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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대법원 2017다292343 임금피크제 사건 판결의 의의와 그 적용 범위

[2022. 07.20]

 

 

1. 대상판결의 사실관계

피고 전자부품연구원(이하 ‘피고 회사’)은 2008. 6. 10. 노동조합과의 합의로 근로자의 정년을 기존과 동일하게 61세로 유지하면서 55세 이상 근로자들의 임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성과연급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하였고, 이에 피고 회사의 근로자인 원고는 2011. 4.부터 명예퇴직을 한 2014. 9. 30.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아 감액된 급여를 지급받았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은 경우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등과 이미 지급받은 임금 등의 차액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대상판결의 쟁점과 판시 내용

대상판결의 쟁점은 ①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이 강행규정인지 여부(쟁점 ①), ②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쟁점 ②),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였습니다(쟁점 ③).


대상판결은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고(쟁점 ①에 대한 판단), 위 조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이러한 임금피크제 시행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판단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쟁점 ②에 대한 판단).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 회사의 인건비 부담 완화 등 경영성과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이러한 목적을 55세 이상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임금 삭감조치를 정당화할 만한 사유로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는 임금이 일시에 대폭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었고, 업무감축 등 적정한 대상조치가 강구되지 않은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전후하여 원고에게 부여된 목표 수준이나 업무의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연령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쟁점 ③에 대한 판단).



3. 대상판결의 의의와 그 적용 범위

대상판결은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상의 연령차별에 해당하므로 그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무효라고 판단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입니다.


대상판결이 판시한 법리에 의할 때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서 금지하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므로 합리적 이유가 없으면 무효인데,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① 임금피크제 도입목적의 정당성 및 필요성, ② 실질적 임금삭감의 폭이나 기간, ③ 임금삭감에 준하는 업무량 또는 업무강도의 저감 여부 등 대상조치의 적정성, ④ 감액된 재원이 도입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될 것입니다.


단, 대상판결은 2013년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2016년부터 정년 60세 이상이 단계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에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삭감한 사안에 관한 것인데(이하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대다수 기업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60세 미만이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동법에서 규정하는 임금체계 개편으로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는 점에서(이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대상판결의 사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까지 명확히 제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4.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시행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도 대상판결의 법리가 적용되는지

개정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 제1항에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면서(이하 ‘법정 정년연장’), 이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인한 사용자의 부담을 완화하고자 정년연장과 아울러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는데, 여기서 말하는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 중 가장 대표적인 조치가 바로 ‘임금피크제’입니다.


즉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법에서 명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입법 과정 중의 국회 회의록을 보면, 법안을 제안한 정부 및 국회의원들 모두 정년을 연장함에 있어 임금피크제를 비롯한 임금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의견을 같이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고(2013. 4. 23. 제315회 국회 제5차 환경노동소위), 고용노동부도 관련 해설서에서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부담 완화 및 신규고용 촉진 등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조치도 해야 함(법 제19조2)”이라고 적시함으로써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서 말하는 ‘임금조정’ 중 대표적인 조치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으로서 제19조 제1항에 따른 정년연장(‘법정 정년연장’)에 수반하는 조치인데, 법정 정년연장은 연령차별의 예외로 명시된 제4조의5 제4호의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 해당하고, 법정 정년연장에 수반하여 시행된 임금피크제 또한 법정 정년연장과 일체로서 위 지원조치에 해당하여 연령차별의 예외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연령차별의 예외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유효한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노사합의(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노사합의 또는 취업규칙도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할 경우에는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라 할지라도 단순히 정년이 연장되는 경우와 비교하여 볼 때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조치임은 분명하므로 연령차별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에 그 법적인 근거를 두고 있는 이상 연령차별의 ‘합리적인 이유’의 존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대상판결이 판시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한 판단기준과 비교하여 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대상판결이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까지 명확히 제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대상판결 사안의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보다 그 유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보다 높아 보이지만, 이에 관한 대법원 판결 등 후속 판결의 입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규석 변호사 (choks@yulchon.com)

최진수 변호사 (jschoi@yulchon.com)

조상욱 변호사 (swcho@yulchon.com)

류지완 변호사 (jwryu@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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