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세종

NFT와 저작권 - 디지털 아트를 중심으로

미국변호사

[2022.02.08.]



1. NFT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는 가치가 모두 동일하므로 대체가 가능한 토큰(Fungible Token)이다. 반면, 각각의 토큰이 고유의 정보를 가지고 있어 다른 토큰과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토큰도 있다. 바로 NFT(Non-Fungible Token)이다.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 디지털 자산의 NFT를 생성한다고 하면 디지털 자산 자체가 ‘온체인(On-Chain)’, 즉 블록체인상에 기록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자산은 다른 디지털 공간에 저장되고, 그 디지털 자산에 연결해주는 링크 정보가 NFT에 기록된다. NFT에 존재하는 이 링크를 클릭하면 누구든지 원본에 해당하는 디지털 자산을 찾을 수 있다.


링크 정보만이 NFT에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메타데이터’라고 불리는 디지털 자산에 관한 각종 정보도 NFT에 기록된다. 오픈씨(OpenSea)는 디지털 아트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자산이 거래되는 대표적인 플랫폼인데, 오픈씨에서는 디지털 아트의 NFT를 생성할 때 제작연도, 디멘션, 에디션 개수, 콜라보레이션 여부 등 해당 작품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기입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이 바로 ‘메타데이터’에 해당한다.


디지털 자산의 NFT를 생성하는 것을 ‘민팅(Minting)’이라고 한다. 민팅이 이루어지면 링크 정보, 메타데이터, 민팅을 한 사람, 민팅 일시 등이 NFT에 기록되고, 그 이후 거래가 발생하면 그 거래 정보(매도인, 매수인, 매매 일시, 매매 금액 등)도 NFT에 기록된다.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정보는 위·변조가 불가능하므로 이들 정보는 매우 신뢰할 수 있다. NFT를 디지털 인증서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 NFT가 주목받는 이유는?

NFT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NFT가 가장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미술 분야를 예로 들어 보자. 디지털 아트는 JPG 등의 디지털 파일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러한 파일은 너무도 쉽게 복제가 가능하다. 그리고 디지털 파일의 특성상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복제본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NFT의 출현 전에는 디지털 아트를 가치 있는 자산으로서 소장한다는 것을 상정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NFT를 통해 디지털 아트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쉽고 명확히 알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디지털 아트를 가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실물로 존재하는 미술 작품의 경우, 그 작품을 직접 감상할 때와 사진 등의 복제물을 감상할 때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모나리자를 보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까지 가는 이유이다. 반면, 디지털 아트는 NFT가 생성된 작품이든 그렇지 않은 작품이든 감상에 있어 아무런 차이가 없다. NFT가 생성된 디지털 아트의 경우 디지털 세계에서 자신의 작품임을 명확히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 실물 미술 작품을 소장할 때 갖는 감상의 이익을 대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NFT가 디지털 아트의 감상의 측면에서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NFT 디지털 아트는 감상의 대상으로서의 성격보다는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NFT는 위·변조가 불가능하여 매우 안정적이지만 디지털 아트 자체가 ‘온체인’되는 것은 아니므로 디지털 아트 원본이 저장된 디지털 공간이 해킹되거나 파손되어 그 원본이 사라질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특정 서버에 저장되어 있다면 그러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파일을 분산하여 저장하고 공유하는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를 이용하는 경우 그러한 위험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3. 디지털 아트를 민팅할 수 있는 사람은?

민팅 그 자체로는 디지털 아트의 복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링크 정보, 메타데이터 등의 정보만이 NFT에 기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팅을 하기 위해 오픈씨와 같은 거래 플랫폼에 디지털 아트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디지털 아트의 복제가 일어난다. 그러므로 디지털 아트를 민팅할 수 있는 주체는 기본적으로 저작권자이다. 작가가 디지털 아트를 창작하여 민팅을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작가는 창작과 동시에 저작권을 취득하기 때문이다(저작권법 제10조 제2항).


그런데 기존에 존재하던 미술 작품을 NFT로 만드는 경우에는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어느 콜렉터가 작가로부터 실물 미술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 소유권은 콜렉터에게 이전되지만 저작권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작가에게 남게 된다. 소유권과 저작권이 분리되는 것인데,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약 콜렉터가 작가의 동의 없이 실물 미술 작품을 촬영한 이미지의 NFT를 생성하면 어떻게 될까? 콜렉터의 복제 행위는 복제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 업체가 소장자의 허락 아래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의 NFT를 생성하여 경매하려고 하자 환기재단 등 저작권자가 문제를 제기한 사례가 있었다.



4. NFT 디지털 아트의 소장자는 전시회를 열 수 있을까?

실물 미술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느 콜렉터가 NFT 디지털 아트를 구매하면 콜렉터는 소유권을 가지게 될 뿐이고, 저작권은 그대로 저작권자에게 남게 된다. 그러므로 NFT 디지털 아트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거나, 카카오톡 프로필 화면으로 사용하는 등의 행위를 하려면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저작권자로부터 복제권, 전송권 등을 양도받거나, 복제, 전송 등에 관한 이용허락을 받아야 한다.


NFT 디지털 아트는 대부분 오픈씨와 같은 거래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진다. 저작권자와 거래 플랫폼 간에 계약이 이루어지고, 거래 플랫폼과 콜렉터 간에 계약이 이루어지며, 이들 계약은 약관에 의해 체결된다. 결국 거래 플랫폼의 약관에서 저작권의 귀속과 저작물의 이용에 관하여 상세한 내용을 정하게 될 수밖에 없고, 실제 각 거래 플랫폼들이 저작권 관련 사항을 약관에서 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거래 플랫폼의 약관에서는 구매자에게 NFT 디지털 아트를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또는 공개 게시판 등에 게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약관에 근거해 구매자는 NFT 디지털 아트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거나, 카카오톡 프로필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각 거래 플랫폼의 약관의 내용이 표준화 되어갈지 아니면 개별화 되어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시에 관하여 별도의 약정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소장자가 미술 작품을 전시할 수 있을까? 작가 A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B는 미술관 C로부터 그림의 전시를 요청받고 이를 수락하였다. 그런데 작가 A가 전시권 침해를 주장하며 전시를 가로막는다면 B는 그림의 소유자임에도 그림을 전시조차 할 수 없는 불합리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작권법은 “미술저작물등의 원본의 소유자나 그의 동의를 얻은 자는 그 저작물을 원본에 의하여 전시할 수 있다. 다만, 가로·공원·건축물의 외벽 그 밖에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저작권법 제35조 제1항). B는 이 조항을 근거로 작가 A의 허락 없이도 미술관 C에서 그림을 전시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실물 미술 작품을 전제로 한 논의이다. 전시는 유형물을 일반인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진열하거나 게시하는 것을 말하므로 전시회에서 NFT 디지털 아트가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표시되는 것은 저작권법상 ‘전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대신 이는 일종의 상영으로서 저작권법상 ‘공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NFT 디지털 아트의 소유자라도 저작권자로부터 공연에 대한 허락을 받아야 전시회를 열 수 있다. 작품의 전시에 있어 NFT 디지털 아트의 소유자가 실물 미술 작품의 소유자에 비해 불리한 지위에 있는 것이다. 저작권법이 기술의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인데, 이러한 측면에서도 NFT 디지털 아트의 거래에 있어 전시, 공연을 비롯한 저작권 관련 사항을 명확하게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5. NFT 디지털 아트의 창작자의 수익은?

작가가 미술 작품을 판매한 후 그 작품이 다시 판매될 때 작가가 판매 수익의 일부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할 것인가에 관하여 논의가 있다. 이러한 권리는 ‘미술작품의 재판매 보상청구권’, ‘추급권(追及權)’, ‘추구권(resale royalty rihgt, droit de suite)’ 등으로 불리고 있다. 베른협약은 이러한 권리의 인정여부를 동맹국의 법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많은 거래 플랫폼에서 NFT 디지털 아트가 거래될 때마다 민팅을 한 사람에게 판매가의 일정 비율을 제공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NFT 디지털 아트 시장에서 미술품 재판매 보상청구권이 사실상 도입된 것이다. 디지털 아트의 창작활동이 활성화되고, 이와 더불어 실물 미술 작품에 있어서도 미술품 재판매 보상청구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교선 대표변호사 (gspark@shinkim.com)

김우균 파트너변호사 (wgkim@shinkim.com)

문진구 파트너변호사 (jgmoon@shinkim.com)

종합법무관리솔루션

관련 법조인

카테고리 인기기사

기자가 쓴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