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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2조원 규모 풋옵션 분쟁 장기화 예고

2012년 글로벌 펀드 어피니티, 교보 주식 24% 매입

미국변호사

교보생명 주식 '풋옵션' 행사를 둘러싼 2조원대 분쟁이 국제중재재판소와 국내 법원을 오가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제중재재판소와 법원의 결정을 둘러싼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자 측이 2차 중재 신청(계약서와 중재판정 등에 근거한 새로운 중재)을 예고하면서 분쟁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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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조원대 풋옵션' 국제분쟁으로 =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는 2012년 8~9월 대우인터내셔날로부터 교보생명 주식 전체의 24%에 해당하는 492만주를 1조2000억원(주당 24만5000원)에 매수하고, 교보생명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시장가격에 관계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시점에 특정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주간계약(SHA)을 체결했다. 또 관련 분쟁은 국제상공회의소 국제중재법원(ICC Court) 중재규칙과 한국법에 따라 대한민국 서울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2015년 9월 30일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고, 기업공개가 완료되지 않으면 투자자가 서면으로 통지함으로써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약정했다.

 

이후 어피니티는 신 회장이 약속한 날짜를 넘겨 기업공개를 계속 미루자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서면통지하고, 주주간계약에 따른 공정시장가격(FMV)을 결정하기 위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선임했다. 신 회장 측이 자신을 위한 평가기관을 선임하지 않자 어피니티는 딜로이트가 산정한 가격인 2조122억원(주당 40만9912원)을 근거로 2019년 3월 ICC에 춧옵션이 유효하게 행사됐다는 선언 및 풋가격 지급명령을 구하는 중재를 신청했다.

 

중재에서는 △주주간계약상 풋옵션 조항의 한국법상 효력 및 유효 여부 △신 회장의 주주간계약 위반 여부 △양측이 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최선노력의무를 다했는지 여부 △일방 당사자가 평가기관을 선임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풋옵션 행사에 따라 구속력 있는 매매계약이 성립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됐다.

 

어피니티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신 회장은 법무법인 광장이 각각 대리하고 있다.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 안하면 풋옵션 행사 계약 

 

◇ ICC중재판정부 "풋옵션 유효" = 풋옵션 행사를 위한 FMV 결정 방법을 정한 계약 7.3조는 1)투자자와 최대주주가 공정시장가격(FMV) 결정을 위해 공신력 있는 법인·금융기관을 평가기관으로 각각 선임해야 하고, 2)풋옵션 행사통지 30일 이내에 각 평가기관들은 공정시장가격 결정에 관한 서면 보고서를 제공해야 하며, 3)양측 평가기관이 정한 공정시장가격 간 차액이 적은 경우 산술평균으로, 4)차액이 큰 경우 투자자측 평가기관이 3개 적격기관을 추려 최대주주에게 제공하되, 5)최대주주는 3개 적격기관 중 하나를 선정해야 하고, 10일 내에 정하지 않을 경우 선정권이 투자자 측에 넘어간다고 규정했다.

 

양측은 이같이 정해진 공정시장가격은 양측에 최종적으로 구속력이 있고 확정적이라고 합의했다. 다만 투자자에게는 평가기관의 (가격결정 관련) 서면보고서를 수령하고 5영업일 내에 최대주주에게 통지하는 방식으로 앞선 풋옵션 행사 통지를 철회할 권리도 부여했다. 하지만 일방이 평가법인을 선임하지 않은 경우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계약서에 없었다는 점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ICC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9월 "풋옵션이 유효했고, 유효하게 행사될 수 있으며, 유효하게 행사됐다"고 판정했다. 그러나 "주주간계약에 따라 유효한 가격이 산정되지 않았으므로 신 회장이 (현재) 어피니티의 주식을 매수할 의무는 없다"고 했다.

 
ICC 중재판정부는 "한국 대법원 판례와 계약 문항을 고려할 때 계약에 공백이 존재한다"며 "일방 당사자만이 평가보고서를 제출하고 상대방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해 제출하지 않은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규정을 두지 않았다. 평가기관이 선정되지 않은 경우 한쪽 당사자가 선정한 평가기관의 FMV 하나 만으로는 풋가격이 결정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이 평가기관을 선정할 의무를 위반한 점이 인정되지만 이는 선정이행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로 구제되어야 하므로, 중재판정부가 직접 적정시장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계약을 다시 쓰는 것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며 "어피니티는 한국법상 허용되는 법적 조치를 통해 구제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비용과 관련해서는 "분쟁의 핵심은 풋옵션의 유효성에 있고, 신 회장이 풋옵션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평가기관을 선임할 의무를 준수했다면 중재절차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므로, 어피니티에 중재의 합리적 비용 대부분을 상환받을 권리가 인정된다"면서 어피니티의 중재비용 전부와 변호사 비용 절반을 신 회장 측에 부담시켰다. 투자자 측이 사실상 판정승한 것이다. 


2018년 10월 풋옵션 행사통지

 ICC에 국제 중재신청

 

◇ 어피니티, '의무이행 요구' 2차 중재 예고 = 양측 간 분쟁은 국내로 번졌다. 어피니티가 "FMV 결정을 위한 절차를 이행하라"며 계약이행 가처분 신청(2021카합20309)을, 신 회장은 앞서 2019년 3월에 이뤄진 가압류를 취소해달라는 신청(2021카합20293)을 국내 법원에 냈다. 


어피니티는 "앞선 풋옵션 행사가 유효하다는 중재판정부 판단에 따라 FMV 보고서 준비 등 절차를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 측은 "중재판정이 내려진 이상 국제법협회(ILA) 권고문에 따른 '포괄적 차단효' 법리에 따라 동일한 풋옵션 행사에 기초한 후속중재나 가처분 신청 등 청구를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의 피보전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부(재판장 정문성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어피니티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신 회장의 취소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각각 내렸다.


재판부는 "신 회장에게 평가기관 선임 등 절차 이행 의무가 있으므로 어피니티에게 평가기관 선임 등 절차의 이행을 구할 피보전권리의 존재가 소명되었다"며 "피보전권리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면 중재합의에 따라 중재절차로 구해야 할 청구와 동일한 만족적 가처분 내지 단행적 가처분이라도 허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CC·국내법원, 

풋옵션 유효하지만 가압류는 인정 안해

 

이어 "중재법상 중재판정에 차단 효과를 인정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고, 신 회장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ILA 권고문의 차단효 법리가 중재지의 국내법 보다 우선해 적용되거나 당사자 합의와 무관하게 구속력 있는 규범으로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중재판정문에서 (어피니티가 추후) 특정이행정구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고, 주식의 가격에 관한 평가기관 선임 등 절차를 이행할 채무가 수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이행된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추가 중재 가능성도 열어뒀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가처분은 일단 이행되면 원상회복이 불가능해 당사자간 중재합의를 형해화하게 되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가처분이 발령되지 않을 경우 채권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거나 급박한 위험을 지우게 된다고 보기에는 소명 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낸 가압류 취소 신청 사건에서는 "가압류의 본안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확정 됐다면 가압류를 취소할 사정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이 법리는 당사자 간 중재합의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어피니티가 신 회장을 상대로 국제중재재판소에 주식매매대금 지급을 구하는 중재신청을 다시 할 수 있는지와 관계 없이, 앞선 가압류 결정 이후 중재판정이 내려졌으므로 가압류 결정을 취소할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중재판정부와 한국 법원은 모두 풋옵션은 유효하다고 봤지만, 판정 또는 재판 시점에 신 회장이 의무를 불이행 했다고 해서 (풋옵션) 매매계약 성립을 의제하거나 가압류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어피니티, 2차 중재신청

 교보, IPO 본격화 절차 돌입 


양 측 입장은 △사건종결 여부 △추가 중재 필요성 △인정·확정된 구체적 권리·의무 범위 등을 두고 다시 갈리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어피니티 측은 "중재판정과 법원의 결정으로 신 회장이 주주간계약상 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위반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며 3일까지로 시한을 정해 풋옵션 관련 의무이행을 요구하는 서신을 신 회장에게 보냈다. 신 회장 측은 중재판정에서 기각된 만큼 풋옵션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회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어피니티 측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매매대금의 지급을 청구하기 위한 새로운 중재를 2차로 신청하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그동안 국제분쟁 등이 발생해 정체되어왔던 IPO를 본격화 하기 위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앞선 중재판정과 법원의 판단에 대해 어피니티 측은 '중재판정부와 한국 법원이 신 회장의 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투자자의 피보전권리를 명확히 확인해줬다'는 점에 중점을 두며 '투자자들이 별도의 중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이미 모든 절차와 판단이 종결됐고, 추가로 중재가 제기되더라도 각하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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