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세종

과세관청이 임의로 감정평가를 하여 상속·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 적법한가?

- 소위 꼬마빌딩 등에 대한 상속·증여세 과세실무의 법적 문제점 -

리걸에듀

[2021.09.06.]



1. 서론

국세청은 지난 2020. 1. 31.자 보도자료를 통해, 이른바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과 나대지를 대상으로 감정평가사업을 시행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개별적 특성이 강해 비교대상 물건이 거의 없고 거래도 빈번하지 않아 납세자(상속인, 수증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부동산의 공시·고시 가액 등을 상속·증여재산의 가액(시가)으로 보아 상속·증여세를 신고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국세청은 위 보도자료를 통해, 국세청이 임의로 감정기관을 선정하여 위와 같은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하게 한 후 그 감정가액을 해당 상속·증여재산의 가액(시가)으로 보아 상속·증여세를 부과할 것임을 공표한 것입니다.


그 후 실제로 각 지방국세청과 일선 세무서는 다수의 사안에서, 납세자가 신고한 상속·증여재산의 가액(공시·고시 가액)을 부인하고 국세청이 선정한 감정기관의 감정가액을 해당 상속·증여재산의 가액으로 보아 상속·증여세를 산출한 후, 납세자가 기존에 신고한 상속·증여세와의 차액을 추가로 과세하는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에 많은 납세자들이 해당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조세심판(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등으로 다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먼저 과세관청의 위와 같은 과세실무의 근거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러한 과세실무가 법적 관점에서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과세관청이 주장하는 부과처분의 근거

정부는 2019. 2. 12. 대통령령 제29533호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등을 개정하였습니다. 위 개정에 따라 2019. 2. 12. 이후 상속이 개시되거나 증여받는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증여재산의 평가기간[1]이 경과하였더라도 그 경과시점부터 상속·증여세의 법정결정기한[2]까지의 기간 중에 매매, 감정 등이 있는 경우에도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당 가액을 상속·증여재산의 가액(시가)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과세관청은 납세자의 상속·증여세 신고 이후에 과세관청 스스로 감정기관(감정평가법인 등)에 감정을 의뢰하여 감정평가서를 작성하도록 한 후, 이를 위 시행령 규정의 ‘감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 감정가액을 상속·증여재산의 가액(시가)으로 보아 과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주 1] 상속재산의 경우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증여재산의 경우 증여일 전 6개월부터 증여일 후 3개월

[각주 2] 상속세는 상속세과세표준 신고기한(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부터 9개월(즉,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15개월), 증여세는 증여세과세표준 신고기한(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부터 6개월(즉,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9개월)



3. 과세관청의 임의의 감정평가의 법적 문제점 : 조세법률주의, 조세평등원칙 위반

(1) 헌법 제38조 등이 선언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는 조세법의 기본원칙으로서 과세요건을 법률로 규정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과세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 국민 생활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과세요건 명확주의’를 그 핵심적인 내용으로 합니다.


그 중 ‘과세요건 법정주의’란 납세의무를 성립시키는 납세의무자·과세물건·과세표준·과세기간·세율 등의 과세요건과 조세의 부과·징수절차를 모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과세요건 명확주의’라 함은 과세요건을 법률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규정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면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염려가 있으므로 그 규정 내용이 명확하고 일의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합니다(헌법재판소 2011. 10. 25. 자 2010헌바134 결정 등).


(2) 과세관청이 부과처분의 근거로 제시하는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것입니다. 그런데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은, ‘동조 제1항에 따른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고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아무런 법령상의 기준도 없이 특정 납세자를 임의로 선정하여 해당 납세자의 상속·증여재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자의적으로 특정 납세의무자를 선정하여 상속·증여 재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근거로 삼아 부과처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위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과세관청은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을 부과처분의 근거로 제시합니다. 그러나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그 문언 자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당 시행령이 정한 기간 중 매매·감정·수용·경매 또는 공매(이하 “매매등”)가 있는 경우에 해당 시행령에 따라 확인되는 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과세관청이 임의로 과세가격을 결정하기 위하여 일방적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하여 매매등이 있는 경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즉 위 시행령이 정한 기간 중에 시장에서 매매, 감정, 수용, 경매 또는 공매가 발생한 경우 그 매매등의 가격을 위 시행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일 뿐, 과세관청이 임의로 감정을 실시하여 매매등이 있는 경우를 작출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3) 한편 대법원은 과거 양도소득세와 관련하여, 『과세관청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하여 투기거래자로 인정되면 양도 또는 취득가액을 실지거래가액에 의한다고 함으로써 양도가액을 기준시가에 의할 것인가 실지거래가액에 의할 것인가를 과세관청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대하여 과세관청에게 자의적인 재량을 허용하고, 반면 납세의무자로서는 양도소득세의 부과처분 전에 자기에게 부과될 과세액을 예측할 수 없게 한 규정으로서,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무효의 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이 규정을 근거로 양도소득세의 부과처분을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누1565 판결, 대법원 1990. 5. 8. 선고 89누8149 판결, 대법원 1990. 7. 27. 선고 90누3768 판결 등).


과세관청의 위와 같은 임의적인 감정평가는 ① 납세자가 상증세법에 따라 공시·고시 가액 등을 근거로 적법하게 상속·증여세 신고·납부를 완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과세관청이 그 후 임의로 감정평가를 진행하여 납세자가 신고한 상속·증여재산의 가액을 부인하는 것은, 해당 상속·증여재산의 가액을 평가함에 있어 공시·고시 가액에 의할 것인지 감정가액에 의할 것인지가 과세관청의 자의적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심각한 문제점을 발생시키는 점, ② 그 결과 납세자들로서는 상증세법에 따라 적법하게 신고·납부를 완료하더라도 과세관청이 임의로 진행하는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자기에게 부과될 세액이 달라지게 되므로 납세의무의 범위를 예측할 수 없게 되는 지극히 불안한 지위에 놓이게 되는 점 등에서도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위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4) 또한 대법원은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든지 합리적 이유 없이는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평등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이와 같은 평등원칙이 세법 영역에서 구현된 것이 조세평등주의로서, 조세의 부과와 징수는 납세자의 담세능력에 상응하여 공정하고 평등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의 납세의무자를 불리하게 차별하거나 우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판시하여 오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6두43411 전원합의체 판결 등).


그런데 공시 또는 고시 가액과 시가와의 차이는 모든 토지와 건물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공통된 현상임이라는 점은 공지의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특정 부동산을 선정하여 감정평가를 하여 과세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조세평등주의에 반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4. 결론

국세청이 2020년 후반부터 소위 꼬마빌딩, 나대지 등의 상속·증여재산에 대해 법령상아무런 기준도 없이 임의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그 가액을 기초로 상속·증여세 부과처분을 하고 있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세법률주의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고, 또한 조세평등원칙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으므로, 반드시 쟁송기간(원칙적으로 부과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내에 법적 절차를 밟아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저희 법무법인(유) 세종은 각종 조세 관련 불복절차(조세심판, 행정소송 등)를 다뤄본 경험이 풍부하게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조춘 파트너변호사 (ccho@shinkim.com)

황태상 소속변호사 (tshwang@shinkim.com)

종합법무관리솔루션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