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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보호 위해 '바르나후스' 모델 도입해야"

한국여성변호사회, '미성년 피해자 영상진술 특례조항 위헌 결정 이후 대응방안'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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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지난 해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이 수록된 영상물을 조사과정에 동석했던 신뢰관계인의 인정만으로 재판에서 곧바로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결정(2018헌바524)을 내린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미성년 피해자들이 피해 경험을 반복 진술하거나 반대신문 과정에서 겪을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노르웨이의 '바르나후스(아동의 집)'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바르나후스 모델은 성적 또는 신체적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에게 필요한 사법·복지·보건 등 모든 서비스를 아동 친화적인 환경을 갖춘 하나의 장소에서 제공하는 제도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는 17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미성년 피해자 영상진술 특례조항 위헌결정 이후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헌재는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이 수록된 영상물을 증거로 할 수 있도록 한 성폭력처벌법 제30조 6항에 대해 재판관 6(위헌)대 3(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가 이 규정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은 결정 직후부터 법정에 출석해 진술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헌재 결정 이후 보완 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실무적 대응 방안을 살피기 위해 마련됐다.


신수경(39·사법연수원 44기) 여성변회 아동청소년지원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미성년 피해자 영상진술 특례조항 위헌결정 이후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헌재의 단순 위헌 결정 이후로 미성년 성폭력 사건 등에서 피해자 보호 공백이 생기고 있다"며 "미성년 피해자 보호와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조화롭게 보장되는 방안을 검토해 입법 공백상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는 대안으로 성적·신체적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에게 모든 서비스를 한 장소에서 제공하는 바르나후스 모델을 형사소송법에 도입하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 피해자 등에 대해 상담, 의료, 법률, 수사 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진술녹화를 실시해 노르웨이의 바르나후스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피해자 보호 관점과 효과적 조사 측면에서 본다면 해바라기센터에서 영상녹화조사를 진행하고, 참관 역시 진술 녹화실 옆에 있는 모니터실에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입법이 제안돼야 한다"며 "△수사단계에서 피의자의 반대 신문권 등의 보장을 전제로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특례 규정 △피의자 청구로 진행된 증거보전절차의 경우 본안 재판에서의 미성년 피해자의 재소환을 제한하는 규정 △미성년 피해자가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육체적 충격으로 법정 진술이 불가능한 경우 등을 진술불능 요건으로 둬 진술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특례 규정 △성적 이력을 묻는 등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인격권이나 명예를 심각히 침해하는 신문을 제한하는 규정 등이 마련된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수진(46·37기) 여성변회 아동청소년지원특위 부위원장은 '증인신문사례'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미성년자가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도 증언 이후 겪을 정신적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미성년자를 증인 신문할 때는 위협이 되거나 모욕적인 신문을 삼가고 증인이 안정적으로 진술할 수 있도록 비공개 심리, 피고인과의 대면 기회 차단, 신뢰관계인 동석 등 증인 지원 절차를 적극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문지선(45·34기)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은 "피해아동의 피해경험 진술은 사건 초기에 아동 친화적인 장소에서 훈련된 전문가가 아동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도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후 피해아동이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 피해 경험을 다시 진술해야 할 위험을 줄여 회복의 과정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미화 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경정은 "수사관 교육 등을 통해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피해자들을 촘촘히 보호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증거보전절차를 적극 활용하고, 이외에도 피해자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절차를 활용해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했다.


임수희(52·32기) 수원지법 안산지원 부장판사는 "반대신문권이 헌법상 권리로 보장되는 미국도 아동 피해자 사건은 대부분 플리바게닝 단계에서 끝나 실제로 아동 피해자가 법정에 서는 경우는 드물고 연방 형법에 그루밍 관련 범죄를 규정해 종신형 등 중형으로 다루는 등 아동 성범죄를 매우 중하게 처벌하는 법제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 정부 또한 피고인의 형사절차상의 권리와 아동 피해자의 보호 의무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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