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국회,법제처,감사원

(단독) 법원조직법 개정안 4표 모자라 부결… “왜?”

공동발의 참여 의원 40명 중 11명이 반대 혹은 기권

리걸에듀

법관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을 5년으로 단축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법관 수급에 빨간불이 켜져 법원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특히 이번 표결 과정에서 개정안 발의에 이름을 올렸던 의원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기권이나 반대표를 던지며 돌아서 재입법 추진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재석의원 229명 중 찬성 111표, 반대 72표, 기권 46표로 부결됐다. 재적인원 과반 출석 및 출석 인원 과반 찬성인 가결 정족수 115표에 4표가 모자랐다.


172748_1.jpg
<사진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4개 법안을 통합한 법제사법위원회 대안이다. 판사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 기간을 '5년 이상'으로 단축하되, 고등법원 및 특허법원 판사의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가진 판사를 보직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런데 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법사위 대안의 기초가 됐던 4개 법안 발의에 참여했던 의원 40명 중 27.5%에 해당하는 11명이 본회의 표결 과정에서 기권하거나 반대표를 던지며 이탈했다. 이들이 찬성했더라면 개정안은 무난히 통과될 수 있었다.

앞서 지난 5월 홍정민(43·사법연수원 42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주혜(55·21기)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 의원 안은 판사 임용을 위한 법조경력을 5년 이상으로, 전 의원 안은 지방·가정·행정·회생법원 판사의 경우 임용에 필요한 법조경력을 5년 이상으로, 고등·특허법원의 경우 15년 이상으로 하는 등 현행법보다 완화된 기준을 규정했다.


발의 3개월 만에 공청회 없이 

본회의 상정도 이례적 


6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소병철(63·15기) 의원이 각각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 의원은 법관 임용자격을 법조경력 5년 이상으로 하되 고등법원 판사는 7년 이상으로 하는 안을 발의했다. 소 의원은 고등·특허법원 판사의 경우 7년 이상, 지방·가정·행정·회생법원 판사의 경우 5년 이상을 법관임용 자격요건으로 삼아 역시 현행법에 비해 법조경력 요건을 낮췄다.

현행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관이 될 수 있는 최소 법조경력은 올해까지만 5년으로 유지되고, 내년부터 2025년까지는 7년, 2026년부터는 최소 10년으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법원은 현행법이 유지되면 법관 임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들 4개 법안에 각각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의원 40명 가운데 29명만 찬성표를 던지고 나머지 11명은 이탈해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건 것이다. 

 

172748.jpg
<사진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법조계 안팎에서는 판사 출신인 이탄희(43·34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안 반대토론에 나서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도 반발했던 점 등이 의원들의 마음을 돌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공동발의 의원들이 이탈한 것은 책임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국회의원은 "가까운 의원들끼리 서로 다른 사람이 발의한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주는 품앗이 관행이 있는데, 이번에도 일부 의원들이 국회 내 소모임을 함께 하는 동료 의원이 발의한 안이라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린 것 같다"며 "처리해야 하는 법안이 많다보니 미처 내용을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해당 법안에 대한 논란이 일자 정작 본회의에서 태도를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인력난 등 고충은 이해하지만 적정한 인력수급 등에 대해 좀 더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책임입법 상실” 비판 속 

재입법 추진 전망도 불투명 


한 국회 관계자는 "책임입법의 실종"이라며 "국회법에서 의원입법의 경우 국회의원 10인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는 취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원입법의 경우 법안 발의에 일정 수 이상의 동료의원 찬성을 요구해 능률적인 의사 운영을 도모하고 있는데 의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국회 관계자는 "통상 법 제·개정이 이뤄지는 과정은 토론회·공청회 등을 거쳐 못해도 6개월은 소요되곤 한다"며 "지난 5월 의원실에서 법안이 발의된 후 약 3개월 만에 급속도로 본회의에 상정된 게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법원 인력난 문제에 대해 상당수의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는 만큼, 좀 더 다양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제대로 된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다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