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법무부

“출금(出禁) 과정 절차적 위법… 공문서 조작은 중범죄”

김학의 前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파장 어디까지

미국변호사

'건설업자 별장 성접대 의혹' 등을 받았던 김학의(65·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성이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검찰 요직에 배치된 검사 등이 이 과정에 다수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기되고 있는데다, 출금조치를 당한 김 전 차관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기소돼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돼 현재 대법원 상고심 중이라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검찰청은 김 전 차관 긴급 출국금지 관련 위법 의혹 사건을 지난 13일 수원지검(지검장 문홍성)으로 재배당했다. 지난 달 이 사건을 법무부를 관할하는 안양지청(지청장 이근수)에 배당한지 한달여 만이다. 대검은 "제기된 의혹을 보다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167337.jpg

 

사건을 재배당 받은 수원지검은 검사 5명으로 구성된 별도 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을 이끄는 이정섭(50·32기) 수원지검 형사3부장검사는 최근까지 여환섭(53·24기) 광주지검 검사장이 단장으로 이끄는 이른바 '김학의 수사단'에서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기소·공판을 맡았다. 수원지검에서는 통상의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1차장이 아니라, 인지수사 담당인 송강(47·29기) 2차장검사가 수사팀을 지휘한다. 대검에서는 형사부(부장 이종근 검사장)가 아닌, 대검 반부패·강력부(부장 신성식 검사장)가 이 사건을 맡는다. 

 

대검 사건수사팀 

안양지청→수원지검 재배당

 

성접대와 뇌물수수 의혹을 받았던 김 전 차관은 애초 검찰 수사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2018년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 결정을 시작으로 수사가 재개됐다. 이후 김 전 차관은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앞서 김 전 차관은 재수사 여론이 높아지던 2019년 3월 태국 방콕으로 출국을 시도했지만,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의 긴급 출국금지 조치로 비행기 탑승 직전 출국을 제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된 사건의 번호나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내사 사건 번호를 근거로 출국금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야당인 국민의힘은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으로 서울동부지검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이모 검사가 2019년 3월 23일 오전 0시 8분 서울동부지검장 관인도 없이 본인 서명만 기재한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를 법무부에 보낸 과정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와 사후승인을 요청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해당 검사는 2019년 3월 당시 서울동부지검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내사번호 부여 및 긴급출금 요청 권한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100여차례 넘게 

출입국 여부 조회 사실도 문제

 

법조계에서는 불법 출국금지 의혹이 사실일 경우 관계자들에 대한 기소와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검사는 "허위공문서 작성은 중범죄"라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이 엄격하게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사건 조회를 잘못해도 징계를 받거나 형사처벌을 한다. 100여차례 넘게 김 전 차관의 출입국 여부를 조회했다는 사실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검사도 "기본적으로 심각한 인권침해인 출국금지에 대해서는 결재라인이 엄격하고, 실무에서 사건번호를 2~3번 꼼꼼하게 확인한다"며 "김 전 차관이 아닌 연쇄살인범에 대해서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익목적 있었다지만 

의혹 사실이면 처벌 불가피

 

한 변호사는 "공익적 목적이 존재했다는 점, 추후 (서류를) 보완하려 했다는 점, 서류 전체가 아닌 사건번호만 허위라는 점 등을 소명하면 참작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김 전 차관의 상고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주목된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긴급 출금 과정에서 범죄에 준하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김 전 차관 사건에서 수사와 출금 주체가 사실상 동일체로 움직이며 전체 과정을 주관했다는 종합적인 유기적 관계를 고려해 위법성이 높게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적인 출금 등에 기초해 수사와 기소가 이뤄졌다면 위법수집증거와 관련된 독과독수 이론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며 "대법원이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거나 직권으로 김 전 차관을 석방하고 재판을 계속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 前차관 상고심 재판에 

영향 줄지 여부도 관심

 

반면 다른 변호사는 "출국금지는 어디까지나 행정처분에 불과하다"며 "수사절차상 위법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당시 긴급 출금을 통해 (김 전 차관으로부터) 직접적으로 획득한 증거가 있는지 △이 같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되었음이 명확히 증명되는지 등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변호사는 "무리한 기소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나 2심에서 법정구속된 김 전 차관의 보석이 필요하다는 근거는 될 수 있겠지만, 파기환송 등 재판을 뒤집는 근거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변호사는 "수사과정에서 적법절차 준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법을 집행하는 법무·검찰이 수사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대법원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한·박솔잎 기자   strong·soliping@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