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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100년 역사로 나가기 위해 수임 질서 바로 잡아야”

변협 70주년… 이종엽 대한변협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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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法治)의 가치를 굳건한 토대 위에 올려놓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대한변호사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종엽(59·사법연수원 18기) 협회장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변협만의 역할을 이같이 짚었다.

변협은 1949년 제정된 변호사법에 근거한 국내 유일의 법정 변호사 단체다. 1952년 7월 28일 협회규약을 제정하고 같은 해 8월 29일 법무부 설립인가를 받아 창립했다.

이 협회장은 "변협의 역사는 우리나라 인권과 법치주의의 역사"라며 "변협은 선배 변호사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이 땅에 법치주의를 안착시키는 사명을 묵묵히 감당해 왔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감회를 밝혔다.

변협은 이 땅에 법치주의를 안착시키는 사명
묵묵히 감당

공공변호사 정보시스템인 ‘나의 변호사’ 사업은
의미 깊어

로스쿨 취지와 걸맞게
법률 전문직 변호사로 일원화 필요


변협은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헌신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 협회장은 최근 변호사 직역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근래 법조 인접 자격사 단체들이 많이 생겼고, 활동도 왕성해지면서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의 고유 업무에 대한 직역 잠식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협회장은 변협이 다가올 100년의 역사로 나아가기 위해서 법률시장의 수임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치가 단단히 받쳐줘야만 민의가 정확히 전달될 수 있다"며 "법률은 사회의 기본적 인프라이지만, 국내 법률시장은 너무 취약하다. 영리를 추구하는 사설 플랫폼이 (법률시장을) 장악하면, 대한민국 법률시장은 주권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창립 70주년인 올해 변호사대회를 준비하며 중요하게 여긴 점은.

A. 지난 6월 발생한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테러 사건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노력했다. 변호사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서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유족을 애도하기 위해 희생자 추모식을 별도로 진행했다. 올해 변호사대회 결의문도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변호사 등 법률종사자의 안전 확보를 당부하고 환기하는 내용이 채택됐다.


Q. 대회의 대주제인 '법의 지배와 변호사'는 어떻게 정해진 건가.

A. 근래 법조 인접 자격사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의 고유 업무에 대한 직역 잠식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럴수록 법률전문가로서 변호사들이 해야 할 본연의 임무와 사명, 법률가 양성의 기본 취지들을 다시금 다잡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Q. 변협이 추진해 온 사업 중 의미 있는 사업과 아쉬운 사업을 꼽는다면.

A. 공공 변호사 정보시스템 '나의변호사' 사업이 의미가 깊다. 현재 회원 6000여 명이 정보공개에 동의하고 활동 중이다. 나의변호사를 이용하고 있는 변호사와 국민 누구에게도 광고비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변협과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들의 정보에 대해 과장·사실 여부 등을 감독한다. 국민들이 더 정확하고 편리하게 변호사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사법적 접근성을 높였다.

가장 아쉬운 점은 로스쿨 제도 개선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변협은 로스쿨 정상화를 위해 편법으로 운영되는 결원보충제 폐지와 적정 규모의 법조인 배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와 로스쿨 측에 꾸준히 건의했다. 결원보충제 폐지를 위해 교육부와도 정책 협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아쉽다. 남은 임기 동안 이 문제를 꾸준히 설득하려고 한다.


Q. 현재 변협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A. 당장의 현안은 사설 법률플랫폼, 변리사법 개정안, 로스쿨 관련 결원 보충제, 적정 변호사 배출 수, 로스쿨 입학 정원 조정 등이다.

장기적으로 접근할 문제이지만 로스쿨 도입 취지에 걸맞게 법률전문직을 변호사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 법률 전문직 양성 제도가 제각각 추진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회에서) 변리사 문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세무사 문제는 기획재정위원회, 노무사 문제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식이다. 법조 유사 자격사 제도가 중구난방으로 추진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통일성이 없다. 결과적으로는 변호사 단체와 법조 유사 자격 단체 간 갈등과 알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Q.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을 위해 변호사들 역할이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A. 형사사법은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에 의해서 통제받아야 하고 견제돼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가 장기화하고 수사 지연 문제가 굳어진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수사 권력 기관의 조직 이기주의를 떠나 법률전문가, 변호사 단체와 충분히 논의하고 검토해 시민의식과 법률문화에 맞게 다듬어야 한다.


Q. 더 하고 싶은 말씀은.

A. 변호사는 법을 다루는 법률 전문가이면서 국민의 친구이자 조력자다. 변호사들이 강자를 대변하는 직역이라는 인식이 있다면 바로 잡혀야 한다.

변협은 각종 법률 구조 사업과 인권 사업을 통해 국가 권력이나 자본에 대항해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대변하고 법률적 조력을 하고 있다.

재판 결과 때문에 친구이고 이웃인 변호사를 분노 표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 발전에 숨은 기여를 하는 변호사들에게 국민들께서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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