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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위헌 논란 ‘유류분 제도’ 개선한다

법무부, 21일 ‘1인가구 TF’ 2차회의서 본격 검토

미국변호사

법무부가 '유류분(遺留分) 제도' 개선을 검토해 주목된다.

 

고인의 유지와 상관없이 유산의 일정부분을 유족들이 상속하도록 하는 유류분 제도는 제정 민법에는 없었으나 특정 상속인이나 제3자에게 유산이 몰리는 것을 방지해 유족들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1977년 12월 31일 민법 개정 때 도입돼 1979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 등이 잇따르는 등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라 있다. 특히 1인가구 증가 등 전통적 가족 개념이 바뀌고 있는데다 가족 간 유대보다 이웃이나 친구 등 사회적 관계를 우위에 두는 개인이 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유류분 제도를 폐지해 상속제도에서 개인의 선택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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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오는 21일 사회적 공존 1인가구 태스크포스(TF 위원장 정재민 법무심의관) 2차 회의를 열고 유류분 제도 개선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TF는 2000년 15.5%에 그쳤던 1인가구 비중이 2019년 30.2%로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기존 다인가구 중심에서 1인가구로 변화하고 있는 사회변화에 발맞춰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출범했다. 이번 2차회의에서는 1인가구 당사자의 의사를 보다 잘 반영하는 상속제도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는데, 1인가구의 상속 관련 유류분을 축소하는 게 핵심이다. 1인가구의 증가 등 가족 개념이 약화돼 상속인들의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분 등이 감소하고 있어 유류분 제도 개선 필요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1인 가구 급속 증가로 

전통적인 가족개념 바뀌어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의사와 별개로 상속인이 취득하도록 보장된 상속재산의 비율로, 피상속인의 증여 또는 유증이 있더라도 상속인에게 최소한의 몫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행 민법 제1112조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등으로 상속인의 유류분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변화와 함께 유류분 제도가 피상속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상속인의 재산처분권 과다 침해” 

비판 잇따라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이동연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유류분 관련 조항인 민법 제1112조 등의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며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당시 재판부는 "법원이 개별사건의 구체적인 사정들을 고려해 정액의 유류분을 정하거나 유류분 비율을 조정하는 방법으로도 유류분 제도의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에도 현행 유류분 제도는 일률적으로 유류분 비율을 정해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헌재에 계류된 유류분 관련 위헌법률심판사건과 헌법소원은 13건에 달한다.

 

한 헌재 출신 변호사는 "헌법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얼굴도 안 보고 산 가족에게 자동으로 상속분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은 피상속인의 의사에 반할 수 있기 있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류분 제도 도입 당시에는 전통적 대가족 개념이 굳건했고 가족재산 개념도 강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재산에 대한 개념이 약해졌고 장손이나 맏이에게 재산이 일방적으로 상속돼 차남이나 여성이 상속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줄었다"며 "피상속인의 자유 의사가 사회적 관행이나 제도에 방해받는 경우를 줄이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헌재에 계류 중인

 유류분관련 헌법소원도 13건 달해

 

또 다른 변호사도 "도시 생활을 하는 1인가구는 형제를 포함한 친족과 자연히 멀어지는 경우가 많고, 직계가족과 생계가 독립된 경우도 많다"며 "재산 형성에 대한 가족의 기여도가 낮아지므로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가능성도 낮다. 그런데도 사후에 가까운 이웃이나 공공기관 등에 재산을 주거나 기증을 하고 싶어도 유류분 제도 때문에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사회적 공존 1인가구 TF 위원장인 정재민(44·사법연수원 32기) 법무심의관은 "당사자의 의사를 보다 잘 반영하는 상속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1인가구가 늘고 (장자 우선, 대가족 등) 전통적인 가족 개념 약화로 상속인들의 재산 형성에 (전통적인 가족 구성원의) 기여분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류분 제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유류분 권리자의 범위를 축소하거나 비율을 축소하는 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TF 회의에서는 유류분 외에 △1인가구 보호를 위한 임의 후견 제도 활성화(보호 분야) △동물을 법률상 일반 물건과 구분하고 반려동물 압류를 금지하는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유대 분야) 등도 논의된다. 또 자녀 양육 의무를 저버리거나 학대를 한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상속권 상실제(일명 '구하라법'), 재산을 물려받은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으면 재산을 반환토록 하는 증여 해제 범위 확대(일명 '불효방지법') 방안 등도 논의된다.

 

 

강한·박솔잎 기자   strong·soli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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