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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 ‘디지털포렌식팀’ 요즘 더 바빠졌다

로펌마다 전문가·장비 확충…고객의뢰 전방위 대응

미국변호사

최근 로펌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s)' 부서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특허기술이나 영업비밀을 둘러싼 분쟁이 늘고 있는 데다, 고객인 기업들이 기술유출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로펌들은 검찰 출신 인사 등 디지털포렌식 전문 인력과 각종 첨단장비를 갖추고 고객의 요구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객사의 기술이 유출됐는지 여부를 사전에 점검하는 일에서부터 기술 유출 또는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대한 고발 등 고객사의 법적 대응을 위한 디지털 증거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기업들의 기술경쟁 심화와 기술유출 처벌 법규 강화, '디지털 오피스' 확산 등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가 다같이 맞물리며 기술유출 사건에서 디지털포렌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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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포렌식 의뢰, 최대 4배 증가 =
3일 10대 대형로펌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영업비밀 유출과 관련한 기업들의 디지털포렌식 의뢰 건수는 각 로펌마다 2~4배가량 증가했다.

박기태(46·사법연수원 38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영업기밀 유출 문제와 관련한 포렌식 업무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세종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접수되는 전체 포렌식 의뢰 건수의 약 50%가량이 영업기밀 유출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영업비밀이나 기술 유출과 관련한 디지털포렌식 수요 증가는 기업간 이직이 활발해진 최근 세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 일단락된 LG와 SK 간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도 LG 직원들이 SK로 핵심 기술과 업무 자료를 들고 대거 이직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형주(44·35기) 율촌 변호사는 "무한경쟁에 놓인 기업들은 직원들이 과거 수행한 업무 자료를 들고 퇴사하는 상황을 영업기밀 유출로 인식하고 있다"며 "기술 연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온 기업들이 사전 대응을 위해 퇴사예정자의 디지털기기 포렌식을 문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 특허기술·영업비밀 둘러싼 

분쟁 크게 늘어

 

영업비밀 유출 고발 기준이 완화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2019년 7월 시행된 개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은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형량을 대폭 상향하는 한편 △영업비밀을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 유출하는 행위와 △영업비밀 보유자로부터 영업비밀의 삭제 또는 반환을 요구받고도 이를 계속 보유하는 행위도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기업의 모든 업무 내용이 PC와 휴대폰, 클라우드 등 디지털기기에 저장되는 '디지털 오피스'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디지털 저장매체나 인터넷 상의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디지털포렌식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적법절차 준수는 필수적이다.

장기석(50·26기) 지평 변호사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실체적 진실 규명도 중요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사생활 보호, 합법적인 절차에 의한 증거확보라는 법치주의적인 보호가치도 중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드론 등 첨단기술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디지털 포렌식 영역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태엽(50·28기) 광장 변호사는 "IoT(사물인터넷) 기기에 대한 포렌식 분석 수요도 향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 폰 생산회사들이 모바일 기기 자체 보안을 강화하고 있으며, 보안이 강화된 SNS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어 포렌식 전문가들이 이를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업체로 이직 직원 자료 등

 빼가는 사례도 많아


◇ '퇴사 직원' 기술 유출 사례 다수 =
로펌들이 최근 수행한 기밀유출 관련 디지털 포렌식 업무의 상당수는 퇴사한 직원이 경쟁업체로 이직하거나 따로 기업을 차리며 기술과 자료를 빼간 경우가 많다.

태평양은 컨설팅업체인 A사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경쟁업체에 취업한 사건에서 퇴사한 직원들의 PC, 이메일 내역, 사내 시스템 접근 및 USB 연결 기록, 웹사이트 검색 결과 등을 분석해 직원들이 퇴사 전부터 경쟁업체에 입사할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사내 시스템에 저장된 회사 기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한 증거를 확보해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광장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통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B사의 영업비밀이 퇴직 직원을 통해 제휴관계에 있던 글로벌 보안업체 C사에 유출된 정황을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파악해 관련 수사가 진행되도록 했다.

기술침해 등 증거확보위해 

포렌식 의뢰 2~4배 증가

 

지평은 의료기기 제조업체 D사 직원들이 기기 제조 설계도면 파일을 내려받고 경쟁사로 이직한 뒤 해당 설계도면을 활용해 유사 기기를 제조한 사안에서 퇴사한 직원들의 컴퓨터를 포렌식해 직원들을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디지털 포렌식 덕에 분쟁이 원만하게 조정된 사례도 있다. 율촌은 E사 퇴직자가 회사 기밀 유출 후 경쟁업체를 설립한 사안에서 퇴직자와 충분한 대화를 거쳐 형사고소 등 법적 절차로 나아가지 않고, 포렌식으로 관련 증거를 확보해 분쟁을 마무리했다.

기밀 유출 사전 방지를 위한 자문과 제도 개선에 나서는 곳도 있다. 화우는 기업들에게 영업기밀 유출 사후의 포렌식 업무 뿐만 아니라 정보보안 취약점, 기업 내부 비리 등에 대한 사전 자문을 제공하며 기업들의 기술 유출 사고 예방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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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펌들, 포렌식 인력·장비 갖추고 대응 =
이때문에 디지털포렌식 전문 부서를 마련해 기업들의 관련 수요에 대응하는 대형로펌들이 많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정계성)는 2007년 국내 로펌 최초로 디지털포렌식 전담팀을 설립해 현재 최대 규모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운영 중이다. 국내외 포렌식업체 출신 경력자와 전문적인 데이터 이미징 프로그램 등을 갖추고 관련 업무에 대응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대표변호사 안용석)은 2016년 포렌식팀을 구성해 영업비밀 유출 피해에 대한 증거 확보와 검경의 압수수색 대응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적재산권(IP), 공정거래, 회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법무법인 태평양(대표변호사 서동우)은 2015년 설립한 디지털포렌식 팀을 지난해 ENI(E-discovery&Investigation) 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검찰에서 디지털수사를 담당했던 변호사들과 IP 전문가들이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강석훈)은 검·경 출신의 형사전문 변호사와 포렌식 전문 수사관 출신 등으로 이뤄진 포렌식팀과 신산업IP팀, 개인정보 이슈를 담당하는 데이터 앤 테크놀로지 팀 등이 함께 영업비밀 침해 업무를 수행 중이다.

법무법인 세종(대표변호사 오종한)은 지난해 기존 디지털포렌식팀을 '세종디지털포렌식센터(SDFC)'로 확대 개편했다. 대검찰청에서 디지털포렌식 업무 총괄했던 검찰 출신 변호사와 경찰에서 사이버수사를경험한 전문가 등이 모여있다.

법무법인 화우(대표변호사 정진수)는 2019년 변호사, 포렌식수사 전문가, 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포렌식팀을 출범했으며 올해 하반기 디지털포렌식센터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검·경에서 각종 사이버 관련 수사와 디지털포렌식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들이 속해있다.

법무법인 지평(대표변호사 김지형)은 지난해 디지털포렌식팀을 출범했다. 업무 제휴를 맺은 한국디지털포렌식센터에 포렌식 업무를 의뢰하고, 지평 변호사들이 포렌식 과정 전체의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대표변호사 박철)은 별도의 디지털포렌식팀은 없지만, 디지털증거능력을 다투는 사건이 올 경우 관련 수사와 경험을 지닌 재조 출신 변호사들이 대응하고 있다.

법무법인 동인(대표변호사 노상균)은 지난해 검·경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디지털포렌식대응팀을 신설했다. 디지털포렌식 실무 경험을 지닌 검경 출신 변호사들이 관련 사건에 대응한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대표변호사 이규철)는 지난달 기업 기밀 유출 관련 사건을 대응하는 '리스크매니지먼트그룹'을 발족해 디지털포렌식팀을 산하에 두고 기업 기밀 유출 사안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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