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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방지법’ 시행… 민·관 합동사업 일부 백지화 우려

민간사업자, 공공기관 상대 소송전으로 확산 가능성도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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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이후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개정 도시개발법'이 22일부터 시행되면서 이미 추진 중이던 민·관 합동사업 가운데 일부가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미 막대한 금액을 들여 개발사업을 추진해 온 민간 사업자들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이라고도 불리는 개정 도시개발법은 △민간의 개발이익 환수 강화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 전반의 공공성 강화 △도시개발사업 관리·감독 및 지원 강화 등을 담고 있다.

 

개정법은 기존법에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참여자의 이익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고, 사업추진 과정도 투명하지 못해 민간참여자가 과도한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마련됐다.

 
법과 함께 시행되는 시행령은 민·관 공동 도시개발사업의 절차 및 방법을 규정하고 민간 참여자 공모 때 평가계획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런데 개정법 부칙이 법 시행 전부터 추진된 개발사업에도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해 건설업계 등에서는 이미 진행되던 민·관 합동사업 중 일부가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는 시행령에서 민·관합동개발사업이 '사업계획 수립→민간참여자 공모→참여계획서 평가→우선협상대상자 선정→협약체결(지정권자 승인 및 국토부장관 보고)→법인설립'이라는 세부적인 사업 절차를 따르도록 규정했다.

 

민간개발 이익 환수
도시개발사업 관리 감독 등 강화

법 시행 전 추진된 개발사업에도
소급 적용할 수 있어

   

문제는 개정법 부칙 제2조에서 개정법과 시행령 규정을 적용하는 기준을 '개정안 시행 이후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는 경우'라고 지정한 것이다. 개정법과 시행령이 마련되기 이전에 이미 민간참여자 공모를 마쳤거나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민·관 합동 개발 사업도 22일까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개정법 규정을 적용받아 민간 참여자 공모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것이다.


당장 시흥시의 미래형 첨단 자동차 클러스터(V-city) 개발 사업 등을 비롯해 전국 20여 곳의 사업은 실무에서 혼란을 빚고 있다. 시흥시의 V-city 사업은 2017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한 상태다. 시흥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민간사업자를 재공모하라는 방침이어서 시에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거나 SPC를 설립하고, 토지를 수용한 사업장도 있다.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사업자들을 구제할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자 간 소송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건설 전문 변호사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사업을 계획해야 이윤이 크게 남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투자를 해가며 민·관 합동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이라며 "또 기존에는 사업 절차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국토부가 민간 참여자부터 재공모하라고 하면 지자체나 공공기관을 상대로 행정소송과 손해배상소송을 내고 다툴 수 있는 여지가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국토부가) 시행령에서 인정한 공모절차 이외에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사업계획 절차에서 용역을 맡기고,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200억 원 가까이 들인 사업자들도 있는데, 이들이 구제되지 못하면 결국 지자체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부칙으로 인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민간 참여자가 지위를 박탈당하고 재공모에 참여해야 할 경우 재산권 침해에 따른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동산 개발 전문 변호사는 "헌법 제13조 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해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며 "법적인 불확실성을 규제당국에서 명확히 했어야 하는데 지금의 부칙은 적용되는 폭이 넓어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칙에 관한 내용은 법률안의 내용이므로, 민원이 들어와도 법률 개정 말고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문제가 되는 사업장은) 전체 600여개의 사업 중 몇 개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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