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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유조선 나포… 국제규범상 엄연한 불법”

사태 해결 대안 없나

리걸에듀

이란이 우리나라 유조선을 나포한 사건에 대해 법조계에서 '고의적으로 중대한 오염행위'를 하지 않은 선박을 나포한 것은 국제규범상 엄연한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법적 대응만으로는 사건 해결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우선 외교적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선박 '케미호'가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나포했다. 선박에는 한국인 5명과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선원 20명이 타고 있었다. 현재 케미호는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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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나포된 한국 유조선 '케미호(가운데)' 왼쪽에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경비정이 붙어있다.

 

 선사 측은 "해양 오염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실제로 오염이 발생했다면 방제선이 출동해 방제작업을 하는 사진을 공개하는 등의 조치가 있었겠지만 그런 과정이 없었다"며 이란의 입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우리 정부는 억류된 케미호와 선원 등이 조기에 풀려날 수 있도록 교섭 실무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하고 청해부대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으로 출동시켰다. 

 


“해양오염” 이유는 핑계

 나포의 진의 따로 있는 듯

 

성우린(36·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이란의 주장처럼 자국 영해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했다면 외국 선박을 추척해 공해상에서 나포할 수도 있지만, 유조선은 이중선체 구조로 되어 있어 선박 간 충돌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기름이 유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주와 화주는 선박 나포로 운송이 지연되면 수억원에 달하는 손해가 발생한다"며 "선주 등이 불법적인 나포를 주장하며 이란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법적 분쟁으로 갈 경우 나포가 장기화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美 제재로 한국은행에 동결된 

이란자금 때문 분석도


한 로스쿨 교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란은 '해양에 관한 국제협약(유엔해양법)'을 비준하지 않아 당사자국이 아닌 만큼 국제해양법재판소 등을 통한 분쟁해결 조치가 가능한지 우선 검토해야 한다"며 "다만 협약 당사국이 아니더라도 '고의적으로 중대한 오염행위'를 하지 않은 외국 선박을 나포하는 것은 국제규범상 엄연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오염행위를 이유로 선박을 나포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국제규범에 반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이란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해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

 

법적 대응만으로는 단시일 내 

해결 기대 할 수 없어

 

한편 이번 나포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한국의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은 과거에도 외교·군사적 갈등 상황에서 타국 선박에 대한 억류를 항의나 보복의 도구로 삼아왔다. 중동 산유국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는 지리적 상황을 이용한 것이다. 표면적 이유는 영해 침범이나 해양 오염 등이었지만 정치적 이유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케미호와 유사한 사건은 2013년 8월 13일 있었던 인도 유조선 나포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 원유 14만톤을 싣고 가던 인도 유조선을 나포했는데, 당시에도 해양 오염을 나포 이유로 들었다. 

 

전문가들 

“우선 외교적 해결에 집중

가닥 잡아야”

 

그러나 선박을 소유하고 있던 인도선박협회(SCI) 측은 "유조선을 인도에서 출항시키기 전에 선박 평형수 오염 야기 여부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선 당시 인도 정부가 이란 석유 수입을 줄이고 이라크 석유 수입을 늘린 데 대한 보복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란은 억류 인도 유조선을 한 달 만에 풀어줬다. 이란은 인도와 협상을 하고 이런 결정을 내렸는데 자세한 합의 내용은 양국 모두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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