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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법조계 결산-헌재

[2021 법조계 결산-헌재] 헌정사상 첫 법관탄핵 심판… 재판 생중계도 도입

‘윤창호 법’ 위헌결정…재심 통해 감경·석방 요구 대상 15만 명 추산

리걸에듀

올해 창립 33주년을 맞은 헌법재판소는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해 각하 하는 등 주요 결정들을 많이 내놨다. 수용자 접견 때 변호사에게 교정시설에 소송계속 사실과 관련된 소명자료를 제출토록 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해 수용자의 재판청구권 보장 폭을 넓히는 등 기본권 보장 강화에 힘섰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대응해 영상재판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변론이나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심판규칙도 개정했다. 헌재가 헌법 및 헌법재판 관련 이론과 실무 연구를 강화하고 대국민 헌법교육 등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헌법재판연구원도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아 안착단계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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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정사상 첫 법관 탄핵심판… 결론은 '각하' =
헌재는 2월 5일 국회로부터 임성근 당시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의결서를 접수해 심리에 착수했다.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심판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앞서 국회는 2월 4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61명이 발의한 '법관(임성근)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석의원 288명 중 179명 찬성, 102명 반대, 3명 기권, 4명 무효로 가결했다. 임 부장판사가 제출한 사표를 반려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과 '법관 길들이기용 탄핵' 등 거센 논란이 일었지만, 수적 우위를 앞세운 여당이 밀어붙인 결과였다. 임 부장판사가 올해 법관 재임용 신청을 하지 않아 2월 28일 임기만료로 퇴임하면서 헌재가 탄핵심판 절차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도 일었다. 임 부장판사가 법관에서 이미 물러나 탄핵소추가 인용되더라도 그를 파면할 수 없기 때문에 심판의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재는 심리절차를 계속 이어갔고, 10월 28일 재판관 5(각하) 대 1(심판종료선언) 대 3(인용)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법조계의 예상대로 임 전 부장판사가 법관 임기만료로 이미 퇴직한 상태라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등 탄핵심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결론이었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이 이 같은 각하의견을 냈고, 문형배 재판관은 심판절차종료의견을 냈다. 반면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탄핵소추를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변호사, 수용자 접견 때 소명자료 제출은 위헌”

 수용자 기본권 강화


◇ '영상재판·재판중계' 시대 열었다 = 헌재는 9월 헌법재판소 심판규칙을 개정해 영상재판의 근거를 마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재난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헌법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헌재는 또 국민적 관심이 크거나 공익 성격이 강한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장이 인정할 경우 변론과 선고 등을 인터넷과 TV 등 방송통신매체를 통해 생중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근거 규정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당사자가 헌재 심판정에 직접 출석하기 어려운 경우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해 심판준비절차를 실시할 수 있고, 조사대상자가 조사기일에 출석하기 어려운 경우 대상자가 동의하면 헌법연구관 조사기일도 화상으로 열 수 있게 됐다.

◇ "수용자 접견 때 변호사에게 소송계속 사실 소명케 하는 것은 위헌" =
헌재는 10월 변호사가 수용자를 접견하고자 하는 경우 교정시설에 소송계속 사실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형집행법 시행규칙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놨다. A변호사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9조의2 제1항 2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60)에서 재판관 8(위헌)대 1(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한 것이다. 헌재는 관련 조항이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되지 않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변호사인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헌재 결정에 따라 소송사건의 대리인인 변호사는 소를 제기하지 않은 단계에서도 수형자와 충분한 접견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돼 수형자의 재판청구권도 보다 충실하게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 '2회 이상 음주운전시 일률적 가중처벌' 도로교통법 위헌 =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법원과 검찰에 후폭풍이 미쳤다. 관련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등이 확정돼 수감 중인 수용자나 벌금형이 확정된 사람들이 재심 청구를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헌재는 11월 A씨 등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2019헌바446 등)에서 재판관 7(위헌)대 2(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른바 '윤창호법'으로도 불리는 이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하는 내용이다. 검찰과 경찰은 이번 위헌 결정으로 재심을 통해 형의 감경이나 석방을 요구할 수 있는 사람 수가 최대 1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로펌과 변호사 사무실에도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편 대검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 재판에서 음주운전 일반 규정을 적용해 필요한 경우 공소장을 변경하기로 하고 경찰은 음주운전 재범 관련 처벌 규정을 정비하기로 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 '보상 받으면 화해 성립 간주' 5·18보상법 "위헌" =
5·18 보상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관련 피해 보상을 받으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해 이후에는 추가적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도 나왔다. 5·18 보상법은 정신적 손해를 보상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피해자가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는 취지다. 헌재는 지난 5월 광주지법이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 보상법) 제16조 2항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17)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연구원 설립 10주년

‘국민의 기본권 보호’ 이론적 기반 구축


◇ 헌법재판연구원 '출범 10주년'… 헌법재판 연구, 헌법교육 산실로 = 헌재가 2011년 1월 국내외 헌법 및 헌법재판 관련 이론과 실무 연구를 강화하고 대국민 헌법 교육 등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헌법재판연구원이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헌법재판기관이 심판과 직접 관련이 없는 연구기관을 별도 설치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아 큰 주목을 받아왔다. 연구원은 그동안 △중·장기 연구과제를 발굴해 수행하며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는 헌법 재판제도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헌법재판에 적용될 논리를 개발하는 한편,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이론적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헌법재판 사건 처리를 지원하는 한편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헌법과 헌법재판 관련 교육을 실시해 기본권 보호 의식 강화에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 "공수처법 '합헌'… 권력분립원칙에 위배되지 않아"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재 결정도 나왔다. 지난 1월 헌재는 강석진 전 의원 등 옛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이 제기한 공수처법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낸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합헌)대 3(위헌)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2020헌마264, 2020헌마681). 헌재는 "공수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공수처가 독립된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로써 공수처 출범과 관련한 위헌 논란은 일단락 됐다.

◇ "검사징계법 위헌" 주장한 윤석열 헌법소원 '각하'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징계 강행에 반발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을 징계할 징계위원 대다수를 법무부 장관이 임명·위촉하도록 한 검사징계법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헌재는 지난 6월 윤 전 총장이 "구 검사징계법 제5조 2항 2,3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20헌마1614)을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윤 전 총장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는 심판대상조항 자체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행하는 해임, 면직, 정직 징계처분이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며 "심판청구는 직접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합헌" =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헌재 첫 결정이다. 헌재는 지난 2월 A씨 등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07조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113)을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개인의 명예, 즉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이러한 금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는 것은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해 상당한 억지효과를 가질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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