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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선거법령의 개정 작업이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이다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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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선거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는 주춧돌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정한 선거가 실시되도록 힘을 기우려야 할 터인데, 안타깝게도 2020년 4·15 총선과 올 해 3·9 대선에서 매우 부실하게 선거관리를 하였다. 이에 더하여 각종 부정 의혹마저 제기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중립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할 선관위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 국민으로부터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소리마저 들린다. 우리나라의 선거관리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수준에 올라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허술하고 의혹마저 짙은 지경에 빠져 있다니 참으로 실망스럽다. 곧 다가올 6·1 지방선거, 그 뒤를 이을 각종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새 정부는 공직선거법, 선거관리위원회법과 그 시행령 등 선거법령의 개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서두르기 바란다. 개정 작업에 일조하기 위하여 반드시 개정하여야 할 사항 몇 가지를 든다.


1.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편

3·9 대선은 중앙선관위의 위원 9명 중 2명 공석인 채 7명 위원에 의해 관리되었다. 대통령이 퇴임한 상임위원의 후임 임명을 미루고, 야당 추천 후보의 임명을 거부하여 공석이 생긴 것이다. 대선을 관리한 7인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였다는 평을 다시 받지 않도록 중앙선관위의 구성을 개편하자.

현재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에 각 3인씩의 중앙선관위원 임명 또는 선출권, 지명권이 부여되어 있다. 이 중 대통령과 국회는 현직 각료, 현직 의원이 아닌 사람을 임명 또는 선출한다. 유독 대법원장만이 대법관 중에서 지명하여 두 직을 겸직시키고 있다. 대법관들은 본연의 직무 처리에도 손이 딸리는데, 선관위원 직을 더 떠안아 위원직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장도 대법관 아닌 사람을 위원으로 지명하여야 한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대법원장에 3명의 지명권을 부여한 자체의 타당성 여부이다. 대법원장에 위원 지명권을 부여한 것은 대법원이 사법부를 대표하는 기관이기 때문인데, 대법원이 유일의 사법기관은 아니므로 그 임명권을 다른 사법기관들과 나누도록 하여야 한다. 대법원, 헌법재판소, 대한변호사협회에 각 1명씩으로 임명권을 분산시키자는 말이다.

중앙선관위원장 자리를 오래 전부터 대법관직을 겸직하고 있는 위원 중 1인이 차지하였다. 겸직인 위원장이 선거관리를 총괄하지 못하므로 상임위원이 실제로 선거관리를 총괄하여 왔다. 위원장 대신 상임위원에게 총괄하도록 맡겨 놓은 것은 선거관리의 중요성은 의식하지 못한 일이다. 이번 대선은 상임위원이 공석인 채 치러졌는데, 사전투표 양일 비상임이란 이유로 위원장이 선관위에 출근조차 하지 않아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당하였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중대사인 선거관리는 전담 위원장으로 하여금 실제로 총괄하도록 하여야 한다.


2. 선거법원의 설치

현행 선거법은 선거소송의 관할을 대법원에 전속시켜 놓고 있다. 대법원이 단심으로 짧은 시일 내에 판결을 내리게 하려는 의도이다. 그런데 지난 총선 후 제기된 130여건의 선거소송을 대법원이 2년이 지나도록 단 1건도 판결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에 민사, 형사, 행정 등 각종 사건이 폭주하여 싸여있는데, 13인의 대법관으로는 선거소송의 심리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 뻔하다. 대법원에 단심으로 사실심리를 포함한 선거소송을 맡긴 것 자체가 무리였다.

선거소송을 이대로 대법원의 전속, 단심으로 맡겨서는 안 된다. 선거소송을 전담할 선거법원을 설치하여 선거법원으로 하여금 신속하게 사실심리를 마치고 판결을 내리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대법원은 법률심으로서의 기능만 담당하게 하여야 한다. 선거소송을 2심제로 바꾸자는 말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선거소송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길이다. 선거법원을 설치하고 있는 외국의 예로는 스웨덴, 브라질, 멕시코 등 몇몇을 들 수 있다. 선거법원의 설치는 개헌 없이 선거법령의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두 마디 보탠다. 첫째 선거소송의 상고심을 그대로 대법원에 맡기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이다. 선거소송의 특수성에 비추어 대법원보다 법률의 위헌 여부와 국가기관 간 분쟁을 다루는 헌법재판소에 맡기는 것이 옳지 않을까? 독일, 프랑스 등은 헌재에 맡기고 있다. 우리나라도 4·19 직후의 제2공화국헌법에서 선거소송을 헌재 관할로 정한 사례가 있다. 둘째 선거법원을 설치하고 선거법원이 선거 또는 당선무효판결을 선고하면 즉시 선출직 공무원의 자격을 정지되도록 하여야 한다. 법률심인 상고심에서 파기될 가능성이 적을 것이기도 하고, 공무원이 상고권을 남용하여 그 직을 상고심 판결 시까지 유지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래야 한다. 그렇게 하면 상고 건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다.


3. 투·개표일의 선관위원의 직무

투·개표일에는 선관위원 전원이 늦어도 투·개표 시작 1시간 전에 투·개표장에 나와 투·개표의 원만한 진행에 차질이 없는지를 점검하여야 한다. 점검할 사항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상세하게 ①, ②, ③, ④, ⑤ …으로 정하여 놓고 선관위원들에게 일일이 점검하도록 하고, 점검한 내용을 기록하여 선관위에 보고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투·개표 시작부터 종료 시까지 2명 이상의 선관위원이 교대로 투·개표장을 지키고, 직원, 참관인, 방청인들의 질의나 항의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처리하여야 하며, 그 내용을 기록하여 산관위에 보고하도록 하여야 한다.


4. 투표소의 점검, 투표함의 보관

각 선관위는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장인 투표소의 점검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출입구에 반드시 CCTV를 설치하여 몇 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가하였는지를 확인하고, 직원이 유권자에게 교부한 투표용지의 수와도 대조하여 투표 종료 후 지체 없이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의 수를 공표하도록 하여야 한다. 투표장에 입장한 유권자 수보다 개표 시 투표함에서 들어 있는 투표지가 더 많은 투표소가 여럿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각 선관위는 투표가 종료된 후 투표함에 봉인 절차를 마치고 개표장으로 옮기기까지 그 보관 상태를 반드시 CCTV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5. QR 코드의 사용 금지

사전투표용지에는 일련번호 등의 기입을 위하여 막대 모양의 바코드를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선거법 제151조 제6항). 바코드에는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데, 선거법은 여기에 선거명, 선거구명, 관할선관위원회명 및 일련번호, 이렇게 네 가지 정보만을 입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이외의 정보를 입력하는 것은 위법이다.

산업의 고도화로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져 바코드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QR코드가 등장하였다. 사각형 안에 숫자와 부호 등을 채워 놓은 코드로 여기에는 바코드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이에 더하여 담겨 있는 정보를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담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바코드가 아닌 QR 코드를 제2의 바코드라면서 사전투표용지에 사용하고 있다. 유권자가 모르는 정보를 숨겨 놓았다는 의심, QR 코드의 활용 기능을 통한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바코드와 QR코드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것이다. 농업, 임엄, 어업, 광업 등과 같은 1차 산업과 경공업, 중공업 등과 같은 2차 산업이 질적으로 전혀 다른 것임에 비유할 수 있다. QR 코드의 사용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 행위이다.

위법행위라는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선관위가 QR코드의 계속 사용을 고집하고 있으므로 시행령에 선거법 제151조 제6항에서 말하는 바코드의 정의를 상세하게 규정하고 QR코드의 사용을 절대 금지한다고 명시하여 놓을 필요가 있다.


6. 재·보궐선거 비용의 원인 제공자에 대한 부과

선출직 공직자의 결원을 보충하기 위하여 1년에 두 차례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이에는 많은 수고와 비용이 소요된다. 비용으로 말하면 지난 해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570억원, 267억원이란 거액이 소요되었다. 재·보궐선거를 실시하는 경우로는 선출직 공직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임기 중 다른 공직에 출마하려는 경우는 그를 선출하여준 유권자들을 배신한 것이다. 원인을 제공한 공직자, 아울러 그를 공천한 정당에 재·보권선거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분담하게 하여야 한다.


맺는말

위 여러 가지 사항 중 헌법과 법률의 개정에 의할 것은 여야가 속히 숙의하여 개정하고, 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의 개정에 의하면 될 사항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준비해 새 정부 출범 후 즉시 개정하여 오는 6·1 지방선거에서부터 적용하기 바란다.


김교창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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