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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신고, 변호사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 길 열려

관련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국회 통과

리걸에듀

앞으로 제보자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변호사를 통해 공직자나 공공기관의 부패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비실명 대리신고'가 가능해진다. 내부고발자 등 신고자의 신상 보호가 강화돼 공직자나 행정부처, 공공기관의 비위행위 신고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한 대리신고를 맡게 될 변호사들의 공익 기여도가 높아져 법조계에 대한 신뢰 제고는 물론 관련 업무 확대에 따른 직역 확대도 기대할 수 있어 법조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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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 국회 통과… 변호사 통한 대리신고 가능 = 국회는 9일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재석의원 202명 중 찬성 180명, 반대 10명, 기권 12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부패행위 신고에 변호사를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를 도입한 부분이다. 신설된 제58조의2는 '(부패행위) 신고자는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고 변호사를 선임해 신고를 대리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부패방지권익위법상 부패행위 신고 대상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그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거나 법령을 위반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 △공공기관의 예산사용, 공공기관 재산의 취득 관리 처분 또는 공공기관을 당사자로 하는 계약의 체결 및 그 이행에 있어서 법령에 위반해 공공기관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 등이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등에 부패행위 신고가 접수되면 사실확인을 거쳐 감사원, 수사기관 등 관계기관에 신고가 이첩되고 조사가 진행된다.

 

신고 단계에서부터 

신고자의 신상노출 원천 차단

 

전문가들은 변호사를 통한 '부패행위 대리신고'가 가능해짐에 따라 신고 단계에서부터 신고자의 신상이 노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공직자나 행정부처, 공공기관 부패행위에 대한 신고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8년 10월에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개정돼 공익신고에 대한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가 도입됐다. 공익신고자가 신상을 밝히지 않고 변호사를 통해 공익신고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공익신고 대상은 국민의 건강,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공정한 경쟁 및 이에 준하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다.


권익위 관계자는 "비실명 대리신고 형태로 공익신고가 가능해지면서 신고자의 신상이 확실히 보호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부패신고에도 같은 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힘을 얻어 이번 법 개정까지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패방지 관련 변호사들의 업무영역도 

확장될 듯


◇ 변호사업계도 "환영" = 개정안이 통과되자 변호사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부패방지와 관련한 변호사들의 업무영역이 확장될 뿐만 아니라 공익에 기여할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종흔(55·사법연수원 31기)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부협회장은 "신고자가 신상이 드러나 불이익을 받게 될 위험이 줄어들면서 부패신고가 활성화되고, 이것은 사회 부패 방지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법률가가 사실관계를 잘 정리한 신고서를 제출하게 되면 신고를 접수하는 기관에서도 관련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고 가치가 없는 것은 변호사와의 상담 중에 사전적으로 걸러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욱(42·변호사시험 2회)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신고자가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신분 노출에 대한 걱정 없이 부패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며 "변호사들의 공헌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투명해질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박경호(58·19기)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부패신고 대리업무를 할 수 있게 돼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점에서 이번 법개정의 의미는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익명성을 악용한 허위 신고가 늘어나지 않도록 변호사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신고의 익명성이 강화되면 그만큼 허위 신고의 위험 역시 커지는 것"이라며 "가짜 신고가 남발되지 않도록 대리신고를 담당하는 법률전문가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관 임용 위한 

법조경력 2025년부터 '7년 이상'으로

 

◇ '법원조직법'·'부정청탁금지법' 개정안 등도 본회의 통과 =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판사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 요건을 '5년 이상'에서 '7년 이상'으로 늘리는 시기를 3년간 늦추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가결됐다.

 

이에 따라 당초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7년 이상' 요건의 적용시기는 2025년으로 늦춰진다. 법조경력 요건 상향으로 판사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던 법원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법원행정처는 매년 판사 임용 과정을 국회에 보고하는 등 장기적인 판사 수급 마련 대책을 세워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법원조직법 개정안에는 특수중상해 사물관할을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돼 앞으로는 이 사건 관할이 지방법원 단독판사에서 합의부로 변경된다.

 

'검사 피신조서 증거능력 제한' 

내년 1월 기소된 사건부터 적용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근로감독관의 특별사법경찰 직무범위에 중대재해처벌법에 규정된 중대산업재해 관련 범죄 등이 추가됨에 따라 관련 범죄에 대한 근로감독관의 수사가 가능해진다.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내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공소제기된 사건부터 적용하고, 그 시행 전에 공소제기된 사건에 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르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통과돼 상가임차인은 코로나19 등 감염병으로 인한 집합금지 또는 집합제한 조치를 총 3개월 이상 받음으로써 폐업한 경우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가정폭력행위자 등 가정폭력피해자가 지정한 사람은 가정폭력피해자 명의의 가족관계증명서를 발부받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국가인권위원회에 군인 등의 인권 보호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군인권보호관 등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등도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홍윤지·안재명·홍수정 기자   hyj·jman·so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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