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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비율 4대1로… 법사위 ‘더 기울어진 시소’

법안통과 관행인 만장일치 외면…숫자논리 다수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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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무게 추가 크게 기울어 '여당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여당의 입법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 기능 등을 통해 각종 법률 제·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 거쳐야 할 마지막 통과 관문 역할을 해왔는데, 여당의 법사위 '힘빼기' 기조와 함께 법사위 소속 야당 위원 비율이 사실상 4분의 1 이하로 떨어지면서 수적 우위에 선 여당 입맛대로 법안이 심사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위원인 조수진 의원이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청원 병가를 냈다. 복귀일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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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들 관련 논란으로 자숙 중인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사실상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장 의원은 법사위 출석 후 곧바로 자리를 떠 사실상 회의에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법사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위원 배분은 전체 국회의원 의석 수에 비례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명, 비교섭단체 몫이지만 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 의원이 1명이다. 여권 인사들이 12명으로 66.7%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6명(33.3%)은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이다. 제21대 국회의원 296명 중 국민의힘 의원 103명이 차지하는 비율인 34.8%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전체 의원 18명 가운데 

범여권 12명, 제1야당 6명

 

문제는 이미 기울어진 추가 최근 여당 쪽으로 더욱 급속도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법사위 위원 가운데 조 의원과 장 의원이 사실상 이탈하면서 실질적으로 법사위에 참여할 수 있는 야당 위원은 △권성동(61·사법연수원 17기) △전주혜(55·사법연수원 21기) △유상범(55·21기) △윤한홍 의원 등 4명에 불과하다. 전체 법사위원 가운데 실질적인 야당 위원 비율이 22.2%에 불과한 셈이다.

더구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전 의원과 윤석열(61·23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 비서실장을 맡은 권 의원의 경우에도 법사위 활동에만 전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조수진 의원 병가

‘아들논란’ 장제원 의원 

활동 중단


지난 4월 제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해 국회가 '여대야소'로 재편돼 출범 초기부터 여당의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최근 법사위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이다. 여야 간사 간 일정 협의부터 증인 출석 등은 물론 법안 심사에 이르기까지 각종 국면에서 여당 뜻대로 좌지우지돼 입법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헌 소지가 있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일사분란하게 통과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권동성·전주혜·유상범·윤한홍 의원 등

 4명만 활동 


법사위 야당 위원들과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업계는 2004~2017년 사이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은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허용 범위에서 장부 작성(기장대리) 및 성실신고확인 업무 등 핵심업무를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번 세무사법 개정안이 직업의 자유는 물론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를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2018년 4월 헌법재판소 결정(2015헌가19)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세무서비스 선택권을 침해하고 현재 세무사 등록을 하고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변호사들의 업무를 정지시켜 법적 안정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강력 반발했지만, 여당은 처리를 강행했다. 특히 지난 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당 위원들은 국민의힘 유상범·전주혜 의원 등이 개정안에 반대하며 퇴장한 상태에서 개정안을 가결했다.

전주혜 의원은 이날 타 상임위 소관 법안 심사에 앞서 "(법사위에) 행정부처 최고 책임자인 장관이나 위원장이 출석하는 게 아니라 차관과 부위원장이 출석했다"고 개탄했다. 


일정·증인출석·법안심의 등 

여권 뜻대로 좌지우지


한 국회 관계자는 "현재 법사위는 여당 위원들이 절대 과반을 차지해 숫자 논리에 지배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례로 지금까지 관행상 법사위 소위원회는 소속 위원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켜왔는데, 요즘은 사실상 다수결로 진행된다"며 "만장일치로 진행돼 한 명의 비토가 의미가 있을 때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을 헌법기관이라 말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국회 관계자는 "법사위 상황의 근본 원인은 법사위원장을 국회의장을 배출한 당과 다른 당의 소속 의원으로 선정하는 관행을 망가뜨린 데서 비롯됐다"며 "여당이 오랜 관행을 깨고 법사위원장까지 독식해 입법독주를 이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여야 합의를 통해 하반기 국회부터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인 국민의힘에게 맡기기로 했지만 균형추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거나 잠정 활동을 중단한 윤희숙·곽상도(62·15기)·김웅(51·29기) 의원 등 국민의힘 위원이 속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들의 결원에도 야당 위원 비율이 평균 31%를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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