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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위안부 소송 패소한 일본에 소송비용 추심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

지난 2월 구성원 변경된 재판부 "추심결정 인용하면 사법부 신뢰 저해 우려"

미국변호사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한 일본으로부터 소송비용을 추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양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05092)에서 지난 1월 이 할머니 등이 승소한 사건과 관련해 "국가가 이 사건에 관한 소송구조 결정에 의해 원고(위안부 피해자)들로 하여금 납입을 유예하도록 한 소송비용 중 피고(일본)로부터 추심할 수 있는 소송비용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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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 사건 본안소송은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피고(일본)에 대한 공시송달로 소송을 진행해 원고승소 판결이 선고 및 확정됐다"며 "그러나 외국에 대한 '강제집행'은 그 국가의 주권과 권위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에 그동안 체결된 이른바 한·일 청구권협정, 위반부 합의 등 각종 조약과 합의, 각국 당국이 이 사건과 관련해 한 언동과 법리 및 국제법상의 금반언, 즉 '이전 언행와 모순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원칙을 더해 보면 이 사건 추심결정을 인용하는 것은 비엔나 협약 제27조 등 국제법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비엔나 협약 제27조에 따라 국내적 사정과 국내적 해석에도 불구하고 조약의 효력은 유지될 수 있다"며 "그와 같은 경우의 강제집행은 확정판결이 실체적 진실과 어긋나며 앞서 본 금반언의 원칙 등 신의칙을 위반함으로써 판결의 집행 자체가 권리남용에 해당돼 청구이의의 소송이나 잠정처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사정에 이른다면 이는 현대 문명국가들 사이에 국가적 위신과 관련되고 우리 사법부의 신뢰를 저해하는 등 중대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며 "헌법상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와도 상충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고 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2월 법원 정기 인사로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 소속 판사들이 전원 교체되며 새로 구성된 재판부가 일본에 대한 소송비용 강제집행을 두고 기존 재판부와 상반된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법원 관계자는 "이 결정은 '강제집행' 단계에 관한 판단으로 종전 판결인 '소송' 단계에 관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종전 판결과 배치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본안소송 판결은 이미 확정돼 이번 결정이 승·패소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앞서 본안소송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당시 재판장 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1월 8일 "우리 국민인 원고들에게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일본제국의 반인도적 범죄행위는 국가의 주권적 행위라고 할지라도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법원에 일본에 대한 재판권이 있다"며 "일본은 원고들에게 각 1억원씩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소송비용은 일본이 부담하라"고 했다.

 

그러나 줄곧 "국제법 위반"을 주장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한 일본은 항소하지 않았고, 이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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