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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법무부장관의 대검 감찰부 직접지시’ 적법성 논란

법조계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 배제는 검찰청법 위반”

미국변호사

보수성향의 한 변호사단체가 추미애(62·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등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을 겨냥한 추 장관의 잇따른 수사지휘권 발동 및 감찰 지시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추 장관이 윤 총장을 패싱한 채 대검찰청 감찰부 등에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형해화 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만을 지휘하도록 한 검찰청법 등에도 위배되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상임회장 김태훈)은 16일 추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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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변은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총장의 권한을 전제하고 있음을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추 장관은 총장으로 하여금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지휘 권한을 박탈하고 있다"며 "이는 검찰청법에 위반되는 위법한 명령으로서 추 장관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검찰총장의 직무수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지난 달 검사 접대 의혹이 제기된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에 대한 수사지휘라인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데 이어 이달 6일에는 윤 총장의 검찰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을 조사하라고 대검 감찰부에 직접 지시했다. 추 장관은 또 지난 12일 서울고검이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을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하면서 "주임검사를 배제하고 윗선에서 기소를 강행한 의혹이 있다"며 윤 총장을 패싱한 채 대검 감찰부에 직접 기소 과정의 적정성 여부 등을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 

“법무부 감찰규정 따른 정당한 권한행사

 문제 없다”

 

법무부는 관련 규정과 정당한 권한에 따른 지시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감찰규정 제4조의2 3항은 '대검 감찰부장은 검찰공무원의 범죄나 비위 발견 시, 내용이 경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체없이 장관에게 이를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규정 제5조는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비위조사와 수사사무에 대한 감사는 검찰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하되, 법무부는 검찰 조사·감사 후에 필요한 경우 조사·감사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법무부 감찰규정은 검찰공무원의 비위 발견 시 대검 감찰부장의 법무부장관에 대한 보고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며 "서울고검 감찰부가 (정진웅 차장을)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하는 과정에서 주임검사를 배제하고 기소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련 규정에 따라 주임검사의 이의제기권이 보장되었는지 여부 등 기소과정이 적정했는지에 대해 대검 감찰부가 진상을 확인해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법무부의 이 같은 해석을 '아전인수'라고 비판했다.

 

학계 

“대검 감찰부는 총장 보좌기관

 아전인수 해석 말라”

 

한 로스쿨 교수는 "대검 감찰부는 검찰총장 산하기관이자 보조기관"이라며 "법무부 훈령에 근거해, 장관이 총장을 배제한 감찰을 대검에 지시할 수 있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청을 법무부 외청으로 둔 이유보다 형식상 직제에 무게를 두는 논리"라며 "선후를 착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정보를 보고하는 것과 감찰을 지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특히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만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패싱한 채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직접 대검 감찰부 등 일선 검찰에 지시를 내리는 것은 검찰청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장관이 검찰에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겠지만, 독직폭행 사건에 대한 감찰 지시는 구체적인 사건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직권남용에 해당될 수 있다"며 "특히 일선 검사에 대한 감찰 지시는 검사에 대한 징계청구권을 가진 검찰총장의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로스쿨 교수는 "지시 자체는 위법이 아니다. 대검 감찰부에서 따르지 않거나 총장이 따르지 말라고 지시하면 되는데, 양쪽 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 장관의 행보에 따라 감찰 지시 관련 위법 논란과 검찰이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여론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한·박솔잎 기자   strong·soliping@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