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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준비없이 고강도 개혁정책 강행… 중도 좌초 속출

文정부 사법분야 공약이행률 53% 분석

미국변호사

임기만료를 한달여 앞둔 문재인정부가 대선과정에서 약속했던 사법분야 공약 가운데 절반 정도인 53.2%를 이행한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공약 이행의 결과나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와 여당은 국회 의석의 과반수를 훌쩍 넘는 180석에 가까운 절대적인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개혁정책과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급격한 개혁을 추진한 탓에 상당수 사법 관련 정책이 중도에 좌초되거나 부작용이 속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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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남은 文정부, 사법 공약 이행률 53% =
본보는 대통령선거 공약집을 기준으로 문재인정부의 사법분야 공약<표>을 추려 이행률을 분석했다. 방식은 지방자치단체 공약관리 규정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평가지표 등을 참고했다.

문재인캠프가 2017년 4월 28일 발간한 제19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은 △4대 비전 △12대 약속 △201개 공약 △888개 세부공약으로 구성됐다. 본보는 이 가운데 수사·재판·조정 등 사법제도와 관련이 있는 세부공약들을 추출해 공약 89개의 이행정도를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법제도 개선안, 수사기관 관련, 피해자 보호 또는 분쟁해결 관련, 양형·처분·조정 관련 제도 개선안 등으로 문재인캠프 전체 대선 공약 가운데 사법분야 공약은 10% 정도였다.


공약1호는 ‘적폐청산’

진상규명 등 후속조치 제시 


이행도는 '0~3점'으로 평가해 백분율로 환산했다. 이행목표를 달성한 경우에는 3점으로, 정부와 여당이 추진 또는 의견수렴을 했지만 결과물이 나타나지 않아 미진한 경우에는 2점으로, 추진의지를 보이지 않았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큰 경우에는 1점으로, 포기 선언을 했거나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는 0점으로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한 달가량 남은 점을 감안해 공약이행이 장기간 지체되고 있더라도 임기 중 추진의지를 보였다면 2점(통계에 66% 이행된 것으로 반영)을 부여했기 때문에, 임기 종료 후 실제 이행률은 더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공약에는 목표와 수단, 정책과 법안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사법 제도 관련성을 넓게 봤다. 다만 입법안은 사법제도와 거리가 멀면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 개헌 공약은 헌법의 중요성을 감안해 포함했다. 교육분야 공약 가운데는 로스쿨 관련 공약만 포함했고, 주거 분야 공약이더라도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강화 등 사법제도에 영향을 미치는 공약은 일부 포함했다.


‘특조위’ 대신

부처 주도의 적폐청산으로 공약변경 


◇ 5년 내내 적폐청산·불도저식 권력기관 개혁 =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임기 전반 강도 높은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을 추진한 뒤 임기 후반 민생정책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2017년 5월 10일 출범했다. 하지만 불도저식 개혁안 추진으로 잇따라 내·외부 반발에 부딪히면서 다수의 개혁안이 좌초되기도 했다.

예컨대 문재인정부는 '촛불혁명의 완성으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1번 비전으로, '부정부패 없는, 공정한, 민주인권 강국'을 1~3호 약속으로 삼아 전면에 내세웠다. 큰 방향성을 뒷받침하는 문재인정부의 1호 공약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적폐 청산'이며, 액션플랜에 해당하는 세부공약으로는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 설치 △특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및 보충 수사 △부정축재 재산 국가귀속 등 후속조치 등을 제시했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웠고,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와 집단소송제 도입 등도 공약해 권력기관 개혁과 사법제도의 민주화를 목표로 한 정책을 다수 추진했다.

 

공직자 비리·코드인사 겹치면서 

 ‘내로남불’ 정부로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 특조위 대신 '적폐청산TF' 설치를 추진해 정부부처 주도 적폐청산을 하는 내용으로 공약을 변경했다.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에 연루된 박영수 특검의 사퇴 이후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국정농단 재판 일부는 사실상 멈춰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법조계의 평가는 갈린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적폐청산만 하다 끝난 정부로 평가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문재인정부를 적폐로 규정하는 새 정부가 출범했다. 핑퐁게임에 휘말린 국민만 허탈해졌다"고 말했다. 

 

N번방 사건 계기로 

여성·성범죄 관련 공약은 성과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문재인정부는 '공정과 정의'를 자처했지만 자신들만 정의롭다는 독선으로 비쳤고, 공직자 비리와 코드 인사 논란이 겹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가장 많이 받은 정부"라며 "새 정부가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공직자 윤리 강화와 공정한 인사에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로스쿨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등 예상치 못한 변수와 함께 권력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으려는 시도를 다수 했다는 점은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검찰제외 권력기관 

개혁공약 포기·지체 많아


◇ 개헌 불발… 국민참여재판 확대 지체 = 다만 문재인정부는 지난 5년간 거대 여당의 지원을 바탕으로 법 개정이 필요한 공약을 상당수 이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임기 중 'N번방' 사건이 터지면서, 민생·여성·성범죄 관련 공약 이행에 추진력을 얻었다.

반면 법무·검찰을 제외한 권력기관 관련 개혁 공약은 포기하거나 지체 중인 것이 많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검찰의 반발이 거세지자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공약을 포기한 것이 단적인 예다. 국선전담 변호인 제도를 확대 개편해 독립적 형사공공변호기구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기관 간 이해관계 조율에 실패해 표류 중이다.

문 대통령은 또 공약 이행을 위해 2018년 3월 개헌안을 제20대 국회에 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한 제21대 국회에서도 개헌안 추진은 지지부진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국민참여재판 확대를 겨냥해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법원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로 명시했다. 하지만 개헌안이 불발되면서 국민참여재판 공약 이행도 요원해졌다.

 

‘참여재판 확대’ 개헌안도 

의결정족수 미달로 불발 

 

다만 시세조종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시효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은 2018년 3월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기에 이행됐다. 스토킹 처벌 강화 등의 공약은 지난해 10월 관련 제정법이 시행되면서 지켜졌다. 반면 젠더폭력 피해자 지원 강화 공약은 법무부와 여성가족부가 다수 위원회를 설치하고 개선안을 추진했지만 역할이 중복되는 성범죄 피해자 지원 제도가 난립해 성과가 미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문재인정부는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 항목에서 11번 공약인 '교육 공정성 상향 및 교육계층 사다리 복원'의 4번째 액션플랜으로 '로스쿨제도 공정성 강화'를 공약해 공정한 법조인 양성 제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서는 공약 이행이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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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박선정 기자   strong·sjpark@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