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2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2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2) 사회복지법

육아휴직급여는 휴직 끝난 후 1년 이내 신청해야

179798.jpg

Ⅰ.국민건강보험공단과 수급권자의 가해자에 대한 구상관계, 범위(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87935 전원합의체 판결)

1. 사실관계
피고는 주취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횡단 보도에 인접한 도로를 횡단하던 원고를 충격하였고 원고는 경부척수 손상으로 사지마비 등 상해를 입게 되었다.

2. 심리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국민건강보험법(이하 법이라 함)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때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손해배상 산정 때 과실상계를 한 다음 공단이 부담한 비용 전액을 공제하는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이 타당한지 여부이다.

가. 원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23. 선고 2017나60279 판결)

피고가 오토바이의 운행자로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고 피해자의 과실을 20%로 판단 전체 치료비에서 먼저 과실 상계를 한 뒤 국민건강보헙공단(이하 공단이라 함)이 부담한 보험급여비용 전액을 공제하여 원고의 손해액을 산정하였다.

나. 대법원
1)
종래 대법원은 공단이 불법행위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기왕치료비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할 때 그 범위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공단이 부담한 보험급여 비용전액이고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액만큼 감축되고 피해자의 과실이 있으면 기왕 치료비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먼저 전체 기왕 치료비에서 과실상계를 한 다음 공단 부담금 전액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여 왔다.

이것이 소위 과실상계후 공제 방식인데 그것은 피해자에게 불리하고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2)
한편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앞서의 여러 판례와, 제기된 문제를 검토하여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였는데 그 근거와 필요성은 다음과 같다.

(1)
공단의 대위를 인정한 법 제58조의 문언과 입법취지, 국민건강보험제도의 목적과 사회보장적 성격, 불법행위가 없었을 경우 보험급여 수급권자가 누릴 수 있는 법적 지위와의 균형이나 이익형량 보험급여 수급권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단이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기왕 치료비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하는 경우 그 대위 범위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한 공단부담금 전액이 아니라 그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되고 나머지 금액 즉 공단 부담금 중 피해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대위할 수 없으며 이는 공단이 최종적으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2)
법 제58조 제1항은 공단이 대위할 수 있는 손해배상채권의 한도를 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범위를 특정하지 않는 점, 이 사건과 같이 과실상계 등의 사유로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제한되는 경우 공단이 보험급여 시 부담한 비용전액에 대하여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거나 그에 해당하는 보험급여를 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도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 제58조의 문언만으로 공단이 대위할 수 있는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3)
공단이 수급권자를 대위할 수 있는 손해배상 채권액이나 향후 보험급여 시 부담하지 않을 수 있는 금액을 공단이 부담한 비용 전액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어서 입법의 취지, 목적, 수급권의 성격, 형평의 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있는 점, 피해자의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권리는 근대 민법의 원리인 과실책임주의에 근거한 것인 반면 건강보험급여 수급권은 사회보장 성격을 갖고 있어 그 법적 성격은 다르지만 양자가 수급권자의 손해를 전보하는 점에서 공통의 기능을 갖고 있어 보험급여를 받은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음으로써 이중의 이익을 얻거나 피해자가 보험급여를 받음으로써 제3자가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상호조정 규정 인점, 불법행위가 없었을 경우 수급권자가 누릴 수 있는 보험급여 이익과 그에 따른 법적 지위와의 균형이나 수급권자와 공단 사이의 형평을 고려하여 공단의 대위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4)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경우 그 손해발생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기왕치료비와 관련한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액은 전체 기왕치료비 손해액에서 먼저 공단부담금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5)
보험급여 수급권이 재산권으로서 보험료의 대가적인 성질과 사회보험의 성격을 함께 지닌 점,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이 피해자에게 가장 불리한 점 등을 고려하여 기존의 과실상계후 공제 방식에 섰던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다50149 판결 등을 변경하였다.

3. 결론
1)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은 공단의 구상권의 대위 범위와 관련하여 기존의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의 문제점 등을 법문의 규정 입법의 취지, 목적, 사회보장기능 등을 고려하여 분석한 다음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의 타당성을 밝히고 전원합의체 방식으로 기존의 판례를 변경함과 아울러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이다.

2)
대법원은 이러한 논리적 전제 아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복지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사업주를 포함한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대위에 관하여서도 이 사건 판례를 원용하여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수급권자의 사업주를 포함한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는 경우 대위권의 범위와 관련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에서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전환하여 통일성을 꾀하고 있다.


다수의견은 신청기간을 제척기간

강행규정으로 판단


보험급여 받은 피해자가

가해자 상대 손해배상 청구할 때는
공단 부담금 공제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


Ⅱ. 육아휴직급여 청구행사 기간(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두47264 전원합의체 판결)
1. 사실관계

원고는 A회사에 근무하던 중 2014년 10월 자녀를 출산하여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육아휴직을 하였고 2017년 7월 피고에게 위 휴직기간에 대한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고용보험법이 정한 육아휴직 종료일로부터 12개월을 지나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였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하였다.

2. 심리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육아휴직 급여신청을 규정하고 있는 고용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70조 제2항이 강행규정인지 훈시규정인지에 관한 것이다.

1) 원심(서울고등법원 2018. 5. 23. 선고 2017누80815 판결)

원심은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에 관하여 법107조에 별도 3년의 소멸시효 규정이 있으므로 그 시효기간 내라면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고 육아휴직 급여 기간을 정한 이 사건 조항은 조기 신청을 촉구하는 의미의 훈시규정으로 보아 이 사건 거부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육아휴직 신청과 관련된 법 제70조 제2항의 성격에 대하여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으로 나뉘었고 강행규정으로 본 다수의견에 따라 원심을 파기 환송하였다. 다수의견은 법 제70조 제2항은 신청기간을 정한 추상적 권리행사에 관한 제척기간으로, 육아휴직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한 강행규정으로, 법 제107조 제1항은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으로 보았다. 또한 사회보장급여권의 특수성과 그 권리행사 기간에 관한 입법유형을 검토한 후 법해석학적 측면에서 법문이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이 사건 조항은 법률의 규정이므로 그 법적 성질은 법률 자체의 해석에서 도출되어야 하는 것이며 하위 법령의 규정 내용에 따라 이 사건 조항의 법적 성질이 변경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한다. 그에 반하여 소수의견은 법 제70조 제2항은 육아휴직의 부여와 육아휴직급여 지급이 이원화되어 있는 현재의 체계상 수급권자가 직업안정기관의 장에 대하여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지 아니하면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환기시키고 생계 지원이라는 제도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신청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의 절차적 규정이므로 법 제70조 제2항은 훈시규정이고 육아휴직 급여청구권은 법 제107조 제1항에서 정한 기간이 경과한 때 시효로 소멸한다고 보았다. 그 논거는 육아휴직급여의 신청 기간을 정하지만 그 기간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명시하지 아니하고 있고 그 기간 경과의 효력에 관하여도 규정하지 않고 있다. 기간 규정은 통상적으로 그 기간 내에 권리행사를 할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취지로 마련되는데 당사자가 그 기대 또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불이익한 효과를 부여하려면 당사자가 그 규정 내용을 통해 권리행사 기간을 사전에 명확하게 예측하고 규정 내용에 관한 혼란의 여지가 없어야 하며 그 기간의 설정이 권리행사에 합당한 것을 전제로 한다. 권리 소멸 등 불이익의 정도가 클수록 위 전제는 더욱 엄격히 보아야 한다. 이 사건과 같이 사인의 행정청에 대한 공법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기간을 정한 규정의 경우 명시적 묵시적인 정함이 없음에도 제척기간으로 해석한다면 당사자는 자신이 보유하던 실체적 권리가 기간 경과로 소멸하여 권리를 부정당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필요가 수익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법리(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4두39012 판결)도 적용된다고 보았다. 법 제107조 제1항은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 사건 조항과 위 소멸시효 규정이 모순 없이 조화롭게 해석할 수 있다.

3. 평석

법해석학적인 입장에서 법문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은 적용 시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나 법 제70조 제2항이 그 법문 자체만으로 당연히 제척기간으로 보기 어렵다. 육아휴직급여가 궁극적으로는 금전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제107조 제1항이 명시적으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일반 민사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10년보다 현저히 짧을 뿐만 아니라 공법상의 일반적 청구권이나 일반 상사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기간인 5년 보다도 짧은 점을 고려하면 수급권의 행사를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행사하게 하여 법률관계를 조속히 종료시켜려는 국가의 재정적 측면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법 제70조 제2항을 훈시규정으로 보는 경우 법 제107조 제1항의 소멸시효 규정과 함께 조화롭게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더구나 대법원은 이 사건 육아휴직급여 부지급 등 거부처분 취소와 앞서 살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은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치료비 구상관련 사건을 2021년 3월 18일 같은 날 전원합의체 판결방식으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을 하였다. 위 사건들은 모두가 사회법 영역의 사건으로서 각 판시에 각 해당 권리가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사법상의 청구권과는 다르고 사법상의 그것과의 상호조정 필요성도 언급되어 지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대법원이 같은 날 같은 사회법 분야 사건을 전원합의체 판결을 하는 마당에 이 사건 법 제70조 제2항을 법문의 형식적인 해석보다는 사회보장 분야에서의 법의 합목적성을 고려하여 소수 의견과 같이 훈시규정으로 해석하였으면 비록 위의 두 사건이 사회법 분야의 동일한 사건은 아니지만 대법관 전원이 같은 날 합의체 형식으로 판결을 함에 있어 보다 넓은 의미에서 일관성이 유지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장경찬 변호사(사회복지사 1급·법학박사)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