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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검찰청

(단독) 혈액종양 지병 앓다가 숨진 30대 검사 순직 인정

기획·선거·공판 등 과도한 업무에 치료의 적기도 놓쳐
서울행정법원 "사망과 업무상 과로 간 인과관계 있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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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이 혈액 종양 지병을 앓다 사망한 30대 검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2019년 병가 상태에서 사망한 고 신현덕(34·사법연수원 41기) 검사의 유가족이 청구한 순직유가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사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이 혈액 종양으로 인한 사망과 업무상 과로 간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장준혁(42·변호사시험 1회)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 검사는 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고 신현덕 검사님의 순직 인정 여부 관련 행정소송 결과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지난 8월 서울행정법원이 유가족의 청구를 인용해 순직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신 검사는 대구지검 안동지청 근무 중 혈액 종양 계통의 질환을 진단 받고 약 3개월만인 2019년 3월 9일 사망했다. 고인의 마지막 임지는 병가 중 발령받은 서울북부지검이었다.

 
장 검사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신 검사가 기획·선거·공판 업무를 하며 과중한 업무로 치료 적기를 놓쳤고, 발병 징후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 충분히 배려받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고 생각해 공무원연금공단에 순직유가족급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혈액 종양의 발병 및 악화와 업무상 과로 간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유가족들은 청구가 기각되자 2020년 8월 18일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순직유가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를 했다.

 
유가족들의 소송을 돕는 데 참여한 장 검사는 소송 결과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혈액 종양에 의해 사망한 경우 일반적으로 의학적 발생 원인이 불분명하고, 과로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 않아 순직 또는 공상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검찰은 유가족을 도와 백혈병 공상 인정 판결 사례를 취합했다. 장 검사는 “신 검사의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면역력 저하를 일으켜 그 자체로 인한 상병을 발병시켰으며, 진료 기회를 상실해 질병을 악화시킨 것은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부합하는 증거를 다수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위 조사에 참여한 전문 검사의 서면 검토, 기존 사망 경위조사서 및 첨부서류 제출, 법원 진료 기록 추가 감정 및 검토, 기존 혈액종양 공상 불인정 판결과 이 사건의 차이점을 담은 주무 검사의 의견서 및 참고 자료 제출 등으로 유가족들의 소송을 적극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법원은 고인의 업무상 과로로 인해 발병한 점과 질병이 악화된 점 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유가족은 순직 유가족 급여(순직 유가족 보상금과 연금 등)를 소급해 지급받을 예정이다.

 
장 검사는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이 평소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 특히 근래의 외적 상황 변화에 따라 떨어져 있는 전체 검찰공무원의 사기 진작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런 결과는 실제 유가족들의 소송을 도운 많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고인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모든 검찰 가족의 응원에 힘입은 바 크다.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글을 맺었다.

 
이프로스에 해당 글이 올라가자 검찰 구성원들의 격려와 축하의 댓글이 이어졌다. 김후곤 서울고검장은 댓글로 "순직한 동료검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 장 검사를 비롯한 검사들의 헌신이 가장 컸다. 김영대 고검장(당시 서울북부지검장)도 퇴임 후에도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고, 조남관 전 대검차장의 노고도 있었다"며 "선고 이후 더 이상 유족에게 아픔을 주지 않도록 빠르게 확정되기까지는 한동훈 장관을 비롯한 법무부 담당자들의 역할도 컸다. 모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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