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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아동학대범죄, '처벌불원' 양형인자 엄격히 판단해야"

대법원 양형연구회 '아동학대범죄와 양형' 심포지엄

리걸에듀

최근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다 숨진 정인이 사건 등을 계기로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불원' 양형인자의 인정요건을 성범죄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현직 판사의 주장이 나왔다. 형 감경요소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세종(49·사법연수원 30기) 서울고법 고법판사는 2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아동학대범죄와 양형'을 주제로 열린 양형연구회 제6차 심포지엄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양형기준과 심질절차의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아동학대 범죄 부분 양형인자와 관련해 처벌불원 양형인자의 인정요건을 성범죄 양형기준에서의 정의를 참조해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 전 대법관) 산하 양형연구회(회장 이용식)가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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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인자는 판사가 선고형을 내릴 때 고려하는 요소로, 아동학대범죄에서는 △유기·학대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참작할 만한 범행동기 △처벌불원(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포함)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 등이 있다.

 

현재 체포·감금·유기·학대범죄 양형기준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해 뉘우치고, 피해자 또는 유족이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를 '처벌불원' 양형인자 인정요건으로 보고 있다.

 

김 고법판사는 이를 강화해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합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피해에 대한 상당한 보상이 이뤄졌으며, 피해자 또는 유족이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등에 한해 처벌불원 양형인자로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피고인 측의 사실상의 강요 또는 기망에 의한 처벌불원 등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지 않는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나 △피해자가 미성년자, 장애인, 친족 등에 해당하는 때에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처벌불원의사에 통상적으로 납득할 만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은 (처벌불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양형기준에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김 고법판사는 "처벌불원을 제외한 다른 특별양형인자는 수정할 필요가 적다"며 "특별가중인자 중에서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와 '학대의 정도가 중한 경우'가 빈번하게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동학대범죄의 실태와 양형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박은정 보건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 과장도 "통상적인 범죄의 감경 요소인 '처벌불원'은 아동학대 범죄에서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며 "아동학대 범죄의 가해자는 통상 아동의 부모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경우 아동의 친인척 등이 피해 아동에게 처벌불원 의사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허용(48·35기) 법무법인 인 변호사는 "피해의 중대성과 피해아동 의사가 왜곡될 우려 등을 고려하면 처벌불원 의사 인정 요건을 강화하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특별감경 인자에서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6세 미만 미취학아동에 대해 벌어지는 아동학대범죄는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현주(50·31기)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장검사는 "미취학아동에 대해서는 아동학대범죄 피해가 쉽게 드러나지 않아 범죄 발견이 어렵고, 상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과 중대 아동학대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적어도 '취학 전인 6세 미만인 피해자'에 대해서는 현행 양형기준의 일반가중인자가 아닌 특별가중인자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법원조사관의 양형조사와 관련해 단순히 법원에 제출된 범죄사실뿐만 아니라 피해아동과 피고인의 관계나 학대 정황과 이 사건의 발전 등 사건 전체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관할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담당자로부터 과거 신고·접수되거나 사례관리 해왔던 내역까지 확인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를 제안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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