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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위헌적 ‘세무사법 개정안’ 재탕에 변호사들 ‘허탈’

양경숙 민주당 의원 등 발의한 주요내용을 보면

리걸에듀

변호사의 세무업무 범위를 대폭 제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제21대 국회 출범과 더불어 재추진되고 있어 변호사업계가 들끓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위헌 시비 등 숱한 논란 속에 폐기됐던 터라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 등은 장부작성·성실신고 업무 등에서 변호사를 배제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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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정안은 세무사시험을 보지 않고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한 변호사가 3개월 이상 실무교육을 이수한 뒤 변호사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해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되, 장부작성 대행 및 성실신고확인 업무는 업무 범위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은 국세청으로부터 임시 관리번호를 부여받아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세무 대리에서 변호사의 업무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위헌·위법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결에 따른 조치로, 오랜기간 변호사들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투쟁해 얻어낸 산물이다.


‘세무사’ 자동 취득 변호사, 

3개월 이상 실무 교육 후

 

지난 2018년 헌재는 세무대리에서 변호사의 업무범위를 제한하는 세무사법 제6조 1항 등이 헌법과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입법 개선을 촉구했지만 국회 파행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입법공백 사태로 세정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지만 세무당국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변호사는 물론 신규 세무사들의 등록마저 거부했다. 결국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등록 갱신신청 거부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지만, 국세청은 끝까지 등록을 미루다 20대 국회 임기만료을 앞두고 김정우법 통과가 불가능해지자 비로소 사무처리 개정방식으로 예규를 변경해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허용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던 세무사법 개정안(이른바 '김정우법')의 재탕에 불과한 '양경숙법'이 등장하자 많은 변호사들이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해야

 세무대리업무 가능

 

서초동 로펌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세무사들은 변호사가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지만 막상 세무사들도 장부작성 대행업무는 사무보조원에게 전부 일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세불복신청 중 상당수는 세무 대리인이 있음에도 납세자가 직접 이의신청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세무사가 신고를 잘못하여 부당하게 과세됐음에도 세무사들이 간단한 불복신청서조차 작성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세무조사와 관련된 신고·신청·불복청구·세무상담 등은 이론의 여지 없이 변호사가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업무"라며 "양경숙법에 규정된 실무교육 조항은 엄정한 교육과 시험을 거쳐 선발되는 변호사와 일정한 공무원 경력만 있어도 1차는 물론 2차시험 일부까지 면제를 시켜주는 후진적인 세무사 자격 부여 방식의 차이를 망각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부 작성·성실 신고 확인 업무는 

업무범위에서 제외

 

박병철(45·변호사시험 6회) 세무변호사회 사무총장은 "자본시장법, 전자금융거래법 등도 변호사시험 과목에 없지만 변호사들은 관련 사항을 충분히 잘 해결하고 있다"며 "별도의 세법 시험과목이 없으니 연수를 받으라는 것은 세무사시험에 국세기본법, 조세특례제한법, 한·미조세조약 등의 과목이 없으니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연수를 받으라는 말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부작성대행 등 회계 업무 역시 대부분 별도의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무보조원들이 수행하고 있어 이를 근거로 회계 전문성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헌법학계도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의 업무범위에서 장부작성 대행과 성실신고확인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하는 입법은 위헌이라는 입장이다.

 

고문현 전 헌법학회장과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 등은 최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에 제출한 '세무사자격을 가진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영역 제한에 대한 헌법학계 위헌 의견'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 취지를 충분하지 못한 세무사법 개정안 등은 위헌적 내용을 담고 있어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헌법학자들은 보고서에서 △국민의 자격사 선택권 강화 △직업선택의 자유 보장 △자격 보유자에 대한 실질적인 업무 형해화 방지 △법익 균형성 일탈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조세법률주의와 국가재정의 헌법적 견인을 위해서라도 조세행정에서 변호사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

 

20대 국회서 위헌 논란 속 

폐기한 내용 다시 되살려

 

년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세무대리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직역 확대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세무사업계의 거센 직역침탈 움직임에 맞서 더이상 수세적인 대응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8일 법무법인 서우 등이 대리해 제출한 '세무사법 제3조 등 위헌확인' 헌법소원에 대해 심판회부 결정을 내렸다. 본격적인 위헌 여부 심사에 들어갔다는 말이다.

 

현행 세무사법 제3조 1호는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에 대해서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모든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을 취득해 세무업무를 할 수 있었지만, 2003년 12월 세무사법이 개정되면서 2004~2017년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1만8100여명은 세무사 자격만 취득한 상태에서 세무사 등록이 제한됐다. 하지만 2017년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들은 아예 세무사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에 기존 변호사들과의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차상진 객원기자 (변호사)

종합법무관리솔루션