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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과 차임 등 상한규정의 문제점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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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설

2020년 7월 31일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은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부여하여 현행 2년에서 실질적으로 4년까지 임대차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제6조의3 신설), 계약갱신 시 차임이나 보증금의 증액청구는 기존 약정 차임이나 보증금의 20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제7조 제2항 신설)함으로써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보장하고자 한다. 개정의 목적 자체는 일단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더라도, 세부 쟁점에 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비판이 가능하다.


Ⅱ. 쟁점별 검토
1. 비례성의 문제

개정법은 임대인의 재산권을 제한함으로써 주거를 안정화하고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데, 과연 후자의 법익이 전자에 비해 현저히 중대한지 확신할 수 없다. 주임법은 채권인 임차권에 대항력을 부여하고 계약기간 동안 임차권의 대세효를 인정함으로써 주거안정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이때 계약기간은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다. 만일 계약기간이 최우선적 요소라면 개정법에 따른 총 4년이라는 기간 역시 주거안정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불충분할 수 있다. 계약기간이 어느 정도로 보장되어야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한데 반해, 임대인이 추가적으로 2년의 기간을 임차인에게 더 보장해주어야 함으로써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되는 법익의 침해정도는 매우 명확하다. 따라서 대립하는 양 법익 중 반드시 어떠한 법익이 현저한 중대성을 가진다고 확언하기 어렵다. 한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투자한 비용 및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분명한 필요성이 존재하는데 반해, 주임법상 계약갱신청구권에는 그러한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임대인의 재산권 제한에 대한 정당성 역시 약화된다.

2. 소급입법의 문제

개정법 부칙 제2조는 계약갱신요구권과 차임 등 증액청구의 상한 규정이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계약에도 적용됨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허용될 수 없는 소급입법에 해당한다. 개정 주임법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계약관계는 이미 그전에 체결된 계약을 기초로 하는데, 계약체결 당시에 임대인은 계약갱신청구권의 신설을 알 수 없었을 것이므로 계약기간 만료 이후의 재산권 행사에 관해 이익을 가지고 있었다. 즉 계약만료 이후 목적주택의 사용·수익에 관한 임대인의 계획은 구체적으로 보호가치가 있는 이익이며 동시에 계약체결 시 이미 계약의 종료시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임대인은 계약관계의 소멸 이후 완전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득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에 의해 박탈되는 것은 법률불소급의 원칙에 의해 달성하고자 하는 기득권의 보호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결과가 된다.

또한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는 현재 존속하고 있는 임대차관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계약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의사표시로서 기존 법률관계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즉 갱신이란 현재의 계약관계가 종료한 후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다시 새로운 계약을 성립시키고자 하는 것으로서, 존속 중인 계약기간의 연장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는 구별된다.

3. 차임 등 증감청구에 관한 문제

차임 등의 상한을 강행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사적자치에 반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강행규정이 우리법제에서 드문 것이 아니고, 계약갱신요구권의 실효성을 위해서라면 일정한 차임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떠한 물건보다도 가치 변동성이 큰 주택에 관하여 아무런 예외 없이 20분의 1의 상한선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개정 주임법 시행 후의 최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사례에서는 전세보증금이 5% 상한범위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현실적 수준을 고려할 때 전세보증금을 그 상한선보다 더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조정이 성립된 바 있다. 이는 개정 주임법이 일률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주택시장의 혼선이 커지게 되는 것을 우려하여 현실적인 시장논리 및 거래관행을 고려하고 양 당사자의 사적자치에 기초하여 합리적인 전세보증금 수준을 결정하고자 한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조정사례는 차임 등의 일률적 상한에 대한 맹점을 보여준다.

또한 이 청구권이 형성권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임대인이 상한범위 내에서 차임 등의 증액을 청구한 경우 갱신된 계약에서는 그에 따른 효과가 그대로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법자는 차임 등의 증액에 관하여 당사자 간의 협의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임대차계약의 갱신 시 상한 5%는 임대료를 증액할 수 있는 상한일 뿐이고 임대인과 임차인은 그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협의를 통해 임대료를 정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는데, 이것은 매우 공허한 해석에 그친다. 왜냐하면 이는 필연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분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며, 그 결과 입법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쟁을 야기하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4. 계약갱신요구 거절사유 중 상당한 보상의 의미

갱신거절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에 관해서도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상가건물의 임대차에서 계약갱신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투입된 비용이나 권리금을 확보하기 위함이므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갱신거절사유로서의 상당한 보상은 임차인이 투입한 비용 및 권리금에 상당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임대차의 계약갱신은 그와 같은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무엇을 상당한 보상으로 보아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그리고 이 규정으로 인해 임대인 간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상당한 보상이 무엇인지를 불문하고, 임차인과의 합의 하에 상당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임대인과 그렇지 못한 임대인 사이에는 각자의 재산권 행사에 관한 차등적 지위가 강제적으로 형성된다. 즉 상당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임대인과 달리 그것이 곤란하여 불가피하게 소유권의 제약이 지속되는 임대인은 상대적 약자로서 또다시 보호의 필요성을 남기게 된다.

나아가 임차인이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의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의 갱신거절을 이유로 상당한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은 부당하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는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임대차에서 상당한 보상을 일종의 위로금 형태로 주고받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게 될 우려도 있다. 이와 유사한 현상은 이미 거래계에서 목격되고 있기도 하다.

5. 법정손해배상에 관한 문제

임대인이 실제 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그 갱신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철거 또는 재건축을 위한 점유회복의 필요성 등 다른 갱신거절사유의 위반은 손해배상청구원인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갱신거절의 동일한 결과적 가치가 있는 사유들 중에서 특정 사유에 대해서만 임대인에게 법정손해배상의 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형평성의 문제를 야기한다. 임차인의 입장에서도 특정한 사유에 한해서만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되어 불리하다. 한편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제3자에게 목적주택을 임대했는지 여부를 임차인이 꾸준히 추적하거나 확인해야 하므로 실효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이는 법정손해배상을 규정함으로써 임차인의 증명책임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무의미하게 만들기도 한다.


Ⅲ. 결어

개정 주임법은 차임을 5년간 동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여 2020년 2월 11일부터 시행된 '베를린 주택임대차임제한에 관한 법률(MietenWoG Bln)'을 주요 입법례 중 하나로 참고하였는데, 이 법률은 2021년 3월 25일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2 BvF 1/20, 2 BvL 5/20, 2 BvL 4/20)으로 효력을 상실하였다. 물론 이 결정은 이미 임대차임에 관해 규율하는 연방법률(가령 2015년 MietNovG와 2019년 MietAnpG)이 존재하므로 베를린주정부에 입법권이 없다는 것으로서, 독일기본법 제72조 제1항("경합적 입법영역에 있어서 주는 연방이 법률을 통하여 입법권을 행사하고 있지 않은 때에 그 범위 내에서 입법권을 가진다") 등에 위반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을 뿐이다. 즉 해당 법률에 대한 실체법적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다(다만 임대차임을 규율하는 연방법률과 내용상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입법례로서의 의미가 약화되었다는 점 및 그러한 경향은 주목하여야 한다.

과연 주임법의 개정이 이토록 급속하게 이루어져야만 했던 구체적 타당성이 존재했는지 여전히 의문이 든다. 논한 바를 종합해볼 때 특히 그 방법론에 관해서는 원론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개정 이후의 시점에서 향후 개선방향을 위한 성찰이 필요하다.


김세준 교수(경기대 법학과)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