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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원부의 대항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동향

리걸에듀

[2022.06.03]



신탁법 제4조 제1항(구 신탁법 제3조 제1항)은 신탁재산이 공시방법을 갖춘 경우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부동산등기법 제81조 제1항 및 제3항에 따라 부동산등기의 일부로 보는 신탁원부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대항력이 인정되는지에 대하여는 논란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특히 2012년 신탁법 개정으로 법조항의 문언이 바뀌어 신탁원부의 대항력 인정 여부 및 범위를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었고, 대법원 판례의 입장에 대해서도 해석이 대립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신탁원부의 대항력을 인정하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 300101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1. 신탁원부의 대항력에 대한 종전 판례의 동향

가. 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신탁법(이하 ‘구 신탁법’) 당시 대법원의 태도

대법원 1975. 12. 23. 선고 74다736 판결은 수탁자가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전세권 소멸에 의한 전세금반환채권 행사의 상대방이 문제된 사안에서, 신탁원부에 신탁기간의 만료 및 기타 사유로 인하여 신탁이 종료할 때에는 신탁재산은 신탁원본 수익자에게 귀속하며 신탁재산에 부대하는 채무는 수익자가 변제하여야 한다는 요지의 신탁조항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에 비추어, 전세권 소멸에 의한 전세금반환채권 행사의 상대방은 수익자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2다12512 판결은 신탁원부에 신탁재산인 부동산의 임대로 인하여 발생한 보증금반환채무가 신탁종료시 위탁자에게 귀속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면 위탁자는 이로써 임차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에서, 위탁자와 수탁자가 공동임대인으로 원고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아직 피고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 및 신탁등기가 마쳐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탁원부의 내용으로써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2다13590 판결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 관리비를 수탁자가 부담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등기의 일부로 인정되는 신탁원부에 신탁부동산에 대한 관리비 납부의무를 위탁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면 수탁자는 이로써 구 신탁법 제3조에 따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상과 같이, 구 신탁법 하에서 대법원은 신탁원부의 대항력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나. 2011년 전부 개정된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된 후의 것, 2012. 7. 26. 시행, 이하 ‘현행 신탁법’)의 시행 후 대법원의 태도

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7다273984 판결은 위탁자의 구분소유권에 관하여 신탁을 원인으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가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재산의 처분으로 제3취득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고 신탁등기는 말소됨으로써 위탁자의 구분소유권이 수탁자, 제3취득자 앞으로 순차로 이전된 사안에서, “등기의 일부로 인정되는 신탁원부에 신탁부동산에 대한 관리비 납부의무를 위탁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제3취득자는 이와 상관없이 종전 구분소유권자들의 소유기간 동안 발생한 공용부분 체납관리비채무를 인수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대법원 2017다273984 판결에 대하여는, 종전 구 신탁법 하에서의 대법원 입장과 달리 신탁원부의 대항력을 부정한 것이라는 견해, 위 대법원 판결은 집합건물 공용부분 관리비의 특수성과 공익성에 비추어 수탁자가 신탁원부의 내용에 불구하고 관리비채무를 부담한다는 취지의 판시일 뿐 신탁원부의 대항력에 관하여는 아무런 판단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신탁원부의 대항력을 부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가 대립되는 등 논란이 있었습니다.



2. 신탁원부의 대항력을 인정하는 취지의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 300101 판결의 선고 및 의의

가. 사안의 개요

신탁계약상 위탁자는 수탁자의 사전 승낙을 받아 위탁자의 명의로 신탁부동산을 임대하도록 정하고 있었고, 이러한 신탁계약의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었습니다. 우선수익자는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위탁자의 임대차계약 체결에 동의하되, 수탁자는 보증금 반환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습니다.


신탁부동산의 임차인인 피고는 위탁자와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신탁부동산을 인도받아 거주하면서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한편 원고는 공매절차에서 신탁부동산을 취득하였고, 피고에 대하여 신탁부동산의 명도를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나. 대상판결의 판단

대법원은 신탁계약에서 수탁자의 사전 승낙 아래 위탁자 명의로 신탁부동산을 임대하도록 약정하였으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는 위탁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약정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었으므로 임차인에게도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신탁원부의 대항력이 인정됨을 전제로, 신탁계약 이후에 위탁자로부터 임차한 피고는 임대인인 위탁자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 뿐 수탁자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나아가 수탁자가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임대인의 지위에 있지 아니한 이상 그로부터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아,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다. 대상판결의 의의

대법원은 과거 신탁원부의 대항력을 폭넓게 인정하는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위와 같은 판결들은 구 신탁법 하에서 내려진 것이었고, 현행 신탁법이 시행된 이후의 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7다273984 판결은 신탁원부의 대항력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했고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려진 대상판결은 현행 신탁법 하에서 신탁원부의 대항력을 명시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신탁원부의 대항력에 관한 논란을 상당 부분 해소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앞으로도 신탁과 거래하는 당사자나 신탁부동산에 관한 이해관계자들은 부동산등기의 일부인 신탁원부의 주요한 내용을 반드시 사전에 확인한 후에 법률행위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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