의 작성 및 그 이의신청서의 제출 대행은 행정사의 업무범위에 속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행정사 제도의 취지와 관련 법령의 체계에 부합한다"며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닌 자의 행정심판 청구 대리의 처벌조항은 '대리'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일 뿐 타 자격사법에 의해 정해진 업무범위에 속한 업무까지 제한하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변호사들은 "행정사가 토지보상법에 따른 수용재결 또는 이의재결 단계에서 이의신청서 작성 등 위임사무를 수행하는 것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와 제2호 위반 소지가 있다"며 법제처의 해석과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의신청서는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에 해당
작성 및 제출 대행은 행정사 업무 범위에 속해
토지보상법 따른 수용재결 또는 이의재결 업무는
보상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로 법률사무에 해당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2일 법률신문에 "토지보상법상 수용재결·이의재결 업무는 보상절차에서 협의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재결을 신청하거나, 보상결과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업무"라면서 "이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및 대법원이 변호사가 아닌 자의 취급을 금지하고 있는 법률사무(법률상의 효과를 발생, 변경, 소멸 또는 명확하게 하는 사항의 처리와 관련된 행위)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도 지난 5월 변호사법 검토 의견서에서 "토지보상법에 따른 수용재결 또는 이의재결 단계에서 행정사가 종전 감정의 부당성을 밝히는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는 행위 또는 감정 대상 현장에 출석한 감정인들에 대해 당사자를 대리해 종전 감정의 부당성을 진술하는 행위는 변호사법상 변호사의 직무에 해당하는 법률사무이므로, 행정사가 이같은 행위를 하는 경우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위반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 판례도 변호사단체의 이같은 주장을 일부 뒷받침한다. 대법원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가 금지하고 있는 '그밖의 법률사무'에 관해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시키는 사항의 처리 및 법률상의 효과를 보전하거나 명확하게 하는 사항의 처리를 뜻하는 것"이라며 "그러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는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보전 또는 명확하게 하는 사항의 처리와 관련된 행위이면 족하고, 직접적으로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변경·소멸·보전 또는 명확하게 하는 행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2009도4482, 2010도387 등)


일각에서는 변호사의 법률 '대리'와 전문자격사들의 행정업무 '대행' 간 법률적 개념의 차이가 명확치 않아 법제처와 변호사업계의 해석이 엇갈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형근(65·사법연수원 24기) 전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현행 민법에서도 '대리'와 '대행'의 명확한 의미 차이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리는 의뢰인을 위해 대리인이 본인의 이름을 밝히고 수행하는 법률행위, 대행은 대행자가 의뢰인의 이름으로 수행하는 사실행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전문자격사들의 종류가 다양하고 상호 업무의 중복이 있다보니 직역 간 갈등이 발생하기 쉬운 현실"이라며 "법무사·변리사·세무사·공인회계사·행정사 등 전문자격사의 직무는 일정 부분 변호사의 직무와 중복되는 측면이 많아 각 직역 관련 법률에서 정하는 직무를 엄격히 살펴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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