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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근로자 파견 관련 일관된 판단 기준 없다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3건 중 6건이 1, 2심 판단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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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최근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직접고용) 소송'에서 약 11년 만에 승소한 가운데 재계에선 근로자 파견 이슈와 관련한 법원 판결의 기준이 일관되지 않은 데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적법한 도급과 불법 파견의 기준이 검찰 처분이나 법원 판결로도 해소되지 않아 재계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응하고 있는 현실이다.


법률신문이 23일 대법원에서 최근 종료됐거나 현재 진행 중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관련 주요 사건 13건을 분석한 결과 그 중 1, 2심의 결론이 엇갈린 사건은 6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같은 회사 내 동일한 업무 영역의 경우에도 재판부에 따라 근로자 파견 관계 인정에 있어 상반된 결론이 나왔다.


근로자 파견에 대한 엇갈린 판단은 법원 판결 뿐만 아니라 검찰의 처분에서도 나타났다. 검찰은 업무가 동일하고 유사한 자동차 제조업 분야의 근로자 파견 관계에 대해서 기소 여부를 달리 판단하기도 했다.

일관된 기준이 없는 법원 판결과 검찰 처분에 유망한 중견 협력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문제들도 새롭게 떠올랐다. 원청 기업과 협력 업체 소속 근로자 사이에 근로자 파견 관계가 인정될 경우 협력 업체는 소속 직원을 원청 기업에 빼앗겨 사업 기반 유지에 타격을 입거나 존폐 위기에 놓였다.

같은 회사 내 동일한 업무영역 경우도

재판부 따라 결론 달라


검찰도 유사한 분야 근로자 파견 사건에

기소 여부 달리 판단


법조계

“파견관계 넓게 인정되면 민법상 도급 설 자리 없어져”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5조에 따르면 근로자 파견이 허용되는 업종은 경비, 청소, 주차 관리 등 32개에 불과하다. 대기업은 파견근로가 허용되지 않는 업종에 대해선 도급 계약을 맺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를 사내 업무에 투입해 왔다. 이에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 대기업 사내협력 업체 근로자들은 본사 근로자들과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고 원청 기업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이유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근로자 파견 관계가 인정되면 원청 기업은 파견법에 따라 협력업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고 정규직 임금과의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또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이후에도 정년에 도달할 때까지 정규직과 동일한 처우를 해야 한다. 아울러 원청 기업은 수사 기관의 직접 고용 명령에 응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 있고 기업의 대표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근로자 파견 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재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이 명확한 기준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법조계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민법상 도급과 근로자 파견 사이에는 다양한 형태의 계약 유형이 존재하지만 최근의 법원 판례처럼 근로자 파견 관계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민법상 도급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용경·한수현·박수연 기자

 

yklee·shhan·sypark@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