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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신망 받는 지역법관” “진보적 색채 강화”

새 대법관 이흥구 부장판사 제청… 엇갈린 반응

미국변호사

김명수 대법원장은 다음 달 8일 임기를 끝내고 퇴임하는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이흥구(57·22기·사진) 부산고법 부장판사를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이 후보자는 뛰어난 재판 능력을 갖춘 신망 받는 지역법관으로 정평이 나있지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확정 받은 이력이 있는 데다 김 대법원장과 같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에서 '코드 인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은 후보자 중 삶과 판결 내용 등에 비추어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을 갖추고, 오랜 기간 부산 지역에서 근무하며 충실하고 공정한 재판과 균형감 있는 판결로 법원 내부는 물론 지역 법조사회에서도 신망을 받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을 겸비했다고 판단해 이 부장판사를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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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1993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27년간 재판업무에 매진해왔다. 1997년 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로 자리를 옮긴 이후 대부분 부산·경남지역 법원에서 일해온 지역법관이다. 재판 업무에 전념하면서 법정에서 당사자를 배려하는 온화하고 친절한 재판 진행으로 법원 안팎에서 신망을 받았다. 부산지법과 대구고법 재직 당시 지역 변호사회로부터 우수법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공정한 재판·균형감 있는 판결로 

지역법조계 신망

 

한 고법부장판사는 "이 후보자는 부산 지역법관으로서 법조계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는 판사"라며 "김신 전 대법관 이후 지역법관 출신 대법관 후보로는 이 후보자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을 오래전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자와 함께 근무한 판사들 역시 그의 실력과 인품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코드 인사' 논란도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이 부분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 여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어 인준 절차 통과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법원 코드화'를 둘러싼 논란은 격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도

 

이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같은 학과 동기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가까운 사이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 후보자를 '정의감이 남달리 투철한 동기'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1986년 국가보안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가 기소됐을 때 실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주심 판사가 퇴임하는 권 대법관이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정치권 입맛에 맞춘 코드인사

 

이 후보자는 1987년 특별사면을 받았고, 이후 사법시험에 도전,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자 가운데 사법시험 3차 면접을 통과해 최종 합격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으며,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을 가진 사람이 법관으로 임용된 것도 그가 최초다.

 

그는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이 연구회 회장을 지낸 김 대법원장 취임 후 2018년 2월에 단행된 마지막 고법부장판사 승진인사에서 고법부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 재판제도분과위원회 위원장에도 임명됐다.

 

사법부 신뢰 위해 

국민에게 보여주는 중립성도 중요

 

한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사석에서 이 후보자를 칭찬하고, 조 전 장관이 후보자를 칭송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후보자는 대법원뿐만 아니라 청와대의 입맛까지 모두 맞출 수 있는 '완벽한 코드인사'"라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청와대와 사법부 모두 만족할 만한 진보적 인사를 대법관으로 제청했다"면서 "다만 사법부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국민에게 보여지는 재판의 중립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대법원이 아예 성향을 대놓고 드러내는 모양새라 당황스럽다"고 꼬집었다.

 

한 고법부장판사는 "시대상황이 만든 민주화운동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을 가지게 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 후보자에게 선고됐던 당시) 판결문 내용에 비춰볼 때 그가 투쟁에 대비해 각목 등을 준비하는 등 폭력시위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당시 이 후보자에게 적용됐던 공문서 위조 혐의는 친구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했다는 것"이라며 "당시 수사기관으로부터 학생운동 감시를 피하기 위해 신분증을 위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는 하지만, 최고 법관으로서 가져야 할 준법정신으로는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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