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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업계 불황 속 ‘가족 사무소’ 등장

법률시장 수임 경쟁 갈수록 심화… 돌파구 마련 절실

리걸에듀

A변호사는 최근 지인인 B변호사가 운영하는 법률사무소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데스크에 낯익은 여성이 앉아 있어 긴가민가 했는데 B변호사의 부인이었던 것이다. 최근 사무소 운영 비용 등으로 부담을 느끼던 B변호사를 돕기 위해 그의 아내가 직접 사무실에 나와 사무직원을 겸하면서 의뢰인을 맞고 있었다.

 

C변호사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C변호사는 최근 세상을 떠난 D변호사의 부고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의 법률사무소를 찾았다. 그런데 그 곳에서 D변호사의 아내가 이전부터 사무직원 역할을 맡아 남편을 돕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C변호사는 동료가 사무소 운영에 부담을 느껴 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가족과 함께 사무소를 이끌어 왔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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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3만 명 시대'가 열리며 수임·취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변호사업계에 새로운 형태인 '가족 사무소'가 등장했다. 불황이 장기화하자 변호사들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들로 하여금 사무소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은 전문적인 역할보다는 의뢰인 응대, 문서 정리와 같이 간단한 업무를 조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변호사의 가족들이 사무소에 나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 여가 시간 등을 보내는 목적이었지 사무실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일하러 나오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직원 둘 수 있는 형편 안 돼

 배우자·자녀가 일손 지원

 

한 서초동 변호사는 "직원 없이 혼자 사무소를 운영하는 경우 변호사가 재판 참석을 위해 법원에 가게 되면 사무실이 비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며 "이럴 때 의뢰인 등이 찾아오면 좀 난감해지는데, 가족이 직원처럼 사무소에 나와 있으면 고객이 발길을 돌리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추가 경비도 들지 않아 가족 사무소 형태가 최근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직원을 따로 두기 부담스러운 변호사들이 궁여지책으로 이 같은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가족 사무소 형태는 서울보다는 지방에서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경기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최근 가족 사무소 형태가 자주 목격된다"며 "상대적으로 서울보다 심한 불경기에 시달리는 지방에서 사무실 운영비용 절감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적 역할보다 

의뢰인 응대·문서 정리 등

 업무 조력

 

사무소 형태도 그렇지만 새로운 형태의 상담도 늘어나는 추세다. 의뢰인 상담 업무를 카페에서 진행하는 '카페 상담' 등이 늘고 있는 것이다.

 

카페 상담은 주로 사무실에서 의뢰인을 만나다가 가끔 카페에서도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와 달리 모든 상담을 카페에서 진행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로 '재택 변호사'나 공유 오피스에 입주한 변호사들이 카페 상담을 많이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 변호사는 사무소를 별도로 마련하는 대신 집에 사무기기를 두고 사건을 수임·처리하는 변호사들을 뜻하는데, 변호사 수가 가파르게 증가한 2014년 무렵부터 우리나라 법조계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2007년부터 남의 법률사무소 일부를 빌렸지만 월급은 받지 않고 의뢰인도 직접 찾는 '노키벤(軒弁·남의 집 처마 밑을 빌린다는 뜻)', 집을 사무실로 쓰는 '타쿠벤(宅弁)'이 나타났다.


‘공유오피스’ 입주 변호사들 

의뢰인 ‘카페 상담’도 늘어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을 기점으로 사무실 개소 초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의 공유오피스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변호사들도 많아졌다.

 

한 변호사는 "공유오피스에 입주한 변호사들도 의뢰인과의 상담은 카페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유오피스의 특성상 개인 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어도, 의뢰인과 상담을 나눌 공간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공유오피스에 있으면서도, 그런 상황을 의뢰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카페 상담을 하는 변호사들도 있다"면서 "주로 재판에 참석하기 전, 법원 인근에 위치한 카페 등에서 의뢰인을 만나 상담을 진행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변호사 수 증가에 법률시장 침체 등으로 갈수록 수임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법률시장 성장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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