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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굴러 다니는 증거”… 수사과정 주목받는 ‘카 포렌식’

기업내부 조사, 민·형사 등 다양한 사건에 활용

리걸에듀

기술 발전에 따라 자동차의 지능화·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추진되고 스마트폰 등 개인 휴대 전자기기와의 연동도 강화되면서 수사기관이 '자동차 디지털 포렌식'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카(Car) 포렌식'이 향후 수사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조사나 민사소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총장 대행 조남관)은 최근 '비이클(vehicle) 저장장치 및 접근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실무에 접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경찰청도 비슷한 내용의 내부연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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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자동차에 대한 포렌식은 핸들에 묻은 지문을 조사하거나, 시트에 떨어진 혈흔이나 섬유조직 등을 조사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차량마다 블랙박스와 네비게이션이 보편적으로 탑재되고 휴대전화와 연동도 강화되는 등 자동차가 지능화되면서 차량 관련 디지털 포렌식이 필수 수사과정이 되고 있다.

 

최근 이용구(57·사법연수원 23기)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택시의 블랙박스 SD카드 분석에 나섰던 것도 카 포렌식의 일종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 등에서는 자동차 충돌 사고 전후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해 에어백제어모듈(ACM)이나 엔진제어모듈(PCM)에 탑재된 사고기록장치(EDR·주행속도·핸들 각도·엔진회전수·가속페달작동여부 등을 기록하는 데이터기록장치)를 분석하기도 한다.

 

차량마다 

블랙박스·엔진제어모듈, EDR 등 탑재


자동차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의미하는 '카(Car) 포렌식'이 아직 정식용어로 정착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자동차가 디지털화되면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전자기기간 연결성(Connected)이 강화되는 기술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어서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대부분 인터넷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스마트 폰과의 연결도 강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 기아차의 UVO, BMW의 커넥티드 드라이브 서비스가 대표적 예다. 기본으로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수가 늘고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차량원격시동 △공조장치제어 등도 작동시킬 수 있다. 생산량이 점차 늘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나 전기자동차의 경우 기계식 자동차와 달리 모든 움직임이 내외부 전자장치에 기록된다.

 

인터넷·스마트폰과도 연결

 움직임 모두 기록 

 

이에 따라 자동차에 대한 조사·수사에 적용되는 데이터 포렌식과 알고리즘 분석 기술도 정밀화되고 있다. 자동차를 직접 조사하지 않더라도 사용자의 휴대폰을 분석하면 자동차 주행 이력, 과거 위치정보 등 자동차 이용과 관련된 사용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카(Car) 포렌식'이 실무상 압수수색이 까다로운 스마트 폰 정보에 접촉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한 변호사는 "카 포렌식은 압수 또는 임의제출된 휴대폰 외에 다른 휴대폰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다"며 "차량을 이용한 다른 사람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폰만 분석해도 

주행이력·과거위치 등 파악

 

또 다른 변호사는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법원이 휴대전화는 개인과 일체에 가까운 저장장치로 보고 있지만, 자동차에 대해서는 이러한 인식이 반영되어 있지 않아 영장 발부가 휴대전화에 비해 수월하다"며 "자동차를 통해 우회적으로 휴대전화 관련 정보에 접근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일부 로펌에서는 '카(Car) 포렌식'을 접목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암리에 활동 중인 전문업체가 있고, VIP 등을 대상으로 안티(Anti) 카 포렌식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최근 전문 포렌식팀으로 설립한 ENI팀(E-discovery & Investigation) 팀장을 맡고 있는 김광준(53·23기) 변호사는 "완전 또는 부분 자율주행 자동차가 늘어나면 카 포렌식 자료가 각종 민·형사 사건 증거로 활용될 것"이라며 "이미 보험업계에서는 빅데이터 포렌식과 주행 알고리즘 분석자료를 분쟁해결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거 등장하고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는 모든 이용자에게 어플리케이션 키(Key) 형태로 차량 이용 권한을 부여한다"며 "현대, 기아, BMW 등 상용차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차량 사용자 편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어 카 포렌식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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