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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이익 환수까지 이어질까

LH 전·현직 직원 ‘투기 의혹’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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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 등이 가담한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건의 파장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합동조사단과 합동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정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처벌과 투기 소득 환수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실효적 불법이득 환수를 위해서는 향후 입법 과정에서 신도시 지구 지정 이후 시점에 실현되는 재산상 이익을 행정적으로 규제하는 내용을 마련하는 등 다방면의 대응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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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LH 직원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의 1차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3기 신도시 부지 등 8곳 전수조사… 투기 의심자 '최소 100여명' = 신도시 투기 의혹은 최근 민변과 참여연대가 제보를 받아 발표하고 관련 의혹을 경찰에 고발한 데서 출발했다. LH 직원 13명이 3기 신도시 지구 지정 전에, 차익을 노리고 광명·시흥 일대 토지를 미리 매입했고, 일부는 직무상 알게 된 개발 예정지 정보를 이용해 땅을 집단 매입한 뒤 형질을 불법 변경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공정을 강조하던 문재인정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서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과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LH 직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시의원 또는 다른 신도시 지구로도 조사·수사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차명거래 의심자나 국회의원·고위공직자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국무조정실 산하에 긴급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단(최창원 국무1차장)은 11일 국토교통부와 LH 전 직원 등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토지거래를 조사한 결과, 총 20명의 투기의심 사례를 확인했다는 내용의 제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투기의심자를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의뢰했다. 경찰은 합조단 수사의뢰건을 포함한 16건을 수사·내사 중이며, 12일 기준으로 투기의심자는 100명 이상이다.

 

부패방지법·공공주택특별법·농지법 위반 

중심 수사


◇ 관련 범죄, 벌금형이 다수… "업무방해죄 적용" 주장도 = 경찰은 부패방지법 위반, 공공주택특별법 위반, 농지법 위반 등을 중심으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행위를 직접 규제 또는 처벌할 뚜렷한 법률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신도시 부지 대부분이 농지이므로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사람에 대해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엄벌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재 수사상황에 대해 국수본 관계자는 12일 "투기행위에 따라 농지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공공주택특별법 위반이 적용될 수 있다"며 "(우선) 사실관계를 확인해 어느 법을 적용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부동산 투기사범은 혐의없음으로 풀려나거나 벌금형 등 낮은 처분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투기와 투자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업무상 비밀정보를 '이용'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며 "LH 직원 상당수가 택지개발 업무나 대상지 선정 업무가 아닌 토지보상 업무를 맡아 업무상 비밀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빠져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신도시 지구에 땅투기를 한 LH 직원들은 아직 토지보상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재산상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때문에 이들이 보유한 토지는 현상태에서 몰수할 수 없다. 토지보상금이 지급된 이후라야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고 했다.

 

부패방지법 제86조 등은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된 비밀을 이용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가 취득하게 한 경우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재산상 이익은 몰수 또는 추징된다. 공공주택특별법 제9조 등은 주택지구 지정 관련 업무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누설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투기·투자 경계 불투명

 대부분 벌금 등 처분에 그쳐

 

하지만 부패방지법을 적용할 경우 인과관계 입증이 까다로우며, 이번 사건의 경우 즉각적 토지 몰수도 어렵다. 공공주택특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경우에는 미공개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해 거래하게 한 경우를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대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부동산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위반사건이 1649건 접수됐지만, 26.9%에 해당하는 445명만 기소됐다. 기소된 사건 중 56.8%에 달하는 253건은 구약식 처분됐다. 구속기소된 사람은 없다. 구약식은 검찰이 법원에 피고인에 대한 재판 없이 벌금형 이하 형을 내리는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것으로, 혐의가 인정된 피의자에게 벌금 등 비교적 가벼운 형을 내리기 위한 처분이다.

 

같은 기간 91건 접수된 부패방지법 위반 사건도 41.7%인 38건이 기소되는 데 그쳤다. 나머지는 타관 송치되거나 대부분 혐의없음 처분됐다. 구속기소는 없으며, 기소사건 중 36.8%인 14건은 불구속 상태로 공판에 넘겨졌다. 63.1%인 24건이 구약식 처분됐다. 공공주택특별법위반 사건은 140건 접수됐다. 38.5%인 54건이 기소됐고 대부분이 혐의없음·기소유예·공소권 없음 등의 사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기소된 사건 54건 중에서도 공판에 넘겨진 사건은 4건 뿐이다. 92.5%에 해당하는 50건은 구약식 처분됐다. 구속기소된 사람은 없다.

 

미공개 정보 제3자에 제공한 경우 

적발하기도 어려워

 

◇ 수사권 조정 이후 첫 검·경 협력체제 시험대 = 수사권 조정 이후 검·경 협력체제도 시험대에 올랐다. 대검찰청(조남관 검찰총장 대행)과 경찰청(청장 김창룡)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기관협의회'를 열고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을 포함한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 방향을 논의했다. 특수본은 △내부정보 부정 이용행위 △부동산 투기행위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등을 수사하고, 검찰은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 검사를 지정해 영장과 송치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한편 법리 검토 및 범죄수익 환수 방안 경찰과 공유하기로 했다. 철저한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서는 기소 전이라도 신속하게 몰수·추징·보전신청 등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부동산 투기범죄 수사 및 공소유지 경험이 있는 검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법리 검토와 수사방법 및 수사 착안 사항 등을 경찰과 공유할 예정이다.

 

수사권 조정 이후

 첫 검·경협력 체제도 시험대에 올라

 

검·경은 또 신속하고 효율적인 범죄 대응을 위해 초동수사 단계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검과 경찰청 간, 일선 지검과 시·도경찰청 간에도 핫라인을 구축한다.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과 최승렬 국수본 수사국장 간 고위급 핫라인을 통해서는 전체적 수사방향과 주요 수사사항을 상시 협의하면서, 검·경 간 실무협력 강화방안도 수시로 논의하기로 했다. 실무자급에서는 영장 및 구체적 사건 처리 방향, 수사방향, 법리검토, 효율적 절차진행 방안 등을 수시로 협의한다.

 

한 변호사는 "기존 부동산 투기 사건에서는 대부분 검찰이 수사를 이끌었다"며 "(이번 사건 수사에서) 효율성과 신속성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병처리 대상에 대한 기준을 빨리 세워야 구속영장이나 압색영장을 청구하는 속도도 빨라진다"며 "면밀한 법리검토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가 횡행할 수 있었던 것은 법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공언하고 있는 대대적인 조사는 거래내역을 단순 대조하는 것에 불과하고, 꾼들이나 고위급은 이미 법적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다 만들어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행법과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절대 다 못잡아내고, 투기이익 환수도 극히 일부에 그칠 것"이라며 "자본시장법 등이 주식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을 엄격히 규제·처벌하는 것과 대조되기 때문에 이해충돌방지법 등의 신설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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