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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업 여성관리자 비율 20%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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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조 원 이상 상장기업에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두도록 한 개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5일부터 시행됐지만 대상 기업 중 5곳 중 1곳은 이를 지키지 않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정법을 지키지 않아도 따로 처벌 규정이 없는데다 구색 맞추기 용으로 여성 이사를 단 1명만 두는 곳도 있어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여성 이사 확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개정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기업은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성별 다양성 등 다양한 가치를 기업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로 2020년 신설된 조항이다.


하지만 이를 위반하더라도 처벌 조항이 없는 탓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
는 개정법 시행 하루 전인 4일 성명을 내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개정법 적용) 해당 기업 중 18% 가량이 여성이사를 두고 있지 않다고 한다"며 "법률상 의무임이 명백하고 2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음에도 아직 법률 미준수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별을 포함한 다양한 가치를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하는 것은 법률의 처벌규정 유무를 불문하고 공공영역 뿐 아니라 사적영역에도 당연히 지켜야 할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아직도 여성이사를 채택하지 않고 있는 대기업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이사회에 여성이사들의 참여로 기업의 창의성과 활력 등이 제고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여성 이사 확대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인할 방안을 사내이사 후보군인 여성 고위 관리자의 숫자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학자(55·사법연수원 26기) 여성변호사회장은 "법률의 효과적 이행을 위해 과태료 부과 등의 처벌 규정 도입이 필요하지만, 자칫 기업의 자발적 법 준수를 가로막을 위험이 있다"며 "기업에 이사회 구성원 현황을 공시하도록 하고, 정부가 법을 잘 지킨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여성 이사를 30% 이상 두도록 의무화해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과 준법경영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법학회장인 안수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한 쪽 성별에 치우쳐진 이사회에서 내린 의사결정이 기업에 리스크가 될 수 있으니 위험 관리 차원에서 이사회의 다양성을 강화하자는 것이 개정 자본시장법의 취지"라며 "통상 6~9명으로 이뤄진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적어도 3명 이상은 포함돼야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질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내이사로 승진할 역량을 갖춘 여성 고위 관리자의 풀(pool)을 더욱 확대해 여성 이사 숫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상사법학회장인 김효신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기업들의 여성 이사 선임을 자연스레 의무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기업의 이사회 성별 구성 현안을 ESG 평가 요소에 포함시켜 여성 이사 선임을 강화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 자본시장법 이행 아직 먼 길
처벌 조항 없어 실효성도 떨어져
성별 다양성·준법경영 실현위해
제도적 보완책 조속히 마련 필요


외국에서는 기업의 여성 이사 의무 선임 비율을 늘리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2026년 6월부터 상장기업의 상임·비상임 이사진의 33%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하도록 했다.


여성 관리자가 늘어나는 등 사내 다양성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컨설팅 기업 매킨지가 2020년 발표한 보고서 '다양성의 승리(Diversity wins : How inclusion matters)'에 따르면 15개국 1000개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별이나 인종 다양성이 높은 기업이 낮은 기업보다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72개 기업들의 여성 관리자 비율 변화를 분석해 지난 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19년 15.8%에서 지난해 18%로 2.2%p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