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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주목 이사람] “아프리카는 가능성의 땅…법률가 활동 영역 많아”

SK E&S 해외법무 담당 신정규 남아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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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발전가능성과 잠재적 시장가치가 무궁무진해 법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아프리카 지역과 관련해 활동하는 변호사가 드물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호사이자 영국 변호사로서 SK E&S에서 해외법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정규(사진) 외국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글로벌 법무에서 희소성을 가진 촉망받는 인재로 2012년 삼성전자에서 아프리카 총괄 최연소 법무파트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EMEA(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성과 희소성을 가진 변호사로 계속 발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한국이 주도하는 아프리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된 인재로 관련 법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제2외국어 공부 등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외국변호사가 SK에서 하는 일은 해외사업 법무검토(소송·분쟁 및 법무 컴플라이언스 지원) 등이다. 특히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검토에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GS건설·대우조선해양·삼성전자 등을 거친 신 외국변호사는 아프리카 권역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성 사업에 구원투수로 투입되기도 했다. 아프리카 내 철도사업 등 인프라 구축에 국내 기업이 진출 할 수 있도록 법무지원을 통해 가교역할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프리카 현지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이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남아공 국토 면적은 한국의 10배 이상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수장국가이지만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국가입니다. 남아공은 도로 등 인프라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건설 분야 등에서 우리기업이 진출할 영역이 넓습니다. 중국에서는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 자원을 받아가는 정부간(G2G) 수출계약도 활성화돼있습니다. 우리가 참고할 게 많은 비즈니스 모델로, 현지 이해가 깊은 남아공 변호사로서 이런 부분에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해외사업 소송

법무 컴플라이언스 지원 등 주력

해당 지역 이해도 깊은

외국변호사 필요성 높아


신 외국변호사는 서른 두살의 나이에 삼성전자에서 최연소로 해외 분야 법무파트장을 지냈다. 산하에 11명의 다국적 팀원들을 이끌며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 지역을 개척해나갔다.

 
"전 세계에 삼성전자 총괄은 8~9개 정도가 있는데, 이 중 아프리카 지역 전체 총괄 업무를 맡았습니다. 보통 40~50대에 지역총괄의 'General Counsel(기업 법무 자문위원)'로 임명되는데 나이와 연차가 어렸음에도 아프리카 변호사라는 희소성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갤럭시 S2가 나오던 시절로, 삼성전자가 초성장하는 시기에 몇 백억원이 오가는 다수의 계약 건과 큰 소송도 이끌며 많은 경험을 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 전역을 포함한 글로벌 업무 경험을 쌓고 싶어 삼성전자를 떠나게 됐습니다."

 

그는 삼성전자 퇴사 후 2016년 영국 변호사 자격을 땄다. 희소성과 대중성을 함께 잡아 유럽·중동 전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때문이었다.


"남아공 변호사라는 희소성에 영국 변호사라는 대중성을 더해 활동 외연을 넓히고 싶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활동성이 높지 않아, 때로는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국 식민지 경험이 있어 대륙법과 영미법이 혼재돼 있는 남아공 특성상 영국법에 대한 접근성이 높았고, 영국법은 특히 건설쪽에 강해 일하는데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고 생각해 (영국 변호사) 자격증에 도전했습니다."


10년 넘게 기업법무를 담당한 그는 외국변호사 자격이 있는 기업변호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내변호사(기업변호사)는 변호사이지만 때로는 사업가 또는 경영가의 자세로 다수의 사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위험관리에 대한 조언 뿐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 무엇이 유익하고 바람직한지 경영적인 시선으로 다른 여타 사업부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전문성과 확장성이 모두 요구됩니다. 회사가 접하는 모든 영역의 법 분야에 대한 전반적 법무지식과 법률동향은 물론 본인이 일하는 회사 업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그 지역의 깊은 이해가 있는 외국변호사의 필요성이 높습니다."

  

2000년 6월 부모님을 따라 훌쩍 남아공으로 떠난 그는 하루 6시간씩 영어강의를 들으며 현지 생활을 시작했다. 변호사가 되기 위한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남아공에서는 법대를 나와 변호사시험을 통과한 후 2년 간의 수습과정을 마쳐야 변호사 자격이 부여된다. 통상 6~7년 정도 걸리는 셈이다. 그러나 신 변호사는 약 11년의 시간이 걸렸다. 외국인으로 국내 엘리트들도 가기 어렵다는 정규대학 법대 진학을 위해 통신대 경영학도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계단을 올랐다. 고생 끝에 남아공 명문대인 프리토리아(pretoria) 대학에 입학한 그는 졸업자 중 상위 15%만 들어갈 수 있는 골든키(Golden Key International Honor Society) 클럽 회원이 됐다.

  

"졸업식만 3번을 했습니다. 2년간 통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정규대학에 진학했고 입학하고 나서도 법대로 바로 진학하지 못하고 경영대를 수료한 후 편입했습니다. 한국과 달리 로스쿨과 같은 석사 과정이 없어 법대를 나와야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 법대 진학 경쟁률도 높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희소성이 있는 남아공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도 시련의 시간은 계속됐다. 실무수습 자리를 얻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곳의 문을 두들겨 겨우 마지막 한 곳을 만났다. 힘겨운 노력 덕분인지 남아공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에 있는 유명 대형로펌이었다.


"로펌 지원만 200여 곳을 했습니다. 외국인, 게다가 한국인이라는 소수민족에게 수습업무계약을 원하는 곳이 드물었습니다. 언어부터 문화까지 모든 게 장애물로 작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학위가 3개라는 게 오히려 오버 스펙으로 감점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언제든 떠나갈 외국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고 대형로펌인 맥로버트(MacRobert Inc.)에서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결실을 맺은 그는 남아공 등 아프리카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했다.

 
"아프리카는 발전 가능성과 잠재적 시장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곳이라 인적·물리적 네트워크가 넓진 않지만, 아프리카와의 교류와 사업 확장을 위해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역할 또한 분명 확장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많은 인재들이 아프리카 지역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박솔잎·박선정 기자   soliping·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