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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단독) 검사 무죄평정 제도 제대로 작동 안 된다

법무부·대검 개선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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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검사 무죄 평정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검사는 자신이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 평정을 거쳐 인사 등에 불이익을 받게 되지만, 대부분 평정에서 '법원과의 견해 차이' 등을 이유로 검사의 과오가 인정되지 않아 '제식구 감싸기', '깜깜이 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피고인은 기소되기만 해도 범죄자로 낙인 찍혀 고초를 겪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무죄 판결이 나 잘못 기소한 것으로 지적된 사건에 대해 검사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무죄평정 건수 

1998년 1610건→ 현재 8000건 수준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장관 박범계)와 대검찰청(총장 김오수)은 그동안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어온 무죄 평정 제도에 대한 개선안을 각각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검사 과오 인정 비율 상향 △검사 과오 평정 기준 세분화 △무죄 평정 과정 및 결과에 대한 투명화 등이 검토되고 있다.<관련기사 3면> 다만 법무부와 대검 실무진 간 협의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주요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선고됐을 때 검사의 과오가 있는지를 따져 인사에 반영하는 무죄 평정 제도를 20여년째 운영하고 있다. 검사의 기소권 오·남용을 단속하고, 검찰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장치다. 검찰청법에 따라 법무부장관은 검사의 근무성적과 자질에 대한 평정을 실시해 인사에 반영하고 있으며, 무죄 평정을 포함한 사건 평정 결과는 사무감사 결과와 함께 중요한 인사자료로 쓰인다.

 

작년 7647건 중 검사 과오 인정된 건 

 10%대에 불과


대검 비공개 훈령인 '사건평정규정' 등에 따르면, 검찰총장이 지명한 사무감사 감사관은 과오가 크다고 인정되는 형사사건의 경중과 과오를 평정하는 임무를 맡는다. 지방법원 1,2심에서 확정된 평정대상사건은 주로 관할 고검 사건과에서 접수하는데, 대검 평정 대상으로 분류되면 대검 감찰2과가 접수한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평정대상사건과 사건평정위원회가 심의·의결한 사건은 대검 감찰부장이 평정한다. 감찰부장에게는 평정내용을 검토해 평정관의 평정결과를 조정할 권한도 주어져 있다.


평정결과에 따라 검사에게는 최소 0.5점에서 최대 3점까지 벌점이 매겨진다. 평정에서 △사실오인 △법리오해 △판단유탈 △증거판단잘못 △의율착오 △부적정한 공소권 행사 등 구체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되거나 △적법절차 미준수 △인권침해 등이 발견되면 검사 과오로 인정된다.

 

90% 가까이  

“법원과 견해가 다를 뿐” 이유로 면죄부

 

지난 1998년 1610건에 그쳤던 무죄 평정 건수는 최근 연 8000건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는 7647건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로 검사 과오가 인정된 것은 10%대에 불과하다. 90% 가까이가 '법원과의 견해가 다를 뿐'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

이수진(52·사법연수원 31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대검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8월말까지 검찰은 4810건의 중요 무죄사건에 대한 평정을 실시했다. 그런데 88%에 해당하는 4231건에 대해 '(검사의) 과오없음' 판단을 내리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 법원이 무죄로 판단했지만, 검사로서는 적확한 법리와 적법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수사·기소를 했다는 것이어서, 법원 판단이 옳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인사 통해 기소권 오남용 등 방지’ 취지 

사실상 방치


올해 8월말까지 진행된 무죄평정에서 검사의 과오가 인정된 사건은 579건(12%)에 그친다. 사유는 수사미진이 282건(48.7%), 법리오해가 227건(39.2%)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수사검사가 증거를 잘못 판단한 경우는 24건이다. 검사가 사실을 오인했거나, 의율착오가 있었거나, 공판검사가 공소유지를 소홀히 한 것으로 평정된 사건은 없었다.

이 의원은 "법원과의 견해차라는 이유로 검사의 과오가 없다고 처리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제식구 감싸기"라며 "법원의 판단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건이 연간 7000건에 달한다면 검찰이 법원의 법적판단을 수용하는지 의심스럽다. 검찰의 인식 전환 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무죄 평정 관련 지침도 비공개로 두고 있다"면서 "검찰의 과오를 줄이기 위해 인사에 반영하는 무죄 평정을 실시하는데, 이 제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국민은 알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죄 평정 사건을 철저하게 따져서 검찰의 공소권 행사가 보다 정교해지도록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무죄 평정 결과에 대한 사후조치도 엄격해져야 한다"면서 "(지난 2010년 도입된) 사건평정위원회를 대검에서 일부 사건에만 적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대부분 외부위원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침을 공개하지 않아 (실질을) 확인하기 어렵다. 사건평정위원회를 전체 검찰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솔잎·강한 기자   soliping·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