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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단독) 법원행정처 "헌재는 제4의 국가기관일 뿐… 한정위헌 결정, 사법제도 변질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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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대법원 측이 한정위헌 결정의 효력을 강하게 부인하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견서에서 대법원 측은 "헌재의 법률해석에 기속될 때 대법원은 더 이상 최고법원일 수 없다"며 "이는 곧 헌법이 설정한 사법제도의 변질을 의미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1일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무시한 법원 판결을 사상 세번째로 취소하면서 대법원과 헌재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21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전 한정위헌에 대한 법원행정처의 검토의견을 묻는 질의에 이같은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한정위헌이란 헌재가 '이 조항은 위헌이다'라고 선언하는 '단순 위헌' 결정과 달리 법 조항은 그대로 둔 채 '법원이 이렇게 해석하거나 적용하면 위헌이다'라고 보는 변형 결정을 의미한다.

 
법원행정처는 한정위헌 결정 효력을 강하게 부인했다. 헌재가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 외 법원의 구체적 법률해석과 적용에 있어 제한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원행정처는 "한정위헌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없는 용어로 그 자체가 명확한 개념표지를 갖고 있지 않고, 충족요건 등에 관한 통일된 설명도 없다"며 "법원의 구체적 법률 해석·적용 자체를 심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은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호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공동과제로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권한과 임무를 양 국가기관에 배분해 각자의 권한을 그 영역 내에서 충실히 수행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법률해석에 관해 두 기관이 견해가 다를 경우에도 헌재는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뿐, 한정위헌 결정의 형태를 이용해 법원의 구체적 법률 해석·적용 권한을 제한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법원 외 존재하는 제4의 국가기관일 뿐 최고법원이 아니다"며 "헌재가 법률의 해석지침을 제시하고 따르도록 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사법권의 독립, 대법원의 최고법원성,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권한배분 등을 모두 부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는 700억원대의 세금을 내라고 한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GS칼텍스가 2013년 7월 제기한 헌법소원(2013헌마496)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여 판결을 취소했다. 헌재는 이날 AK리테일과 KSS해운에 각 104억원, 65억원의 세금을 내라고 한 대법원 판결도 취소했다(2013헌마497, 2013헌마242). 25년 전인 1997년과 지난 달 30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재판 취소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