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국회,법제처,감사원

경찰 창설 76년만의 대변화… ‘중립성 확보’ 과제로

전국 18개 자치경찰위원 구성을 보면

미국변호사

자치경찰제도가 1일부터 전면 시행되면서 경찰이 1945년 창설 이후 76년 만에 대변화를 맞고 있다.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이자 경찰개혁 핵심과제인 자치경찰제는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이원화해 견제하는 한편 지방분권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시행됐다. 하지만 자치경찰제 운영의 핵심 역할을 할 각 지자체 자치경찰위원회들 둘러싼 편향성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공정성·중립성 확보가 선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71208_1.jpg

◇ 자치경찰위원장, 경찰 관계자 다수… 변호사 출신은 3명 =
자치경찰위는 시·도지사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자치경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은 물론 인사권도 일부 갖고 있으며, 정책 수립 및 예산편성 권한도 있다.

각 자치경찰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됐다. 시·도 의회(2명), 시·도 교육감(1명), 국가경찰위원회(1명), 위원추천위(2명) 등의 추천으로 시·도지사가 임명하며, 시·도지사도 1명을 추천한다. 


위원 126명 중 

경찰출신 30명 

경찰관련 학과 교수 18명

 

자치경찰위원의 자격요건은 △5년 이상의 판사·검사·변호사·경찰 경력자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 국가기관에서 법률 관련 사무에 5년 이상 종사한 경력자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법률학·행정학·경찰학 분야 조교수 이상 직을 5년 이상 맡은 경력자 △관할 지역주민 중에서 지방자치행정 또는 경찰행정 등의 분야에 경험이 풍부하고 학식과 덕망을 갖춘 사람 등이다. 임기는 3년이다.

1일 공식 출범한 18개 자치경찰위원회 중 3곳은 전직 경찰이 위원장을 맡았다. 김덕섭 전 대전경찰청장(경기남부), 정용환 전 부산청 보안과장(부산) 등이며, 서울 자치경찰위원장인 김학배(63·16기)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도 울산경찰청장 출신이다.

 

변호사는 29명, 

스쿨이나 법대교수는 8명으로 나타나


경기북부, 충북, 전남 등 3곳에서는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경기북부는 신현기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충북은 남기헌 충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전남은 조만형 동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위원장이다.

법조인이 위원장을 맡은 지역은 서울을 포함해 총 3곳이다.

광주와 경북에서는 판사와 군판사 출신 로스쿨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경북 초대 자치경찰위원장을 맡은 이순동(66·12기)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대구에서 지역법관으로 10년간 근무하고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경력 법관으로 다시 임용됐었다. 광주 초대 자치경찰위원장을 맡은 김태봉(67·군법 4회) 전남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육군고등군사법원 군판사 출신이다. 서울시 초대 자치경찰위원장인 김 전 울산청장은 경찰청 보안국장·수사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일해왔다.

 

171208.jpg

◇ 위원도 경찰 출신, 경찰 관련 학과 교수 등이 다수 =
전체 자치경찰위원 126명 가운데 경찰 출신은 30명, 경찰 관련 학과 교수는 18명, 변호사는 29명, 로스쿨이나 법대 교수는 8명으로 나타났다. 경찰 측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48명으로 37명인 법조계 출신에 비해 구성면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다. 그 외 공무원 출신이 14명, 전·현직 대학총장, 기업가, 인권운동가 등을 포함한 '비(非) 수사전문가·법률가'가 27명이다. 경찰 관련 학과 교수 중 상당수는 경찰 퇴직자이며, 변호사 자격자 중 판사 출신(군판사 포함)은 5명이다.

경북에서는 판사 출신 박현민(47·31기) 변호사와 금태환(68·군법 3회) 변호사도 자치경찰위원을 맡아 위원장을 포함해 변호사 출신 위원이 3명이다. 세종도 조윤성(46·39기)·이용숙(42·37기)·문현웅(50·34기) 변호사 출신 위원이 3명이다. 인천은 이창근(59·33기) 인천지방변호사회 분쟁조정위원장, 김영중(61·33기) 전 인천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인하대 대외부총장을 맡고 있는 원혜욱 인하대 로스쿨 교수가 자치경찰위원이다.

 

대전·울산·전북·강원 등 8개 지역 

법조인 각 1명 불과


반면 대전, 울산, 경기북부, 강원, 충북, 전남, 전북, 제주 등 8개 지역 자치경찰위에는 법조인 출신 위원이 1명씩에 불과하다.

대구 자치경찰위에는 변호사 출신 위원이 1명도 없고, 전직 경찰이나 경찰학 관련 교수들이 가장 많이 임명됐다. 허경미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김상운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헌국 계명문화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다. 다만, 최철영 대구대 법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고, 양선숙 경북대 로스쿨 교수가 위원으로 있다.

한 로스쿨 교수는 "자치경찰제가 성공하려면 주민 참여도를 보다 높이고 지역 특성에 맞는 운영을 하면서 실질적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국가경찰에서 독립된) 인사권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 외 공무원 출신 14명, 

총장·인권운동가 등 27명으로 

 

◇ 여성 위원 19% 그쳐… 경남·부산·인천 "위원 자격 논란" = 시범운영 기간부터 곳곳에서 제기된 각종 논란 해소도 자치경찰제도 안착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우선 개정 경찰법 제19조는 자치경찰위원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性)이 위원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위원 1명은 인권문제에 전문적 지식·경험이 있는 사람이 임명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18개 자치경찰위 위원 126명 가운데 여성은 25명(19.8%)으로 남성위원 101명(80.2%)의 4분의1 수준이어서 출발부터 법 취지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

여성위원은 모두 25명

 대전·경남 등 5곳은 1명도 없어


부산·대전·경남·강원·경기남부에는 여성위원이 1명도 없다. 경찰법상 권고를 준수해 남성이 60%를 넘지 않는 곳은 여성위원 3명이 임명된 경북과 경기남부가 유일하다. 위원장이 여성인 지역은 한 곳도 없다.

일부 자치경찰위원을 둘러싼 자격 논란도 일고 있다.

경남 자치경찰위원장인 김현태 전 국립창원대 총장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원 회장을 지냈다. 부산자치경찰위 위원인 박수관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사기업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국가경찰위원회 추천으로 신두호 전 인천경찰청장이 임명됐다가 용산참사 당시 과잉진압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사퇴한 바 있다. 이후 국가경찰위는 또 다른 경찰 출신인 반병욱 전 인천서부경찰서장을 추천해 위원에 임명되도록 했다. 충남에서는 오열근 단국대 명예교수가 자치경찰위원장에 임명됐다가 지역 내 파출소에서 폭언을 했다는 논란에 휘말려 사퇴하기도 했다.

부산·대전·경남·전북 등에서는 위원 중 변호사를 제외하면 인권전문가도 없다.

 

“경찰과 지역 토착세력 간 

유착 더 고착화 우려” 지적도


운영 측면에서도 혼선이 예상된다.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자치경찰 세부사무는 각 지자체 조례로 정해지기 때문에 기준이 들쑥날쑥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경찰법은 △학교폭력 등 소년범죄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범죄 △교통사고 및 교통 관련 범죄 △경범죄 및 기초질서 관련 범죄 △가출인이나 실종아동 수색 및 관련 범죄 등을 자치경찰 사무로 정하고 있다. 예컨대 중대한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는 자치경찰 소관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도주 또는 유기한 '뺑소니'는 자치경찰 소관이 아니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자치경찰위는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합의제 의결기관이기 때문에 구성의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치경찰위 구성을 지자체가 하다보니 경찰과 지역 토착 세력 간 유착이 더 고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권 조정도 아직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상황이라 국가·수사·자치 등 경찰사무 관할을 둘러싼 혼란이 커질 수도 있다"며 "우수한 경찰들이 자치경찰을 기피하거나, 추후 자치경찰이 이익집단화 돼 국가 서비스에 공백이 생길 상황도 미리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자치경찰이 맡게 될 업무범위가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세부범위를 지자체별로 조례로 정하기 때문에 지역을 이동하는 범죄 등에 대해서는 혼선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19 방역 단속 및 치안유지"라며 "제도의 허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