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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경의 와인 이야기(2) 와인의 적정가격

정해진 가격을 두고 왜 이 가격인지 따지지 말아야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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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와인 가격이란 무엇일까? 가격이 정해진 것을 두고 왜 이 가격인지 따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정찰제가 없어서 흥정해야 하는 전통시장이 더 이상 보편적인 것도 아니다. 아무도 편의점에서 파는 삼다수를 두고 왜 물이 950원이냐고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수년에서 오래는 십년을 넘게 교육을 받고 국가공인 자격증을 받은 변호사를 상대로는 다른 데서는 더 싼데 착수금을 이만큼 받느냐고 따진다. 청소년보호법상 유해약물인 와인에 대하여도, 누구도 편의점에 들어가서 수입원가가 얼마인데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를 13,900원에 파느냐 항의하지는 않는다. 때론 유해약물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법조인들의 정신노동에 대한 권익 향상을 주장하는 것은 이 칼럼에서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 아니므로, 다시 와인의 ‘적정 가격’으로 돌아온다.


지금 내 수중에 들어오지 않는 가격대의 와인을 두고, 아니, 무리하면 살 수 있겠지만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생각하며 열리지 않는 지갑에 결국 안/못 사는 와인을 두고, 와인 가격을 그렇게 책정한 생산자, 수입업자, 유통업자를 원망하는가? 이미 정해진 가격에 순응할 수 없을 때는 내가 그걸 직접 만들든 (포도를 심고, 경작하고, 양조한다), 외면하든, 아니면 돈을 모은다. 생산자에게 원가를 따지거나, 수입업자에게 운송료와 세금을 제하고 마진을 왜 이렇게 남기느냐, 식당에 왜 소비자가보다 비싸게 파느냐 따지지는 않았으면 한다.

  

내가 가격 때문에 사지 못한 와인은 Let’s Go Disco라는 덴마크 Noma 소믈리에 출신 Anders Frederik Steen이 프랑스로 건너가 친구인 (그리고 뛰어난 와인메이커인) Gerald Oustric의 밭의 이런저런 포도 모두 골라모아 2019년 양조한 내추럴 와인이다. 소비자가 약 7만5천원이고, 식당에서는 12만원대이다. 고마운 친구 덕분에 먹어봤고, 내가 재벌이라면 데일리 와인으로 쟁여놓고 싶은 딸기주스와 햇살을 섞어놓은 듯한 와인이다. 어느 음식에나 잘 어울리므로 친구를 잘 사귀시면 좋겠다.


신선경 변호사 (법무법인 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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